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어쩌다 우리[완]

[로맨스 소설] 어쩌다 우리 3 [76장. 구조 2]

권정선재 2017. 10. 30. 18:57

76. 구조 2

이제 주무셔.”

그래?”

 

재호는 한숨을 토해내면서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재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 왜 그래?”

뭐가?”

이상해서.”

아니.”

 

재호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어색하게 웃고는 고개를 숙였다. 그런 재호를 보고 재희는 한숨을 토해냈다.

 

표재호. 그냥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혼자서 그렇게 뭔가 숨기고 있는 것처럼 그러지 말고.”

그 사람들이 이제 오는 거잖아.”

그런데?”

그럼 우리는 또 가십이 되겠지?”

?”

 

재호의 물음에 재희는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사실이 그렇잖아.”

 

재호는 혀를 내밀고 어색하게 웃었다.

 

사람들은 우리 집에 대해서 궁금하게 여길 거야. 그리고 우리가 뭐라고 하건 그건 중요하지 않겠지.”

그래서 설마 그 사람들이 구해지지 않아야 한다. 뭐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재희의 물음에 재호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그건 자신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만 불편할 따름이었다.

 

누나도 이미 알고 있잖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하는 거. 그게 많이 다르다는 거. 그리고 사람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 역시 우리의 생각을 넘어설 거라는 것도 말이야.”

그래서?”

겁이 나.”

 

재호는 어색하게 웃고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이미 사람들이 그 사람이 우리 집 사람이라고 생각한 이상 우리랑 살아야 하는 거잖아.”

그렇지.”

불편해.”

 

재호의 말에 재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밖에서는 이러면 안 되는 거였다.

 

내 앞에서만 그런 말 해.”

당연하지.”

진심이야.”

 

재희가 다소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자 재호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재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제 사람들이 너나 나나, 많이 궁금하게 생각할 거야. 더더군다나 내가 정치에 나섰으니까.”

나는 학생이야.”

그래도.”

 

재희는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뒤로 넘겼다. 사람들이 자신들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더더군다나 재호는 아들이었다. 재호에 대한 호기심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나는 딸이야.”

그게 뭐?”

아들이 중요하지.”

누나.”

오동호 총리에게 딸이 하나 있고. 그 딸에게는 아들이 있어. 그러면 당연히 그 힘이 누구에게 갈까?”

 

재희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마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궁금하게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견뎌.”

알아.”

내가 도와줄게.”

고마워.”

 

재호는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재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그러게.”

 

재희는 머리를 뒤로 넘겼다. 그리고 가볍게 재호의 어깨를 주물렀다. 재호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신기해.”

뭐가?”

나랑 누나 사이가 이렇게 좋았던 적이 없는 거 같아. 우리 두 사람 이렇게 다정한 적이 없었잖아.”

있어.”

정말?”

그럼.”

 

재희의 말에도 재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있었다고 해도 신기한 것은 사실이었다.

 

이대로 계속 되면 좋겠어.”

계속 될 거야.”

 

재희는 힘을 주어 대답하며 재호를 보고 더욱 밝게 웃었다. 이 행복을 쉽게 망가뜨리지 않을 거였다.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걸 지킬 거야. 너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그러니 불안해하지 마.”

누나가 너무 그러니까 불안한 거야.”

?”

 

재호의 말에 재희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무슨?”

아니야.”

 

재호는 더 잇아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재희는 한숨을 토해내고 재호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었다.

 

꼬맹이가 무슨 말이 이렇게 많아?”

나 누나보다 힘이 세.”

생각이 어리잖아.”

 

재희가 머리를 검지로 꾹꾹 누르면서 말하자 재호는 쿡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럴 때만 누나인 척.”

누나니까.”

. . 알겠습니다.”

 

재호는 이를 드러내고 밝게 웃었다. 이런 식의 농담을 하는 시간이 두 사람 사이의 어떤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런 고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

무슨 말이야?”

그 사람들.”

. 그러네.”

 

재호의 말의 의미를 깨달은 재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이런 말은 의미도 없는 거였다.

 

그러게.”

돌아오겠지?”

. 그럴 거야.”

 

재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돌아올 거였다. 재희의 확신에 찬 말에 재호는 웃음을 터뜨렸다.

 

누나는 겁이 안 나?”

왜 나?”

하지만.”

안 나.”

 

재희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냥 가능할 거라고. 그리고 긍정적인 것을 믿는 것. 그게 전부였다.

 

너도 믿어,”

믿고 있어.”

더 간절히.”

 

재희의 떨리는 음성에 재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 간절히 믿는다는 것. 그도 지금 너무나도 중요한 것이었다.

 

 

 

미친 겁니다.”

그러게요.”

 

배를 준비하는 지아를 보며 지웅은 미간을 모았다.

 

강지아 씨.”

방법이 없잖아요.”

하지만.”

방법이 있나요?”

 

지아의 물음에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지아의 행동 외에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나는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가 할 일을 해야 하고.”

그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 겁니까? 그거 누가 감당하라고 하는 겁니까?”

내가 감당하는 거죠.”

아니요.”

 

지아의 말이 끝이 나기가 무섭게 지웅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감당해야 합니다.”

구지웅 씨.”

너무 힘들어요.”

 

지아는 혀를 살짝 내밀고 어색하게 웃었다. 자신이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일이 타인에게 불편이라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망설일 수는 없었다. 지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알고 있잖아요. 내가 거기에 있다는 확실한 증거. 그게 없다면 두 번째 섬에 가지 않을 거라는 거.”

이미 죽었으면요?”

시체라도 가져가야죠.”

그게 무슨?”

 

지웅은 이마를 세게 짚고 한숨을 토해냈다.

 

그러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모든 일은 다 내 책임이 될 겁니다. 그런데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그래요?”

당연하죠.”

그렇겠네.”

 

지아는 볼을 부풀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윤태의 목덜미를 때려서 기절이라도 시켰지만 이건 달랐다.

 

확실히 올 거라고 믿어요?”

?”

한국에서요.”

올 겁니다.”

그래요?”

 

지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밝게 웃었다. 지웅은 그런 지아의 미소를 응시하며 불안함을 느꼈다.

 

왜 그러는 겁니까?”

나도 한국에서 지금 우리를 구하러 오고 있다고 믿어요. 그리고 첫 섬으로 오고 있다고 믿죠.”

그런데요?”

그러니까요.”

?”

믿으니까 그대로 행동해야죠.”

그게 무슨?”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아는 지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였다.

 

강지아 씨. 지금 혼자 갔다가 무슨 일을 당할 줄 알고 그러는 겁니까? 그러면 다른 사람하고 가요.”

이건 사무장님이 말하는 것처럼 위험한 일이에요.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 그런데 둘이 가라고요?”

그래도요.”

아니요.”

 

지아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 하고자 한 일이었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다. 자신이 가야만 하는 거였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사실 거기에 버리게 만든 것도 결국 자신이었다.

 

지금 거기에 가서 그 사람들을 구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야.”

하지만.”

갈게요.”

 

지아는 그리고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 다음 주머니에 손을 넣는가 싶더니 그대로 지웅의 팔을 뭔가로 그었다.

 

으악.”

 

지웅이 팔을 움켜쥐며 자리에 앉았다.

 

무슨?”

당장 지혈해요. 깨끗한 칼이라 파상풍 위험은 크지 않을 거야. 그리도 조금이라도 좃미해야죠.”

뭐 하는 겁니까?”

증거요.”

 

지아는 지웅의 팔을 지웅의 옷으로 묶으며 미소를 지었다. 지웅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미쳤어요.”

알아요.”

 

지아는 이를 드러내고 밝게 웃었다. 자신도 알고 있었다. 미쳤다는 거. 그래서 더 가야만 하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