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44장. 불어버린 컵라면]

권정선재 2018. 9. 7. 21:27

44. 불어버린 컵라면

왜 말을 안 했어?”

중간고사니까.”

?”

지수는 미간을 모았다.

그게 말이 되니?”

?”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 어떻게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있어? 내가 친구잖아. 내가 친구이기는 하니? ?”

당연하지.”

당연해?”

지수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그런데.”

여기 병원이야.”

원희의 말에 지수는 바로 노려봤다.

그게 뭐?”

아니.”

원희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아정도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스럽게 지수의 손을 잡았다.

네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너 중간고사 끝이 나고 바로 말을 했잖아.”

아니 아무리 내가 중간고사를 보고 있더라도 네가 병원에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건 이상한 거지.”

안 죽었어.”

윤아정.”

알아.”

지수가 목소리를 높이자 아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는 살짝 목을 가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가서 뭐 마실 것 좀 사올게.”

나는 우유.”

나는 됐어.”

알았어.”

원희가 나가고 지수는 바로 미간을 모았다.

너 뭐야?”

뭐가?”

이원희랑.”

.”

아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지금 자신이 어떤 사이인 건지. 자신도 자세히 모르고 있었다.

다시 사귀는 거야?”

아니.”

아정의 대답에 지수는 미간을 모았다.

그게 뭐야?”

그러게.”

아정은 혀를 살짝 내밀었다.

이상하지?”

아니.”

그만 둬.”

윤아정.”

?”

아정이 다시 채근하자 지수는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 물끄러미 아정을 보며 무슨 말을 더 하려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정은 혀를 살짝 내밀고 이리저리 목을 풀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따.

그냥 내가 더 잘 하는 것을 하려고 하는 게 전부야. 그리고 지금 내가 하는 거. 이건 나를 위한 거고.”

아니 그런데 도대체 여기에서 이원희가 뭘 하느냐는 거야. 그리고 내가 아니라 왜 쟤가 여기에 있는 건데?”

긴급전화.”

?”

내가 거기에 해놨더라고.”

미쳤어.”

지수의 지적에 아정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

왜라니?”

나는 원희가 좋아.”

?”

지수는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그 난리를 피우고도 또 이런 말을 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게 말이 되니?”

?”

왜라니?”

나는 원희가 좋아.”

윤아정.”

정말 좋아.”

아정은 혀를 내밀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입술을 내밀고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그리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내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원희가 있는 거. 그걸로 그냥 마음이 편안해.”

아니 헤어진 사이에서 도대체 어떻게 마음이 편할 수가 있는 건데? 그거 되게 이상한 거 아니야?”

그러게.”

아정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누가 들어도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원희가 있어서 마음이 편한 것도 사실이었다.

원희는 여기에 와서 나에게 그 무엇도 묻지 않더라. 그냥 옆에 있어서 나를 묵묵히 기다리더라고.”

나보고 조용히 하라고?”

아니.”

아정은 웃음을 참으며 손을 흔들었다.

무슨?”

그럼.”

그냥 그런 사람이더라고.”

아정의 말에 지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이러는 건지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네가 도대체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어. 원희랑 도대체 뭐 하려고 하는 건데? 그거 이상하지 않아?”

그러게.”

아정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이상해.”

윤아정.”

이상해. 정말.”

아정은 한숨을 토해내고 지수의 눈을 바라봤다.

그런데 좋다?”

?”

그냥 좋아.”

아정의 말에 지수는 다른 말을 더 하지 않았다. 아정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에서 뭐해?”

아 형.”

서정을 보고 원희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녁.”

라면?”

서정은 미간을 모았다.

?”

아정이 두고 어떻게 그래요?”

아니.”

원희의 대답에 서정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원희는 이럴 이유가 없었다.

내가 부탁을 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야. 원희야. 너는 그냥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되는 거야.”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거예요.”

아니.”

서정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원희야.”

왜요?”

아니.”

서정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푹 숙였다. 자신이 미안하다는 생각을 갖는 것을 갖고 무슨 말을 더 할 수가 있을까? 그저 원희에게 고맙다는 말. 이것을 하는 게 전부였다. 서정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왜 안 먹어?”

.”

질려서?”

아니요.”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냥 아정이가 걱정이라서.”

.”

원희의 대답에 서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괜찮아요.”

서정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원희는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으로 인해서 서정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싫었다. 여기에 자신이 온 것은 스스로 좋아서 여기에 온 거였다.

형이 시킨 일도 아니었고, 그냥 제가 아정이를 지키고 싶어서. 그래서 제가 지금 여기에 있어요.”

그래도.”

아정이가 공부도 많이 알려주고.”

.”

원희의 말에 서정은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왜 여기에 있어?”

지수가 와서.”

지수?”

서정은 미간을 모았다. 그리고 원희의 앞에 앉았다. 원희는 고개를 갸웃했고 서정은 씩 웃었다.

그럴 게 있어.”

?”

그냥 그래야 하는 게 있어서.”

그래도.”

.”

서정의 말에 원희는 입을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공부는 어때?”

어렵죠.”

그래?”

서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운동을 했다고 해서 지난해는 그래도 꽤나 근사하게 생겼다고 생각을 했는데, 올해 원희의 모습을 보니 많이 지친 것이 살도 빠지고 근육도 빠진 거 같았다.

살 빠진 거 봐.”

.”

서정이 허벅지를 만지자 원희가 얼굴을 붉혔다.

미안.”

아니요.”

원희는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요즘 볼품이 없어서.”

뭐래.”

원희의 대답에 서정은 입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나는 네 허벅지 절반이야.”

형님은 태가 좋잖아요.”

그렇지.”

서정은 씩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래도 마음이 편했다.

과는 어떻게 할 거야?”

모르겠어요.”

?”

사실 2학년까지는 무조건 축구만 생각을 했으니까. 지금 제가 뭘 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운동이 좋으면 체육교육. 그러니까 교사를 하는 이런 쪽을 해보는 건 어때? 너 잘 할 거 같은데.”

교사요?”

원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체육교사에 뜻이 있었다. 하지만 그게 쉬운 것은 아니었다.

형도 아는 것처럼 그거 힘들잖아요.”

그래도.”

서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너 지금 성적이 오르는 것을 보면 조금 더 다른 것을 꿈을 꿔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올랐지?”

아 네.”

원희는 대답을 하면서도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서정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원희의 어깨를 두드렸다.

너 잘 하고 있는 거 같아.”

원희는 이를 드러내며 씩 웃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모습은 저 반쯤 불어버린 컵라면인 거 같았다. 제대로 가치도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버리기에도 아까운 순간. 원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갑자기 그림자가 생겼다.

아버지?”

태훈은 그대로 원희에게 손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