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천사입니다...만 [완]

[로맨스 소설] 천사입니다...만 [41장. 천사와 악마 2]

권정선재 2018. 4. 6. 19:41

41. 천사와 악마 2

여전히 위에서 지키려는 모양이야?”

아니야.”

존의 말에 상유는 고개를 저었다.

그저 귀찮은 개입이야.”

그것도 없는 쪽도 있어.”

그건 그쪽의 사정이지.”

상유의 차가운 대답에 존은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상유의 옆에 앉았다.

너무 그러지 마.”

왜 여기에 앉아?”

같이 있기로 한 거잖아.”

그래도 이건 아니지.”

상유는 인상을 구겼다. 애초에 악마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를 한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내가 그쪽을 돕는다고 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할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거 같은데?”

그럼 아니야?”

아니야.”

상유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왜.”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내고 이리저리 몸을 풀었다. 도대체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거야?”

?”

상유는 존을 노려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모든 게 저 위에서 기획을 한 거라고 해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럴 리가 없잖아. 뭐가 있으니까 이러는 거 아니야?”

아니야.”

상유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 이유가 있어서 이런 일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처럼 끔직한 일도 없었다. 그렇게 했다가는 자신이 기연을 좋아하는 이유를 단순히 이런 것에서 찾고 싶지 않았다.

천사가 애초에 이곳에 오는 일이 그리 많지 않은 거 같은데. 그쪽은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이 없는 건가?”

없어.”

존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고 입술을 쭉 내밀고 가볍게 어깨를 으쓱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내가 여기에 있는 게 싫다는 거지?”

싫어.”

?”

왜라니?”

상유는 미간을 모았다.

그걸 정말로 모르는 건가?”

몰라.”

모르다니.”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애초에 악마가 인간 세계에 자신의 형을 찾으러 온 것에 대해서 더 할 말이 없어야 맞는 거였다. 다만 자신은 이쪽과 별로 얽히고 싶지 않다는 것이 분명했다.

나도 타락하는 기분이야.”

타락?”

존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그거 조금 심한 말 아닌가?”

뭐가?”

상대 기분은 배려해야지.”

배려는 무슨.”

상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악마의 기분까지 배려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악마에게 뭘 하라는 거야.”

둘 다 뭐 하는 거예요?”

기연이 놀라서 식당에서 나왔다. 기연은 둘을 보고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모습을 감추지도 않고 여기에서 이런 식으로 떠들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

미안합니다.”

이쪽 안 되는 거 같은데요?”

?”

존의 말에 기연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이쪽 천사 그게 안 된다고요.”

상유 씨.”

아닙니다.”

상유는 미간을 모은 채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존이 왜 이렇게 자신에게 시비를 걸려고 하는 건지.

가능해요. 다만 그걸 쓰면 위에서 내가 여기에 있는 걸 아는 것 같아서 안 쓰려고 하는 거지.”

아무튼 여기에 있지 마요.”

기연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상유는 한숨을 토해냈다.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니죠?”

아닙니다.”

기연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상유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괜히 존이 이상한 말을 해서 기연이 이렇게 걱정을 하게 되는 거 같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상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무슨 문제가 있다면 바로 정기연 씨에게 말을 할 겁니다. 그러니까 걱정할 것도 없는 것을 가지고 그러지 마요.”

걱정이니까 그러죠.”

기연은 조심스럽게 상유의 손을 잡았다.

나만 바보가 되는 거 같아.”

악마라서 몰라.”

나는 인간이라서 모르고요.”

에이.”

상유는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고 이리저리 목을 풀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왜 그래요?”

상유는 기연의 손에 살짝 바람을 불었다. 서운한 기분에 기연이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상유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신기하죠?”

천사라는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이럴 대 보면 갑자기 천사라는 생각이 들어. 이상해요. 신기해.”

그래요?”

.”

기연은 갑자기 소리를 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다이어리를 꺼내서 상유의 깃털을 건넸다.

이걸 가지고 있었어요?”

당연하죠.”

거짓말인데.”

?”

기연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거짓말?

그러니까. 이게 뭐 천사의 건강과 무슨 관련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 건 너무 작위적이지 않나?”

뭐야?”

기연이 울상을 짓자 상유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조심스럽게 기연을 안았다. 그리고 날개를 펼쳐서 둘을 감쌌다.

미안해요.”

도대체 왜?”

걱정을 할 거라서요.”

당연히 걱정을 하죠.”

기연은 살짝 세게 상유의 가슴을 때렸다. 상유는 억. 하는 소리를 내면서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싱글벙글이었다.

하여간.”

정말 마음에 안 들어.”

기연은 입술을 쭉 내밀고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상유의 눈을 물끄러미 보고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걱정이다.”

뭐가 걱정입니까?”

상유 씨가 사라질까봐.”

안 사라져요.”

거짓말.”

상유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말을 해놓고서 너무 오랜 시간 기연을 혼자 뒀었다.

미안해요. 너무 미안해요.”

그쪽 탓이 아니잖아요.”

아니요.”

상유는 고개를 저었다.

오지 않으려고 했어.”

?”

내가 오지 않으면 정기연 씨가 다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좋아하지만.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면서도 겁이 나서 다시 오지 않으려고 했어요. 절대로 보지 않으려고 했어요.”

상유의 말에 기연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저었다. 자신도 마찬가지일 거였다.

너무 뭐라고 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온 거잖아.”

기연의 말에 상유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

 

잃은 게 아니군.”

시끄러워.”

상유가 빛을 자신에게 보이자 존은 턱을 검지로 긁적였다.

아니면 아닌 거지.”

도대체 왜 그런 필요도 없는 말을 하는 거냐고. 너로 인해서 저 사람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 줄 알아?”

정말 좋아하는 거구나.”

?”

인간을.”

뭐라는 거야?”

상유의 얼굴이 구겨졌다.

하여간 악마는 마음에 안 들어.”

그래서 내 부탁은 들어주고 있어?”

뭐가 있어야 찾지.”

하지만.”

아무 증거가 없어.”

상유의 대답에 존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사과를 던졌다가 받다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쩔 수 없네.”

뭐가?”

계속 같이 있어야지.”

그게 무슨.”

상유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안 그래도 악마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였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상유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존을 노려봤다.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는 거야?”

물론.”

천사와 산다는 거야.”

그래.”

아니.”

상유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 건지. 대충 하고 돌아갈 줄 알았는데. 이건 아니었다.

이미 정기연 씨가 말을 했잖아. 네가 여기에서 같이 사는 거 싫어한다고. 네가 이러는 거 귀찮은 일이라고.”

그쪽이 싫은 거 아닌가?”

싫지.”

상유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존의 눈을 물끄러미 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네가 도대체 여기에 무슨 기대를 하고 온 것인지 모르겠는데. 천사들 중에서 악마를 도울 이는 없을 거야.”

그쪽은 다르지.”

뭐가 다른 건데?”

위에서 버렸으니까.”

그래도 천사는 천사야.”

존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 어쩔 수 없지.”

그래서 안 도울 거라고?”

증거가 없다고.”

그럼 그냥 있어야지.”

아니.”

상유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존을 노려봤지만 존은 여전히 여유로울 따름이었다.

나는 어차피 못 돌아가. 그리고 그쪽도 이미 악마랑 엮였으니까 마음대로 못 하는 거 아닌가?”

상유는 혀로 어금니를 훑었다. 아니라고 하고 싶었지만 이미 존의 말이 사실이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고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