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장. 세 번째 데이트
“이런 곳은 어떻게 알았어?”
“다 내 능력이지.”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여간.”
“뭐가?”
원희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아정은 그 손을 잡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정이 불안해.”
“고마워.”
은수는 서정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쳤니?”
“뭐가?”
“지금 아정이 힘들다고.”
“알아.”
서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더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뭘 해야 하는 건데? 아정이 이제 더 이상 내 도움을 원하지 않아. 너도 알잖아.”
“최악이네.”
은수의 대답에 서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미안하다.”
“나에게 사과를 하라는 거 아니잖아.”
“아정이 좀 부탁해.”
“이봐요. 윤서정 씨.”
은수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도대체 서정이 왜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동생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걸던 사람은 어디에 갔어? 내가 알기에 바로 너였는데.”
“그래서.”
“어?”
“이미 지쳤어.”
“지쳤다라니.”
은수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자 서정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은수는 혀로 이를 훑고 고개를 저었다.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다시 연기를 하려고.”
“그나마 다행이네.”
“어?”
“네가 그거 한다는 거 알면 윤아정도 조금은 마음이 놓일 거야.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그럴 거 없는데.”
“그러게.”
서정의 대답에 은수의 목소리가 커졌다.
“너 혼자서 한 거지.”
“그렇지.”
은수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서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너에게 고마워.”
“뭐가?”
“그래도 아정이에게 좋은 사람인 거 같아서.”
“미쳤어.”
은수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너 진짜 웃겨.”
“너도 힘들 텐데.”
“됐어.”
서정이 대화를 자신으로 돌리려고 하자 은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서정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응시했다.
“왜 그래?”
“미쳤어.”
은수는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서정은 별다른 말을 더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학원에 가야 할 거 같구나.”
“응. 아무래도 나 혼자서 하니까 답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거 같더라고. 내가 뭘 하려고 하는데 어렵고.”
“그럴 수도 있지.”
아정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미안해.”
“네가 왜 사과를 해?”
“내가 별다른 도움이 안 되니까.”
“아니.”
아정의 말에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정은 그런 그의 눈을 보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좋다.”
“그러게.”
아정은 카페를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거 하고 싶어.”
“그래?”
“응.”
이야기들이 가득 있는 카페. 아정은 글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었다.
“여기 나 아르바이트하는 곳 사장님 사촌동생 전 여자 친구가 마케팅을 하는 곳이래. 신기하지?”
“그게 뭐야?”
아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무슨.”
“그러게.”
아정은 입을 쭉 내밀었다. 꽤나 멋진 카페.
“왜?”
“그냥.”
“이런 곳에서 일을 하고 싶어?”
“아니.”
아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저 자신이 지금 뭘 하고 싶은 건지 그것을 몰라서 그런 거였다.
“너는 어느 과에 갈지 정했어?”
“아니. 그런데 아마 체육교육과에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거기에 가면 내가 축구 선수를 했던 것에 대한 경력을 조금이나마 살릴 수 있을 거 같더라고. 상대적으로 쉬울 수도 있을 거 같고.”
“그러네.”
아정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과 다르게 원희는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역시 다르네.”
“어?”
“혼자서 다 할 수 있어.”
“뭐래?”
원희는 한숨을 토해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신도 뭘 해야 하는 건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너에게 짜증이나 내고. 우리가 올해 두 번이나 헤어진 거. 두 번 다 내가 그런 거야.”
“아니.”
아정은 고개를 저었다.
“나 때문이야.”
“무슨?”
“내가 멍청해서 그러지.”
“아니야.”
원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원희의 말에 아정은 미소를 지었다. 원희도 그런 아정을 보고 따라 웃었다.
“못 해요.”
“해라.”
태훈의 말에 서정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왜 못하냐? 남들도 다 하는 걸.”
“저는 못 합니다.”
서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태훈에게 도움을 구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거였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것인지는 알겠지만. 저를 지금 이대로 잡아두실 수 없습니다. 아실 텐데요?”
“너야 말로 알지 않느냐? 내가 계속 막는다면 너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것.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을 거다.”
“그렇죠.”
서정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습니다.”
“나를 무시하는 거냐?”
“아니요.”
태훈의 물음에 서정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물끄러미 서정을 응시했다.
“그럴 리 있겠습니까?”
“윤서정.”
“아버지께서 정말로 제 아버지가 맞으시다면. 제가 하고자 햐는 일을 그냥 응원을 해주시기 바라요.”
“내 아들이니 이러는 거다.”
태훈의 말에 서정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어쩔 수 없고요.”
“너 정말.”
“그럼.”
서정은 짧게 고개를 숙였다. 태훈은 그런 그를 보며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렇게 오래 있어도 돼?”
“응.”
아정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그래도.”
“왜?”
“아니.”
아정은 발을 가볍게 문지르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원희를 보고 싱긋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너의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고맙기는 한데. 좀 그래.”
“아니.”
원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마.”
원희는 아정의 손을 잡고 싱긋 웃었다.
“나 이런 시간도 갖지 않으면 정말로 못 버텨. 그냥 공부만 하면 되는 거라서 쉽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러지 않네.”
“힘들지. 공부.”
아정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응.”
원희가 힘을 주어 고개를 끄덕이자 아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입술을 내밀고 미간을 모았다.
“가끔은 쉬어야지. 이제 아르바이트 줄여야 하는 거 아니야? 그거 이틀도 너에게 큰 거 같은데.”
“아니.”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싫어.”
“왜?”
“그것도 안 하면 못 버틸 걸.”
“그래도.”
“정말 괜찮아.”
원희의 말에 아정은 입을 내밀고 그의 손을 잡았다. 원희는 가만히 아정의 손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
“왜?”
“오늘 많이 걸어서.”
“아니.”
아정이 지친 모습을 보며 원희는 한숨을 토해냈다. 이런 원희의 반응을 본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그러지 마.”
“어?”
“너랑 이렇게 있는 거 자체가 좋으니까.”
“그래.”
“그냥 하는 말이 아니야.”
“알아.”
그냥 이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바람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편했다. 그냥 이렇게 나란히 있는 거 자체가 편안했다.
“좋다.”
“좋아.”
이런 말만 할 수 있지만. 그저 이런 별 것 아닌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좋았다. 아정의 말에 원희도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가 왕왕 울리고 자신이 뭘 할 수 있는 건지 모를 순간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다. 두 사람이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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