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66장. 기말 고사 2]

권정선재 2018. 2. 1. 23:02

66. 기말 고사 2

오답 노트?”

. . 지금 당장 하라는 거 아니야.”

원희가 노트를 펼치자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바로 하는 거 아니야. 뭐 바로 정리하면 좋겠지만 너는 다른 과목들을 하는 게 우선이니까.”

그런가?”

원희는 이렇게 대답을 하면서도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남은 과목들은 국어와 다른 수준이었다.

국어야. 내가 어느 정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다른 과목들의 상황은 전혀 달라. 내가 뭐 해도 다르지 않을 걸?”

너 잘 할 수 있어.”

아정의 단호한 말에 원희는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어떻게 알아?”

알아.”

어떻게?”

너를 좋아하니까.”

아정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그리고 원희의 손을 꽉 잡았다. 원희도 그 온기를 가만히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런데 아까 이거 사러 다녀온 거야?”

. 제일 예쁜 걸로.”

고마워.”

아정은 그렇게 원희의 손을 잡다가. , 하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그런데 지석이랑 무슨 말을 한 거야?”

비밀.”

에이. 치사해.”

아정이 볼을 잔뜩 부풀리며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원희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나 주는 거야?”

그래서 싫어?”

아니.”

지수가 내밀던 노트를 다시 가져가려고 하자 지석은 고개를 흔들면서 재빨리 지수가 내민 노트를 받았다. 지수는 그런 지석을 보며 혀를 끌끌 차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헛기침을 했다.

전학생만 주기 그래서 그래.”

고마워.”

고맙긴.”

지수는 지석의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지석은 그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데 언제까지 그렇게 부를 거야?”

?”

전학생.”

.”

지수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한다고 해서 그게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아닐 거였다.

나는 전학생을 그런 식으로 부르는 게 편하니까. 내가 어떻게 부르건 그건 중요하지 않은 거 같은데?”

그러다 다른 전학생이 오면?”

그때는 이름으로 부르지.”

누가 하나 더 오길 바라야겠네.”

지석의 말에 지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내가 전학생을 뭐라고 부르건 그게 무슨 상관이야? 이제 아정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그냥.”

지석은 별 것 아니라는 듯 가벼운 어조로 대꾸했다. 지수는 한숨을 토해내며 눈을 꼭 감고 목을 이리저리 풀었다.

주물러 줘?”

미쳤어?”

아니면 아닌 거지.”

지수가 펄쩍 뛰며 반응하자 지석은 고개를 저었다. 지수는 헛기침을 하고 입술을 한 번 내밀었다가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냥 불편해.”

뭐가 불편한 건데?”

내가 너무 못되게 해동했으니까.”

원희는 아무 생각이 없을 걸?”

그게 더 싫어.”

지수는 가볍게 몸을 떨었다.

나는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본인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거. 그거 이상하잖아.”

그런가?”

지석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짧게 헛기침을 하고 입술을 내민 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두 사람이 더 사이가 좋기 바라.”

왜 그래야 하는 건데?”

아마 우리 넷이 계속 친구가 될 거 같아서?”

지석의 말에 지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너는 아닐 거라고 생각을 해?”

.”

아닐 거라고 생각을 한 적도. 그럴 거라고 생각을 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지석의 말을 들으니 그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수학이니까 나는 포기.”

지석의 말에 원희는 미간을 모았다.

?”

뭐가?”

그래도 기연 선생님이 얼마나 잘 가르쳐주는데.”

몰라.”

지석은 볼을 잔뜩 부풀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원희는 그런 지석을 보며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해보지도 않고.”

해본다고 달라져?”

달라지지.”

아정이 재빨리 끼어들었다.

나 봐. 원희가 그렇게 싫다고 하는데 계속 들이대서. 이렇게 성공을 한 거잖아. 너도 가능할 거야.”

너는 자존심도 없니?”

지수의 핀잔에도 아정은 해맑게 웃었다

자존심 같은 것을 왜 챙겨? 그냥 좋으면 좋은 거지. 다른 거 생각을 할 이유 없을 거 같은데?”

이해가 안 가.”

지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토해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정은 연신 밝은 표정을 지었다.

너는 이원희가 왜 좋냐?”

좋으니까.”

뭐가 좋은 건데?”

?”

아정의 말에 지수는 끙 하는 소리를 내며 다시 한 번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지수는 혀를 내밀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는 이원희 정이 안 가는데.”

?”

아정은 애교를 부리다가 눈이 커다래졌다.

너 뭐라고 한 거야?”

뭐가?”

이원희?”

?”

아정이 과민 반응을 보이자 지수는 짜증이 섞인 듯 대답했다.

사람 이름을 부르면 안 되는 거야?”

아니.”

아정은 침을 꿀꺽 삼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럴 이유는 없지만 지수가 다른 때와 다른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고마워.”

아정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원희가 식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내 이름 불러줘서.”

? 네가 연탄재야?”

지수의 농담에 다들 웃음을 터뜨렸다. 지수도 그런 셋을 이상한 눈으로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네 사람은 그렇게 한참 크게 웃었다.

 

확실히 수학은 나랑 안 맞아.”

나랑도 안 맞아.”

원희는 기지개를 켜면서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래도 기연이 도와줘서 열심히 공부했다고 하는데 이건 전혀 다른 수준이었다.

아니 무슨 단계가 하나씩 높아져야지. 이렇게 갑자기 훅 높아지면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정말.”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며 입술을 쭉 내밀었다. 지석도 그런 원희의 어깨를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연 선생님은 쉽게 낸다고 하더니?”

그럴 리가 있어.”

둘 다 왜 이래?”

아정은 두 사람 앞에 앉아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

둘 다 죽을 거 같아.”

시험 망해서지.”

그렇지.”

지수의 말에 지석은 고개를 푹 숙였다.

왜 이렇게 어려워?”

너희가 공부를 안 한 건 아니고?”

그건 아니지.”

아정이 대신 대답을 하자 지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너무한 거 아니야?”

당연히 내 애인은 내가 챙겨야지.”

너무한 거 아니야?”

뭐가?”

지수의 타박에도 아정은 밝은 표정을 지었다. 지수는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지석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너는 아무렇지도 않아?”

.”

속도 좋다.”

지석의 대답에 지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목을 이리저리 풀고 다음 과목 문제지를 펼쳤다.

 

공식적으로 문제를 삼아야 합니다.”

아니요.”

부장의 말에 기연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른 애들이 다 성적이 떨어졌는데 원희 혼자 올랐다고 그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을 하시는 건가요?”

당연하죠.”

부장님.”

이건 부정행위입니다.”

아니요.”

은선도 나서서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되는 거였다. 원희가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어제까지도 저에게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이것저것 물었어요. 그런 애가 무슨 부정행위를 해요.”

그게 문제네.”

뭐라고요?”

그럼 직접 풀어보라고 하던가.”

부장의 단호한 말에 은선과 기연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는데 더 이상 피하기만 할 수도 없는 거였다.

 

정말 미안해.”

아니요.”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자신의 성적이 올랐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방증하는 거였으니까 차라리 다행이었다.

이거 풀어봐라.”

. 알겠습니다.”

시험 문제는 아니었다. 이 시간에 내일 과목을 공부한다면 더 나았겠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원희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사과하세요.”

모를 일이지.”

이 말을 남기고 멀어지는 부장을 보며 은선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원희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만큼 제가 잘 한다는 거잖아요.”

그렇지.”

원희의 대답에 은선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야 더 열심히 해.”

네 알겠습니다.”

은선과 기연의 응원을 받으며 원희는 복도로 나왔다. 하지만 가슴이 답답한 것은 사실이었다.

내가 공부를 잘 하면 안 되는 건가?”

누가 그래?”

앞에 아정이 자신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원희는 아정의 눈을 보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편이 있다는 거. 정말 든든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