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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수다] 스포) 백설공주, 피부 색이 문제가 아닌데?

권정선재 2025. 3. 23. 18:17

[영화와 수다] 스포) 백설공주, 피부 색이 문제가 아닌데?

 

영화 [백설공주] 결말을 직접적으로 언급합니다. 스포일러가 싫다면 피해주세요.

 

라틴 계 백설공주의 등장이라는 것만으로도 논란이었던 [백설공주]를 개봉일에 실제 본 느낌은 이 영화의 문제는 피부 색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기에 진취적인 느낌의 여성은 충분히 응원하고 사랑한다. 주인공의 발언이 선을 넘은 것 같기는 하지만 더 이상 남자에게 구원 받는 여자의 모습이 다소 촌스러운 것도 사실이니까. 물론 이게 단순히 피부 색만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 같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뭔가 새롭게 하려고 하는 게 보이기는 하니까 응원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 영화 전혀 그런 게 아니다. [백설공주]의 이야기랑 너무 닮아있다. 게다가 결과적으로 백설공주가 사과를 먹고 쓰려진 상태에서 사랑하는 남자가 그에게 입을 맞춰서 깨어난다. 그러니까 백설공주에게 입을 맞춘 대상이 왕자가 아니라 가난한 혁명가라서 괜찮다는 건가? 결국 위험한 상황에서 그를 구해준 것은 남자인 걸? 게다가 여왕이 미모를 시기해서 백설공주를 죽이려고 하는 것도 변하지 않는다.

 

또한 굳이 실제 왜소증 배우들을 쓴다거나 하면 될 것인데 CG를 쓰면서 난쟁이들이 너무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불편했다. 사실 새롭게 만드는 [백설공주]이니 만큼 굳이 난쟁이들이 정말로 난쟁이일 이유도 없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특히나 첫째가 무려 박사인데 광부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보면 단순히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인간들에게 어울리지 못하고 쫓겨난 게 아니겠는가 싶다. 위험한 숲에서 고된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도 인정 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여전히 장애인으로 그려내다니. 게다가 왜 실제 배우가 아니라 3D 캐릭터처럼 그들을 묘사했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리 주위에 장애를 가진 이들이 실제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그들을 신기한 존재처럼 다루는 것 같다. 현실적인 이야기로 가지고 오려면 모든 것들을 다 현실적으로 바꿔야지, 취사선택하는 것 같은 모습은 도대체 무엇인지. CG가 사실적인 것과 별개로 아쉬운 부분이었다.

 

게다가 왜 항상 남자 주인공은 백인 남성이 하는 건가? 그토록 혁신적이라면 유색 남성, 동양인도 캐스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도 신분만 왕자가 아닐 뿐 백인 남자가 왕자다. 그러니까 라틴 계 유색인종 공주님이 독사과를 먹고 쓰러졌는데 백인, 심지어 왕자도 아닌 사람이 입을 맞춰서 깨어난다는 거다. 정말로 새로운 공주를 그리고 싶다면 독사과를 먹은 것처럼 쓰러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고, 왕비의 진실을 밝혀내려고 노력하는 게 낫지 않을까? 이 정도만 가지고는 정말 순수하게 공주가 누군가를 구원한 느낌도 아니고 개혁적인 이야기가 된 것 같지도 않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토록 여성 중심 서사를 쓰고 싶다면 왕비가 거울을 깨다리고 거울 속에 갇히는 게 아닌 결말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왕비도 계속 남자 목소리의 거울이 하는 말만 믿고 백설공주를 미워하게 되는 것이니, 주체적으로 그 말을 듣지 않고 깨닫는 게 낫지 않나 싶은데 디즈니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백설공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백설공주]의 문법과 전혀 다르지 않은 채 인종만 바꾼 느낌이라 너무 아쉽다. 정말로 더 나은 영화가 되고자 했다면 내용 자체를 뜯었어야 했다. 그런데 단순히 인종만 바꾸고 그 변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는 이들을 비하하듯 비꼬는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의 발언 등은 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 않는가? 특히나 백설공주의 상냥한 마음은 그저 궁전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에만 그쳐 있는 것 같다. 뭐 이것도 상냥한 마음이기는 하나 왕비의 모습과 대비도 크게 되지 않는 데다가, 생각보다 마을 규모도 너무 작아서 이걸 왕국이라고 해도 될지 모를 정도인 기분이기도 하다. 굳이 이 정도 사이즈의 왕국을 개혁하려는 백설공주의 새 남자친구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뭐 이런 것들을 다 넘어서더라도 일단 재미가 없다. 게다가 CG가 너무 많이 사용되다 보니 지나치게 어둡다. 게다가 숲속 장면은 생각보다 공포스러우니 아이들이 썩 좋아할 것 같지도 않다. 어떤 작품인지 궁금해서 보려고 한다면 무조건 후회할 것 같은 [백설공주].

 

영화 보는 권정선재 ksjdoway@daum.net

 

poong:풍도 https://poongdo.tistory.com

 
백설공주
동화 그 이상의 마법 같은 이야기. 2025년 봄과 함께 찾아온 디즈니 최초의 프린세스. 눈보라가 몰아치던 겨울 밤 태어난 백설공주. 온정이 넘치던 왕국에서 모두의 사랑을 받았지만, 강력한 어둠의 힘으로 왕국을 빼앗은 여왕의 위협에 숲으로 도망친다. 마법의 숲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백설공주는 신비로운 일곱 광부들과 만나게 되며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고, 마음속 깊이 숨겨진 용기와 선한 힘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빼앗긴 왕국을 되찾기 위해 여왕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는데… <미녀와 야수>, <알라딘> 제작진이 선보이는 디즈니 판타지 뮤지컬 영화. 눈부시게 아름다운 판타지와 환상의 음악이 선사하는 마법 같은 기적!
평점
-
감독
마크 웹
출연
레이첼 지글러, 갤 가돗, 앤드류 버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