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52장. 잘못됨]

권정선재 2018. 9. 17. 11:28

52. 잘못됨

왜 자꾸 막는 거야?”

뭐가?”

당신.”

미선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도 당신의 아들이 행복한 것이 싫니? 그렇게 해야지만 그 아들이 당신이 바라는 곳으로 갈 거라고 믿어?”

그래.”

미쳤어.”

미선은 어이가 없다는 듯 태훈을 응시했다. 태훈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물끄러미 미선을 응시했다.

당신은 뭘 하려는 거지?”

뭐가?”

당신의 행동이 그 아이에게 지옥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 아이를 망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거야?”

아이?”

미선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더 이상 서정은 아이가 아니었다. 그냥 아이라고 할 수 없었다.

걔 이제 다 컸어.”

아니.”

태훈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더 이상 미선에게 끌려가고 싶지 않았다. 이건 자신이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당신이 그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지? 당신이 그 아이를 위해서 한 게 뭐야?”

뭐든.”

아니.”

태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미선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미선은 결국 서정을 망치는 중이었다.

그 녀석이 배우가 되어서 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그리고 배우가 되면 뭐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건가? 그 아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걸 당신이 알아야 하는 거지.”

이 학교 문제가 많아 보이던데?”

미선의 말에 태훈은 침을 삼켰다. 미선은 이리저리 목을 풀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태훈을 응시했다.

내가 실수한 거야.”

그러니까 나를 떠나지 말았어야지.”

더 제대로 떠나야지.”

미선의 말에 태훈은 미간을 모았다.

뭐라고?”

이혼 해.”

?”

태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절대 할 수 없는 거였다. 지금 이혼을 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흠결이 있다는 거였다.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거였다. 절대로 이혼을 해서도 안 되는 거고 할 수도 없었다.

그건 안 돼.”

왜요?”

미선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이리저리 목을 풀었다.

이미 당신과 나의 이야기 같은 경우는 모두 다 알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을 거 같은데?”

아니.”

태훈은 고개를 저었다. 이대로 미선에게 끌려갈 수는 없는 거였다. 다른 사람들이 더 이상 둘을 가십으로 삼을 수 없었다.

당신은 그저 배우라서 지금 모르는 거 같은데. 나는 그런 식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끌려갈 수 없어.”

그거 봐.”

미선은 어깨를 으쓱했다.

나를 안 사랑하잖아.”

당연한 거 아닌가?”

당연이라고요?”

태훈의 말에 미선은 침을 삼켰다. 기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말을 듣는 것은 아니었다.

당신 정말.”

?”

내가 멍청이네.”

미선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숙였다.

당신이 이혼한다고 해서 서정이를 놓아줄 거 같아? 내가 그것에 대해서 겁을 낼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야?”

아니요.”

미선은 여유롭게 대답했다.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더 제대로 행동해야 하는 거였다.

당신이 무엇을 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거 내가 막을 거야. 유미선. 당신은 다시 돌아가지 못해.”

아니.”

미선은 어깨를 으쓱하고 싱긋 웃었다.

내가 그 동안 일을 줄인 거. 아정이가 아직 고등학교에 다녀서 그런 거였고, 당신이 교육자라는. 이사장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학교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 거였어요. 그런데 당신이 이렇게 양아치라고 생각을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참아줄 이유가 없어요.”

무슨.”

태훈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 미선은 그런 그를 물끄러미 보며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심해.”

미친.”

가여워.”

당신 정말!”

태훈의 고함에도 미선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그리고 가볍게 옷깃을 만지면서 고개를 저었다.

당신 가엽다.”

미선은 이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됐어요.”

?”

제가 할 수 있어요.”

서정의 말에 미선은 물끄러미 그를 응시했다.

너 못 해.”

어머니.”

못 한다고.”

미선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태훈이 아이의 앞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서정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였다.

나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하는 거야. 어차피 네가 내 아들이라는 거 다들 알아.”

그게 싫어요.”

왜 싫어?”

?”

서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정말로 미선이 이것을 몰라서 묻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머니 지금 뭐 하시려고 하는 거예요?”

뭐가?”

어머니.”

알아.”

미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싫은 것은 알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지금 내가 하는 거. 이거 너를 위한 모든 거니까.”

아니요.”

서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미선이 자신을 돕는다면 자신은 오히려 망가질 거였다.

어머니게서도 아시는 것처럼 저 이제 족므씩 배우로 반응이 오고 있었어요. 그건 어머니꼐서 도와주셔서 그런 게 아니에요.”

그렇지.”

순간 서정의 표정이 변하자 미선은 고개를 저었다.

정말 아니야.”

그렇죠?”

.”

서정은 안도의 한숨을 토해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자신이 아주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렇다고 해서 네가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건 아니야. 네 아버지. 그렇게 쉽게 물러날 사람이 아니니까.”

알아요.”

서정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태훈은 그를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이었고 더 앞으로 나설 거였다.

그래서 걱정이에요.”

이혼하자고 했어.”

?”

미선의 말에 서정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너랑 아정이를 지키기 위해서 그 사람하고 시간을 보낸 거야. 그런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어. 그 사람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 그리고 너희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았어.”

서정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가슴이 콱 막히는 기분이었다.

지금 어머니께서 하시는 그 일. 그거 정말로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거 아시는 거죠? 그거 어려운 거예요.”

알아.”

미선은 싱긋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니 나를 믿어.”

아니.”

?”

알았어요.”

서정은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선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전부였다.

 

안 힘들어?”

.”

아정이 자신을 보자 원희는 티셔츠를 당겨서 냄새를 맡았다. 땀냄새가 나기에 그는 살짝 떨어졌다.

왜 그래?”

미안.”

아니야.”

아정은 원희의 옆에 앉았다.

뭐래?”

나 더러워.”

안 더러워.”

아정의 말에 우너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여간.”

이원희. 너는 도대체 나를 뭐로 보는 거야? 내가 사랑하는 애인이 일을 한 것을 가지고 냄새가 난다고 뭐라고 할 거라고 생각을 한 거야? 나 그렇게 지질한 인간 아니거든. 절대로 안 그래.”

알았어.”

원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별 것 아니라는 듯 대답하자 아정은 눈을 흘겼다. 원희는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왜 그래?”

아니야.”

아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 이제 학교는 괜찮아?”

아마도?”

아정은 기지개를 켜며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했다.

학원은 어떻게 할 거야?”

일단 더 버티려고.”

그럴 수 있겠어?”

.”

원희의 대답에 아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원희가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자신이 다른 말을 할 것은 없었다.

그렇지.”

?”

아니.”

아정은 입술을 내밀고 고개를 저었다.

그냥 나도 학원에 다녀서 공부를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을 하거든. 너를 위해서 그게 더 쉬울 거라고 생각을 하고.”

그런데 그렇게 공부를 하면 나중에 내가 아는 것. 그거 나를 위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거 같아.”

그럴 수도 있겠네.”

아정의 대답에 원희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무조건 다 자신이 옳다고 하는 아정이 고마웠다.

너 되게 이상한 거 알아?”

뭐가?”

내 말이면 다 옳아?”

그럼.”

아정이 손가락을 튕기며 대답하자 원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서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아니.”

원희는 손을 내밀었다. 아정은 그 손을 잡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이제 조금은 나아지는 기분이었다. 이 조금의 나아짐. 이것에 모든 것을 다 걸어야 하는 거였다. 이게 더디더라도 그나마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