★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3 [60장. 사람들 4]

권정선재 2017. 9. 18. 22:37

60. 사람들 4

다시 봐주실 수 없어요?”

없다.”

아빠.”

없어.”

 

재호의 물음에 대통령은 단호히 대답했다. 재호는 한숨을 토해내더니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아주 조금이라도 기다릴 수 있는 거잖아요. 무조건 그렇게 앞으로만 갈 이유 없잖아요.”

아니.”

 

대통령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망설이는 것은 그 누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었다.

 

네 엄마를 위해서라도 지금이라도 정리를 하는 게 좋아. 네 엄마가 지금이라도 뭔가를 정리하기 위해서.”

아니요.”

 

재호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거 아니에요.”

아들.”

아니라고요.”

 

재호가 날을 세워 말하자 대통령은 한숨을 토해냈다. 재호가 왜 다시 이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너도 네 엄마가 어떻게 했는지 알고 있잖아. 그런데 도대체 왜 갑자기 이런 말을 다시 하는 거야?”

그래도 두 사람이 다시 이 문제를 해결을 할 생각을 해야죠. 그냥 여기에서 엎어버리는 거 아니잖아요.”

나도 그러고 싶지 않다.”

그럼 안 그러면 되는 거죠.”

그럴 수 없어.”

 

재호는 대통령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낸 후 고개를 숙였다.

 

도대체 왜요?”

애초에 어울리지 않았으니까.”

그럼 애초에 시작을 안 했어야죠.”

그래.”

 

대통령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시작을 하면 안 되는 거였다. 그게 옳은 거였는데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하다.”

나에게 사과하지 마요.”

너에게 미안해.”

아빠.”

너에게 미안하다.”

 

대통령의 사과에 재호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미간을 모은 채 고개를 저었다.

 

아빠는 그저 아빠가 편하기 위해서 지금 저에게 사귀를 하는 거예요. 도대체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어요.”

나도 모르겠다.”

이건 끝이 아니에요.”

끝이다.”

 

대통령이 확신에 찬 채 말하자 재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네 엄마랑 나는 더 이상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거야. 여기에서 더 이상 나아갈 이유가 없다. 없어.”

도대체 왜요?”

그게 끝이니까.”

그게 무슨?”

 

재호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나칠 정도로 단호하게 말하는 대통령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런 감도 잡히지 않았다.

 

엄마 곁에 아무도 없어요. 결국 저도 아빠 옆에 섰는데 그런 엄마를 밀어내려고 하신다는 건가요?”

네가 그리 가라.”

아빠.”

그리 가.”

 

대통령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나는 너에게 그만 두라는 말을 하지 않아. 그것은 잘못이야. 그러면 안 되는 거야. 그만 두지 말아.”

그게 무슨?”

말 그대로다.”

아니요.”

 

대통령의 말에 재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엄마 동정하세요?”

한다.”

그게 무슨?”

동정을 해.”

 

대통령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 여자를 흔들면 안 되었던 거였다. 결국 모두의 선택이었지만 모두에게 불행이었다.

 

이 일이 모두 다 끝이 난 다음에 너와 재희에게 제대로 사과를 할 거야. 하지만 그게 네 엄마와의 재결합으로 이어지지 않을 거다. 그것처럼 우스운 일도 없으니.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잔인하시네요.”

나도 이런 사람이라는 걸 지금 알았다.”

 

대통령의 대답에 재호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았어요.”

미안하다.”

아니요.”

 

대통령의 계속된 사과에 재호는 힘을 주며 고개를 저었다.

 

아빠가 사과를 할 일은 아니죠.”

미안해. 그래도.”

 

재호는 물끄러미 대통령을 더 보더니 돌아섰다. 대통령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 일이 있었어요?”

. 그래서 가야 합니다.”

 

지웅의 말에 세라는 미간을 모았다.

 

한 사람은 살인자고, 한 사람은 그 사람을 부추긴 사람인데 그 사람들을 구하러 간다는 말이에요?”

그렇지만 우리가 가지 않으면 누구도 그 사람들을 구하지 않을 테니까. 우리가 가야 하는 거지.”

아니요.”

 

세라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지금까지는 모두 지웅의 말을 들었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게 아니었다.

 

그럼 안 되는 거죠.”

이세라.”

아니요.”

 

지웅이 세라의 이름을 다시 불렀지만 세라는 고개를 흔들었다.

 

선배 너무 무서워요.”

안 무서워.”

아니요. 무서워.”

 

세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건 아니었다. 그런 사람들을 구하러 갈 수는 없는 거였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구하러 갈 배도 없어요. 그거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니까 그러면 안 된다고요.”

그 방법은 차근차근 생각할 거야.”

선배.”

그게 유일해. 우리가 사람답게 사는 것은.”

사람답게라니.”

 

세라는 한숨을 토해내며 머리를 뒤로 넘겼다. 그리고 물끄러미 지웅을 보더니 침을 꿀꺽 삼켰다.

 

선배 그거 너무 위험해요.”

뭐가?”

그 사람들 제어가 안 된다고요.”

우리가 제어를 해야 하나.”

뭐라고요?”

 

지웅의 말에 세라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우리는 그 사람들을 판단할 자격이 없어. 그럴 능력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거고. 그럴 수 없어.”

아니요.”

 

세라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안전하게 하는 거. 그게 승무원이라면 해야 하는 일이었다.

 

선배도 승무원이잖아요. 그러면 안 되는 거라고요. 그럴 수 없어요. 제발 그런 선택 하지 마세요.”

선배 승무원 아니게 되었네.”

 

진아의 말에 세라는 미간을 모았다.

 

뭐라고?”

아니 승무원이면 당연히 사람부터 우선으로 해야 하는 거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겁니까?”

그러는 너도 싫어했잖아.”

.”

 

세라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건 그저 간단히 농담으로 넘길 말이 아니었다.

 

이건 일단 반대에요.”

회의에서 정하지.”

아니요.”

 

세라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들. 한국에서 사람들이 오면 그 사람들에게 오롯이 맡겨야 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

아니.”

선배.”

우리가 할 거야.”

 

지웅은 더 목소리를 낮게 하며 힘을 줬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하지 않아.”

도대체 왜요?”

아무도 그들을 구하러 가지 않을 테니까.”

뭐라고요?”

그들을 구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사람이 없잖아.”

왜요?”

거기에 있다는 걸 모르니까.”

 

지웅의 말에 세라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지웅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말이에요?”

지금 우리가 한국에서 누가 올 거라고 믿는 거. 그것도 되게 이상한 거 아니야? 그들이 우리에게 올 거라고 믿는 거. 그것도 이상한 믿음이잖아. 너는 도대체 왜 그런 믿음을 가지는 건데?”

그거야. 다들 그렇게 말하니까.”

나는 내가 문자를 보내서 그래.”

 

지웅의 말에 세라는 침을 꿀꺽 삼켰다.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증거를 보였으니까. 그러니까 올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라고. 그게 아니면 그들은 오지 않을 거야. 우리가 당연히 죽었다고 생각을 할 거니까. 그건 내 생각이 옳을 거야.”

그거 너무 잔인하지 않아요?”

아마도.”

 

지웅의 간단한 대답에 세라는 한숨을 토해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머리가 너무 지끈거렸다.

 

 

 

아직도 고민하고 있어요?”

아니요.”

 

윤태는 조심스럽게 지아의 어깨를 주물렀다.

 

뭉친 거 봐.”

하지 마요.”

왜요?”

서준 매니저가 보면.”

에이.”

 

지아의 말에 윤태는 씩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아는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을 마사지할 수 있는 영광을 준다면 서준 형도 아무 말 하지 않고 할 걸요?”

말이나 못하면.”

왜요?”

아니에요. 좋다.”

 

윤태의 능청맞은 대답에 지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서도 고마웠다. 지아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들을 구하면 안 되는 걸까?”

구해야죠.”

그래도 되는 거야?”

그럼요.”

 

윤태의 확신에 찬 말에 지아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고마워.”

아니요. 나는 이런 사람이 내 애인이라서 좋은데.”

그건 무슨 말이야?”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니까.”

 

윤태의 말에 지아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별 것 아닌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고마워요.”

 

지아는 고개를 뒤로 하고 윤태와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