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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스포) 써니데이, 이 정도 영화면 농담인데?

권정선재 2025. 3. 2. 18:18

[영화와 수다] 스포) 써니데이, 이 정도 영화면 농담인데?

 

영화에 대한 결말을 지속적으로 언급합니다.

 

그래, 애초에 ‘최다니엘’ 나오는 영화를 뭐 큰 기대를 갖고 보려고 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 최악도 이런 최악이 없다. 2025년에 무려 평일 기준 14000원의 표값으로 이런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거의 사기와 다름 없지 않나 싶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그렇기에 더욱 슬프다는 거다. 독립영화라는 게 이런 만듦새를 가진 영화를 모두 일컫는 건 아닐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기본적인 스토리 자체가 너무 촌스럽다는 거다. 시골 출신의 여성이 성공하고 부잣집 남자랑 결혼한다. 그런데 이용 당하고 고향에 돌아와 사랑했던 오빠와 고향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는다. 정말 너무 안일한 줄거리 아닌가? 마을 사람들 모두 똘똘 뭉쳐서 마을 리조트 사업을 막고, 변호사를 준비하던 ‘최다니엘’이 마을 변호사처럼 활동하고. 이건 무슨 꿈 같은 촌스러운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영화 그나마 가치를 찾자면 어린 시절 좋아하던 배우 ‘김정화’와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정혜인’ 배우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정도일까? 사투리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도대체 왜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감정적인 데다가 좌충우돌하는 행동을 보이며 무한한 정을 보이는지 모르겠다. 표준어를 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아니하니, 아무리 완도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라고 하더라도 지방에 대한 서울 사람의 지나친 편견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 단편적으로 인물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완도가 배경이라 그것을 보여준다는 조급함 때문인지 일부 장면에서 갑자기 완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도대체 이 영화를 통해서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 건가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뭐 1980년대 영화라고 하면 이 정도로 만족할 것 같기는 하다.

 

이 어설픈 영화 안에 이야기는 뭐 그렇게 엄청나게 담으려고 하는 건지. 잡식 같은 이야기에 얹힐 것 같다. 나름 가치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은데 너무 급작스러운 화제 전환은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물론 서울 사람들로 대변되는 대도시 사람들이 빠르게 지방을 개발하고 수익 모델로만 사용한 후에 떠나버리는 것은 자주 사용하는 소재이기는 하다. [정직한 후보 2]에서도 이런 느낌의 소재가 쓰이기는 했으니까. 다만 이게 그리 유기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에 전반적으로 해당 소재가 지나가듯 다루다가 갑자기 중요한 이야기로 확 튀어나오는 순간 허무해서 웃음이 나온다. 변호사 공부를 하던 남주인공과 서울에서 상처를 받은 여주인공에 대한 위로가 바로 여기에서 저절로 해결이 될 거라고 생각한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너무 안일하고 안일하다.

 

그 와중에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하니 안타깝다는 생각만 든다. 특히 비중이 그래도 큰 주인공 3인방과는 다르게 ‘김정화’ 배우는 비중도 아주 적은데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물론 모든 배우들이 다 괜찮은 연기를 선보인다. 다만 내가 갔던 관의 문제인지 영화 자체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음질 자체가 별로 좋지 않아서 너무 튄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들의 발음이 안 들리는 건 아닌데 현실의 소리와 살짝 동 떨어져서 들리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배우들이 열심히 연기를 했는데 이런 결과물이 나오기에 배우들이 더 당황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얼레벌레 결말로 달려가는 모습이라니. 일은 크게 벌렸지만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그냥 넘어가는 느낌이다. 이 와중에 여주인공의 전남편이 쫄딱 망하는 권선징악까지. 전혀 써니하지 않은 [써니데이]다.

 

영화 보는 권정선재 https://poongdo.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