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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영화] 물괴, 포장지에 낚였어

권정선재 2018. 9. 13. 23:44

[맛있는 영화] 물괴, 포장지에 낚였어

 

Good 매우 인내심이 좋은 사람. 돈이 많은 사람. 시간이 많은 사람

Bad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

평점 2/10

 

당연히 망한 영화일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물괴]가 이 정도 영화라고 생각했다면 절대 보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기대를 할 수밖에 없는 소재의 영화라고 생각을 했건만, [물괴]는 이 기대를 완벽하게 망가뜨리는 영화입니다. 보통 영화가 아무리 최악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 나름 괜찮은 부분이 있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최악이라고 하더라도 다소 조금. 정말 조금이라도 좋은 부분은 있을 수밖에 없죠. 이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하나의 지점만 찾아서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게 그 동안 저의 글이었습니다. 저 역시 소설을 쓰는 사람이기에 창작을 하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 어느 정도 인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물괴]는 정말 최악입니다. 스토리에서부터 연기, 그리고 편집. 뭐 하나 제대로 된 구석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증이 제대로 된 것도 아니니 무슨 자신감을 갖고 이 영화를 들고 나온 건지 모르겠습니다. 최초 사극 크리쳐물이라고 하기에는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니 이걸 자랑스럽 이야기를 할 부분은 못 되는 거 같습니다. [물괴]는 뭐 하나 제대로도 하지 못하는 올 추석 최악의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명절에는 가족들이 영화를 보는 분위기가 있어서 다소 어설픈 영화가 하나씩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워낙 극장에 가는 관객들이 많다 보니, 다소 아쉬운 영화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더 다양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평소에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허술해 보이는 것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물괴]는 이 모든 것을 능가합니다. 제가 제 돈으로 친구들을 보여줬는데 사과를 했을 정도니까요. 도대체 이런 영화를 무슨 생각으로 만들고 극장에 걸려고 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김명민이 출연하는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자기 복제에 가까운 영화라는 생각이 우선 듭니다. 그러면서도 물괴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니, 이건 따라하고도 어설프기만 한 최악의 영화입니다. 적어도 [미스터 고]에 있어서는 그 기술력이라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6년에 나왔던 [괴물]정도의 수준의 크리쳐라면 이거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이 정도 돈을 썼더라면, 괴수가 움직이는 모습을 더욱 사실적으로 그려줘야죠. [물괴]는 뭐 하나에도 집중을 하지 못한 최악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는 것은 당신의 시간과 돈, 그리고 지인들의 믿음까지도 모두 사라지게 만들 겁니다.

 

김명민은 한양으로 돌아와서 물괴를 찾고 수습을 해야 하는 윤겸역을 연기합니다. 김명민이라는 배우의 한계가 뚜렷하게 보이는 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태 그가 보였던 수많은 역할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데다가, 최근 그를 조금 안정적인 배우로 만들어줬던 [조선명탐정] 속의 인물과도 전혀 차이를 보이지 않으니까요. 아버지의 모습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 자체가 다른 영화와 전혀 다르지 않으니 이 부분이 전혀 돋보이지 않습니다.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연기에,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캐릭터. 어설픈 시나리오를 끌고 가야 하는 주연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그의 역할이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캐릭터 자체가 살아있지 않으니 배우가 무엇을 하더라도 이 역할 자체가 돋보이지 않는 것 역시 사실인 것 같습니다. 초기 [조선 명탐정]처럼 진지한 역할이기는 하지만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김인권김명민의 조력자 성한을 연기하는데요. 어쩌면 이번에도 그는 같은 연기를 선보일까요? 아무래도 감독의 상상력이 빈곤한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보였던 역할과 똑같은 역할을 선보입니다. ‘김명민을 지켜주면서 그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합니다. 다만 이게 다입니다. 이 안에서 김인권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물괴를 중심에 두고 배우들은 그저 그 주변의 아이템처럼 작용을 하기에 더더욱 그런데, 기본 서사에 성한의 이야기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기에 더욱 이런 부분이 도드라지는 거 같습니다. 윤겸의 딸 이 아재라고 부를 정도로 친근한 인물이기는 하나, 개인적 서사가 없다는 것은 캐릭터까지 밋밋하게 만듭니다.

 

이혜리이라는 역을 맡았습니다. 도대체 그는 이 영화로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을까요? 드라마를 통해서 꽤나 괜찮은 연기를 선보였다고 평을 들었던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아쉽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연기에서도 그는 최악의 연기를 선보입니다. 특히나 영화 초반에 진지해야 하는 부분에서도 그는 웃음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액션에 꽤나 공을 들이고 노력을 했다는 점은 인정을 해도 좋을 거 같습니다.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이 그다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단순히 가수를 넘어 배우로의 모습을 보이는 그에게 배우의 모습이 위화감이 느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내내 튀는 연기를 선보이며 나. 연기하고 있어요.를 온 몸으로 표현합니다.

 

최우식허 선전관으로 과 연인과 비슷한 관계로 출연합니다. 아무래도 허 선전관역시 그다지 의미가 있는 인물이 아니기에, ‘최우식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마녀]에서는 그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귀공자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어내고, 사람들이 그의 죽음에 반대하게까지 만들었던 배우인데, 이번에는 그런 매력을 전혀 선보이지 못합니다. [명당]에서 이원근이 나오고 [안시성]에서 남주혁이 나오는 것처럼, 사극 영화에서 자연스럽게 꽃미남 배우의 계보를 잇기 위해서 나오는 것 같기는 한데 그로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저 영화가 진행이 되기 위해서 대사를 전달하고 상황을 전달하는 역할이 전부니 말이죠. 그냥 필요한 부분에 적당한 대사를 하는, 누가 해도 되는 그런 역할이 되어버렸습니다.

 

뭘 말을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고, 뭘 보여주고 싶은지도 모를 것 같은 영화가 바로 [물괴]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한양에서 사는 사람들이 도대체 왜 그렇게 지방 방언들을 많이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한국 영화에서 고질적으로 보이던, 사투리를 쓰는 인물들은 낮은 계층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과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회 지도층이라는 작자들이 서민의 고혈을 빨아먹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이 부분에 있어서 집중을 해서 밀고 갔으면 좋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 역시 아쉽습니다. 수많은 상상력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만든 것까지는 좋았는데, 이것을 정리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그 많은 생각들을 그저 나열하기만 한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런 생각을 왜 한 것인지 모를 정도로 영화는 총체적 난국의 연속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볼거리라도 풍성해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에 일부 배우들의 발연기. 그리고 판에 박힌 비슷한 연기까지 이어지니. 도대체 내가 이 영화를 왜 선택했지? 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한국 영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만큼 조금 더 준비를 했더라면 더 나은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를 선택한 스스로를 후회하게 만들 영화 [물괴]입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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