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 소스만 잔뜩
Good – 유쾌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Bad – 생각할 영화가 필요한 사람
평점 - 6점
‘브루스 윌리스’가 나오는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는 사람이라면 그 어떤 영화보다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가 완벽한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도대체 뭘 말을 하려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영화는 달리기만 합니다. 그런데 의미는 없습니다. 전형적인 미국식 개그를 연달이 남발하면서도 그렇게 크게 자극적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일단 다른 영화들과 다르게 여성을 단순히 유머 코드로만 사용하지 않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런 유머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성소수자를 우스운 소재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결국 그들을 하나로 묶어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려고 하기 때문이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는 사실 영화라기 보다는 몇 편의 에피소드를 엮어놓은, 시트콤의 한 토막을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기에 몇 편의 에피소드만이 나열이 된 채로 크게 중심이 되어주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면서 뭘 말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웃을 수 있는 부분들이 보입니다. 이게 그렇게 특별하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말이죠. 가볍게 시간을 보낼 영화를 찾는 사람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는 재미가 없는데 재미가 있고, 그렇다고 해서 꼭 추천을 해주고 싶은 영화는 아니지만 굳이 말릴 이유는 없어 보이는 영화입니다. 가볍게 극장에서 웃으면서 팝콘 무비를 찾는 사람들에게 좋을 영화 같거든요. 다만 이게 이 영화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정말로 아무 내용도 없거든요. 그런데 이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 즐겁습니다. 게다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는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제대로 해냅니다. 보통 이런 류의 영화 같은 경우는 자신이 하려는 이야기를 제대로 찾지 못해서, 중간에 빈 틈이 많이 보이게 마련이고 그 부분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원스 어 폰 어 타임 인 베니스]는 그런 지루한 틈이 없이 그냥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비록 이게 억지라고 느껴질 수는 있지만, 그 안에서 충분히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내려고 하는 거죠. 게다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약간 비틀면서도 사회적 현상까지도 가벼운 유머로 활용합니다. 이 부분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다지 불쾌하게만 다루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오히려 유머로 사용하면서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실적으로 말하는 느낌이랄까요? 사회적 금기까지 제대로 다루면서, 은퇴한 느릿한 노인과 젊은 청년의 어설프지만 버디 무비의 느낌이 살아나는 것도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분명히 아쉬움이 가득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는 즐거운 영화입니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기 바라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때로 우리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이런 욕구를 제대로 채워줍니다. 그런 만큼 영화에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 본다면 너무 아쉽겠지만 말이죠. 그렇지만 이 영화는 스토리가 없는 게 또 하나의 강점입니다. 살짝 정신을 놓더라도, 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하면서도 이야기에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할까요? 마치 일일 드라마의 마지막회만 보면 모든 에피소드가 다 이해가 되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여기에 꽤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모두 적재적소에서 작용. 적당한 웃음을 주고 빠진다는 것이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비록 이 모든 캐릭터들이 모두 편견에 사로잡힌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조금 더 안정적인 무언가를 선사할 수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분명히 아쉬운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영화적 재미만으로도 그 아쉬움을 모두 다 달랠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극장에 가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을 위한 영화 [원스 어폰어 타임 인 베니스]입니다.
로맨스 소설 쓰는 남자 권정순재 ksjdoway@hanmail.net
Pungdo: 풍도 http://blog.daum.net/pungdo/
맛있는 부분
하나 – ‘브루스 윌리스’의 나체 보딩
둘 – 건물 벽의 외설적인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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