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완결/현재진행형[완]

[로맨스 소설] 현재진행형 2018 [78장. 개강을 앞두고]

권정선재 2018. 10. 4. 23:43

78. 개강을 앞두고

수업이 없을 수도 있다고요?”

그래.”

태훈의 말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그게 무슨 말이죠?”

정말 한 두 교수만 그랬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냐?”

?”

결국 모든 교수들도 다 족보에 기대고 있었고 새로운 연구 가튼 것을 하지 않았던 거였다. 모두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요?”

네가 쉬기 바란다.”

그게 무슨.”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지금 이게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제가 왜 그래야 하는 건데요?”

네가 아니면 이 학교는 무너질 거다.”

그래도.”

다른 학우들은?”

?”

네 룸메이트라는 그 아이도 다칠 거다. 모두 다.”

아정은 침을 삼켰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고 있어야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더 무서운 것은 태훈의 말에 대해서 다른 말을 할 수 없다는 거였다.

밖에도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니 지금 고쳐야죠.”

그 어떤 교수도 우리 학교에 오지 않아.”

?”

강사들도.”

아니.”

아정은 멍해졌다.

아니요.”

뭐라고?”

그럴 리 없어요.”

누구 하나 정의로운 사람이 있을 거였다.

누구라도 부르면 오겠죠.”

그 사람들이 가르친 학생들이 밖에 나가서 제대로 취업을 하거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거냐?”

그건.”

결국 더 큰 문제. 모든 것들이 결국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까지 이어지는. 자신의 방향은 거기에 없었다.

 

내가 하지 말라고 했잖아.”

뭐라고?”

지수의 말에 아정은 미간을 모았다.

무슨 말이야?”

네가 나 말을 듣지 않아서 그런 거지. 상식적으로 생각을 하라고. 너만 지금 그걸 이상하게 생각을 하는 거야.”

그게 이상한 거잖아.”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어떻게 자신을 제외하고 모두 다 이게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까?

다들 제대로 공부도 하지 않고 그저 그것만 보고. 그거 과에서 제대로 생활하지 않는 사람들은 받지도 못해.”

그 사람들 잘못이지.”

?”

지수의 간단한 말에 아정은 당황스러웠다. 결국 아정 자신도 그런 족보를 제대로 받지 못했었다.

그럼 내 잘못도 있는 거야?”

어느 정도는?”

?”

그만 둬.”

지석은 미간을 모았다.

뭐라는 거야?”

너야 말로 그만 둬.”

?”

너도 아정이 친구잖아. 그런 거라면 당연히 이런 순간에 제대로 된 말을 해줘야 하는 거잖아. 아정이가 학교에 다녀야 하는 거. 그거 너도 부정할 수 없는 건데.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그거야 다르지.”

지석의 약한 대답에 지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다시 아정의 눈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너 정말 그러면 안 돼.”

뭐가 안 되는 건데?”

지금 네가 하는 거. 그게 결국 너를 흔들 수 있고. 너의 모든 걸 망칠 수 있다는 거. 네 삶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거. 그거 알야아 하는 거야. 너 그거 제대로 해야 하는 거야. 잘 해야 한다고.”

아니.”

아정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대로 그냥 무너지지 않을 거였다. 그냥 물러서거나 한심한 소리를 하지 않을 거였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정말 윤아정 너 몰라?”

뭐가?”

네가 이원희 말을 따르는 게 잘못이라고.”

갑자기 자리에 있지도 않은 원희의 말이 나오자 아정은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따. 이건 원희의 잘못이 아니었다.

결국 내가 정한 거야. 여기에 원희가 한 것 아무 것도 없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는 너에게 계속 주의해야 한다고. 너 그런 식으로만 행동하면 안 되는 거라고. 그렇게 말을 하는데 너는 내 말을 듣지 않았잖아. 무조건 이원희가 해주는 말. 그것만 들어주는 거였잖아.”

아니.”

아정은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그렇지 않았다. 스스로 결정한 거였고 원희의 잘못이 아니었다.

내가 생각을 하기에 이게 문제라고 생각이 되어서 행동을 한 거야. 이건 원희 때문도 아니고 원희의 잘못도 아니야.”

웃기지도 않는 소리.”

뭐라고?”

정말 아니라고?”

아니야.”

아정의 대답에 지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입술을 꾹 다물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 둬.”

뭘 그만 둬?”

너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내 말을 제대로 듣지 않을 거잖아. 무조건 이원희만 감쌀 거잖아.”

그건 당연한 거잖아.”

당연?”

그래. 지금 이 자리에 원희도 없고.”

지수는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한숨을 토해내며 미간을 찌푸린 채로 아정을 응시했다.

그런 거 아니잖아.”

?”

너 지금 그런 거 아니야.”

맞아.”

아니야.”

맞다고.”

지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너에게 이원희가 큰 의미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너의 삶을 망칠 수 있는 것까지 무조건 지지하지는 마. 그거 아니니까. 결국에는 네가 다칠 수도 있으니까.”

안 다쳐.”

너 지금 이미 다쳤어.”

지수는 이 말을 남기고 나갔다. 아정은 고개를 푹 숙였다.

 

공장이요?”

그래.”

아니.”

원희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었다.

엄마가 그런 걸 어떻게 해요?”

그럼 어떻게 해?”

아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엄마가 그런 일을 하는 것. 공장 일에 대한 편견이 아니라. 일을 한 번 도 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걸 엄마가 어떻게 그래요?”

지금 네 아빠 어려워.”

또요?”

.”

엄마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나도 우습게.”

그럼 이혼해요.”

?”

그럼 엄마는 문제가 없으니까.”

어떻게 그러니?”

엄마의 대답에 원희는 고개를 저었다. 너무나도 답답했다. 자신이 도대체 뭘 하라고 하는 걸까?

그래서 제가 뭘 하기 바라는 건데요?”

일을 했으면 해.”

?”

지금 너 공부. 어려워.”

아니요.”

원희는 힘을 주어 고개를 저었다. 절대로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은 지금 겨우 공부가 하고 싶었다.

그러기 싫어요.”

?”

엄마.”

미안해.”

엄마의 사과에 원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일단 이 집 파세요.”

뭐라고?”

전 제가 알아서 할게요.”

아니.”

그리고 공장을 다니시건 마음대로 하세요. 저도 제가 알아서 할게요. 제가 할 수 있는 거 제가 할게요.”

아니.”

엄마는 다급히 원희의 손을 잡았다.

나중에 돈이 생기고 나면 우리가 다시 너를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줄게. 이거 문제가 되는 거 아니잖아.”

문제가 돼요.”

?”

저 너무 초라해요.”

원희의 대답에 엄마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원희는 입술을 꾹 다물고 엷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정말.”

아들.”

정말 싫다.”

자신이 바라는 것은 그리 많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이게 전부였다.

제가 지금 많은 것을 해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 지금 학원도 관두고 혼자서 공부를 하잖아요.”

네가 나중에 대학을 다니고 그런 것을 생각을 하면. 그게 엄마가 보기에는 너무 버겁게 보인다는 거야.”

달라고 안 해요.”

아들.”

그러니까 나갈게요.”

원희는 가만히 엄마의 눈을 응시했다.

제가 지금 하고 싶은 거. 이거 정말로 공부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여기에 어머니꼐서 해주실 건 없어요.”

어떻게 그렇게 모질게 말을 할 수가 있니? 엄마가 일부러 그러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어서 이러는 거잖아.”

그러니까요.”

원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다는 것. 결국 너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거였다.

그래서 제가 이제 혼자서 하려는 거예요. 운동을 관두는 것처럼 그냥 포기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포기라니.”

그럼 포기 아니에요?”

아니야.”

엄마는 다급히 대답했다.

미루는 거야.”

그게 포기에요.”

원희는 싱긋 웃었다.

저는 더 이상 뒤로 물러나고 싶지 않아요. 지금 제가 하는 거. 이대로 끊고 싶지 않으니까요.”

엄마는 다른 말을 더 하지 못했다. 원희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더 이상 물러나지 않을 거였다. 물러날 곳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