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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나를 차버린 스파이, 베이컨 치즈 버거

권정선재 2018. 8. 29. 19:36

[맛있는 영화] 나를 차버린 스파이, 베이컨 치즈 버거

 

Good 무주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는 사람

Bad 성차별주의자

평점 - 8

 

여성이 주연이 되는 스파이 영화라니, 어설픈 액션일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나를 차버린 스파이]는 정말 제대로 된 영화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매력적으로 풀어낼 수가 있는 건지. 영화는 쉴 새 없이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미친 듯 웃음을 터뜨리고 푹 빠져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영화만을 느끼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매력입니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였는데 영화를 보면서 저절로 푹 빠지게 되었는데요. 캐릭터들의 말맛도 좋지만, 그 동안 전형적인 미국 코미디를 남성들이 아니라 여성들이 이끌어간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코미디의 수치를 크게 낮추지 않는데요. 상황이 쉴 새 없이 몰아치면서 지루할 틈이 없는 것도 좋았습니다. 요 근래 봤던 영화 중에서 가장 빈 틈 없이 제대로 채운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흔히 헐리우드 영화에서 여성들이 나올 때 보이던 여성의 적을 여성으로 그리는 것이 없는 것도 좋았습니다. 보통 영화의 문법을 전형적으로 따르지 않으면서도, 장르 영화의 문법을 제대로 따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단순히 주인공이 여성으로 변한 것만으로도 이렇게 유쾌한 리듬의 신선한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나를 차버린 스파이]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여성을 구원하는 남성이 없다는 점입니다. 모두 다 스스로 해결하는 여성들이 등장하는데요. 게다가 친구라는 것. 그리고 그들 사이에 남자가 끼어있지 않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아름다운 여성을 그저 눈요기로 넣으면서 영화의 요소로만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남성을 그런 방식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왜 우리는 그 동안 이렇게 간단한 것을 모르고 살았지? 할 정도로 영화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 이건 전혀 특별한 게 아니야. 하고 말이죠. 물론 [나를 차버린 스파이]는 이런 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굉장히 통쾌하고 모든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영화입니다. 최근 코미디 액션 장르 중에서 이렇게 아무런 목적도 가지지 않고 앞으로만 달리면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영화는 무작정 돌격합니다. 가볍게 즐기면서 웃기에 딱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여기에 장르적 쾌감 역시 동반하니 꽤 잘 만든 액션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미국 영화 특유의 코미디까지 더해지니 이보다 더 유쾌하고 신나는 영화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나를 차버린 스파이]는 불꽃놀이처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밀라 쿠니스는 사랑하는 남자 덕에 갑자기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오드리를 연기합니다. 애초에 시트콤을 통해서 익숙해진 배우이다 보니 이런 모습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에 사건에 휘말리는 인물인데, 이 상황에서도 그리 멍청하게 행동하지 않고 제대로 중심을 잡고 행동하는 것이 멋지게 느껴집니다. 흔히 코미디 영화에서 전형적으로 여성을 활용하건 하는데, ‘오드리는 그런 식으로 활용이 되지 않는데요. 아무리 위험한 순간이 오고 자신이 제대로 해결을 하지 못할 것 같은 순간이 오더라도 남성들에게 구해달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그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죠. 남성의 도움이 없이 여성으로 오롯이 일을 해결해내는 멋진 캐릭터입니다.

 

괴짜이자 사랑스러운 친구 모건케이트 맥키넌이 연기하는데요. 성차별 반대주의자를 다소 우습게 묘사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의 모습에서 그것에 제대로 그려지기에 모건은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다소 막무가내의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지는데요. 그 동안 남성 캐릭터의 경우 자신의 이미지에 생각을 하지 않고 이렇게 무조건 망가지기만 하는 캐릭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드물었는데, ‘모건은 이 모든 것을 제대로 소화합니다. ‘오드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괴짜 친구로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면서, 관객들의 웃음을 달성합니다. 영화의 모든 빈 부분을 제대로 매우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미친 듯 즐길 수 있는 영화, 그러면서도 시대적 의미까지 담고 있는 영화가 바로 [나를 차버린 스파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짜릿하다는 생각을 하는 날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데, [나를 차버린 스파이]는 제대로 이 짜릿한 지점을 자극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들의 이야기를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앞으로 속편이 무한으로 나올 수 있는 시리즈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 편의 영화 안에서 스스로 무한의 변주를 가능하다고 말을 해주는 느낌이거든요. 게다가 기본 줄거리 자체가 그리 길게 설명이 되지 않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이 탄탄하게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는 점 역시 [나를 차버린 스파이]의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장르의 영화들의 경우 그저 보는 재미는 충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안에 빈 틈이 너무나도 많아서 지루하게 느껴지게 마련이거든요. 하지만 [나를 차버린 스파이]는 그런 지루함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모든 액션을 다 쏟아 부어서 관객들을 만족시키고 즐겁게 만들어줍니다. 마지막 여름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수 있는 영화가 되어줄 시대적 의미에 장르적 재미까지 잡은 [나를 차버린 스파이]였습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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