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천사입니다...만 [완]

[로맨스 소설] 천사입니다...만 [42장. 천사와 악마 3]

권정선재 2018. 4. 6. 19:44

42. 천사와 악마 3

도와줄 수 없다고요?”

.”

상유의 대답에 기연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도울 일이 없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더 해야 하는 걸까?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죠?”

무슨.”

상유는 인상을 구기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내가 악마를 싫어해도 그러지 않아요. 천사는 그런 식으로 거짓말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기는 하지만. 나에게 바로 온다고 한 거. 그거 지키지 않았으니까 이것도 거짓말일 수 있죠.”

, 그거야.”

상유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자 기연은 씩 웃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나저나 글은 안 쓰고 있어요?”

?”

아니 그 시간 동안 글을 쓰지 않았을까요? 정기연 씨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했었으니까요.”

안 썼어요.”

기연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래요?”

상유는 괜히 긴장되었다. 결국 저 위에서 한 말이 맞는 걸까? 자신이 꿈이 아닌 사람을 부추긴 걸까?

미안해요.”

왜 정기연 씨가 사과를 합니까?”

더 열심히 살지 않아서?”

아니요.”

상유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내가 너무 미안해 견딜 수가 없네요. 나는 왜 여기로 돌아오지 않으려고 했을까요? 돌아왔어야 하는 건데.”

나를 걱정한 거니까.”

기연은 가만히 상유의 손을 곡 잡았다. 그리고 이리저리 목을 풀고 씩 웃고는 상유의 눈을 응시했다.

좋다.”

미안해요.”

자꾸 사과는.”

기연은 상유의 코를 살짝 잡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상유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나를 선택해서 하늘로 가지 못하는 거 그거 내가 미안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상유 씨의 고향은 그곳이잖아요.”

고향.”

상유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거 고향은 아니에요.”

?”

그냥 거기에서 만들어진 거?”

만들어져요?”

기연은 상유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상유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우리는 천사가 왜 만들어지는 건지 모릅니다. 그냥 갑자기 천사가 생기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게 뭐죠?”

그러니까요.”

상유는 입술을 꾹 다물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기연은 상유의 손을 만지작거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럼 천사들은 신이 만드는 거예요?”

신이 만드는 건 아닌 거 같아요.”

그럼요?”

인간들 중에서 천사가 되는 거 같아.”

?”

드라마처럼?”

.”

기연은 입을 벌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상유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 이해가 가니 고개를 저었다.

에이.”

왜요?”

그건 그냥 드라마잖아요.”

드라마는 실제를 가지고 하는 거예요.”

그래도요.”

기연은 입술을 쭉 내밀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리 그게 현실일 거라고 해도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였다.

그 작가가 이런 걸 알 수 있을 리도 없는 거고. 위에서 어떤 식으로 모든 일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알아요?”

정기연 씨가 어떻게 알아요?”

?”

지금 정기연 씨 같은 사람일 수도 있지.”

그건.”

기연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럴 수도 있었다. 자신만 지금 천사를 만나는 거라고 .특별한 거라고. 이렇게 말을 하는 거. 이거 우스운 거였다. 이런 식으로 자신만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 이상한 거였다.

그러네.”

왜 그래요?”

아니요.”

기연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상유에게 이런 식으로 투정을 하는 것은 그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었다.

미안해요. 내가 괜히 어린 아이처럼 행동을 해서. 그래서 박상유 씨가 나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거 같아.”

아니요. 이건 내가 정기연 씨에게 미안해야 해서 그러는 거예요. 내가 미안한 거니까. 내가 잘못한 거니까.”

저 위에서 한 거라면서요?”

그렇죠.”

기연이 하늘을 검지로 가리키자 상유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자신의 의지와는 관련이 없는 거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냥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저 위에서 나를 마음대로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내가 정기연 씨를 외롭게 한 건 사실이니까.”

그럼 박상유 씨가 한 거예요?”

.”

밉다.”

기연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입술을 쭉 내밀었다.

사실 나는 박상유 씨가 아직 천사인 것도 모르겠어요. 사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이걸 봐도 그래요?”

상유가 날개를 펴자 기연은 쿡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서 가만히 상유의 날개를 만지작거렸다.

신기해.”

그래요?”

그런데 이거 펼치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저쪽 덕분에 괜찮아요.”

?”

악마.”

악마?”

기연은 고개를 갸웃했다. 악마가 여기에 있는 게 도대체 무슨 안전이 된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이제이?”

저쪽이 오랑캐에요?”

이쪽에서는 그렇죠.”

상유의 말에 기연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존에게 조금 기분이 나쁜 말일 거였다.

천사는 악마를 싫어하는 모양이에요.”

아무래도 그렇죠.”

상유가 가볍게 몸을 떨자 기연은 웃음을 터드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짧게 심호흡을 했다.

이상해요.”

왜요?”

어차피 둘 다 사람들에게는 이질적인 존재이고 자기들끼리 친하게 지내면 될 거 같은데. 안 그러는 거니까.”

우리가요?”

상유는 인상을 구겼다. 아무리 그래도 둘이 같이 친하게 지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거였다.

절대 싫습니다.”

왜요?”

왜라니.”

상유는 가볍게 몸을 떨었다.

이건 정말 이상한 일이라고요. 애초에 천사는 악마를 만날 일도 없는데. 이런 식으로 만나야 하고.”

다 나 때문이네.”

아니 정기연 씨 태문이라는 게 아니라.”

기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물끄러미 상유의 눈을 보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미워하지 마요.”

그런데 정기연 씨는 왜 저 악마를 안 싫어하는 겁니까?”

덕분에 박상유 씨가 돌아왔으니까?”

?”

기연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잠시 생각을 하던 상유는 인상을 구기고 고개를 저었다. 절대로 그런 게 아니었다.

어차피 나는 돌아올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저 녀석 때문에 내가 온 거라고 말하지 말아요.”

정말로요?”

당연합니다.”

그래요?”

기연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은 후 살짝 헛기침을 했다.

그냥 내가 이렇게 느끼면 되는 거 아닌가?”

?”

내가 그렇게 생각을 한다고요.”

.”

상유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기연의 말을 들으니 그게 옳을 수도 있었다. 모든 것은 다 기연이 생각을 하는 게 옳은 거였다. 자신에게 그렇게 짧은 시간이 기연에게 얼마나 긴 시간인지 알고 있었다.

다시 또 미안하게 만드네.”

?”

갑작스러운 상유의 사과에 기연은 고개를 갸웃했다. 상유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모든 건 자신의 삶에서 이제 기연이 우선이어야 했다. 이제 더 이상 기연을 아프게 만들면 안 되는 거였다.

 

정말 저 사람 때문이야?”

그래.”

신기하네.”

상유가 그대로 여기에 머물러도 된다고 하는 말에 존은 입술을 내밀었다. 상유는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마음에 안 들어.”

그래도 어떻게 하겠어?”

?”

사랑.”

존이 손을 맞잡으면서 감상에 빠진 표정을 짓자 상유는 한숨을 토해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음에 안 들어.”

그런 거라면 저쪽에 가서 직접 말하면 되는 거잖아. 내가 여기에 있는 게 당신에게 싫다고.”

어쩔 수 없어.”

상유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은 이거였다. 기연을 위한 것. 기연을 지키기 위해서 존이 곁에 있어야 하는 거. 이게 당연한 일이었다. 기연을 위한 거였다.

네가 있어야 저 사람이 안전하다는 거 맞는 거 같아.”

그걸 이제 알았어?”

그러게.”

존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상유는 그 미소에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지만 일단 눌러야 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래도 그쪽이 좋다는 건 아니니까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마. 나는 여전히 네가 너무나도 역겨우니까.”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야.”

존은 손가락을 튕기며 씩 웃었다. 상유는 한숨을 토해냈다. 도대체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 건지.

됐어. 그러니까 그렇게 알아두라고.”

그럼 저 인간에게 선물을 줘야지.”

?”

악마의 낙인이라도 줘?”

상유는 곧바로 존의 목을 졸랐다. 존은 켁켁 거리면서 애써 상유를 밀어냈다. 상유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절대 그러지 마.”

상유는 그대로 돌아서고 존은 뒤에서 그런 상유를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