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7:42
26화
정수의 수술
“휴.”
태균이 한숨을 쉰다.
“이게 뭐야?”
이상하게도 진호만 없으면 손님들이 마구 몰려든다.
“여기요!”
“네.”
“저기!”
“잠시만요.”
아침부터 도대체 몇 켤레의 구두를 닦았는지 모르겠다.
“으.”
“저기요!”
“네.”
잠깐 쉴 겨를도 없다.
“강진호.”
하지만 진호도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니 더 답답하다.
“모두들 표정이 왜 그래?”
“우리가 뭐?”
채경이 애써서 미소를 짓는다.
“우리도 아무렇지 않은 걸?”
주현도 미소를 지으며 정수의 손을 잡는다.
“그래요?”
“기다릴게요.”
“아니.”
진희의 말에 정수가 고개를 젓는다.
“진희는 오늘 학교 가야죠.”
“어차피 지금 보충 중이에요.”
진희가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저 원래 공부 잘해서 괜찮아요.”
“훗.”
정수가 미소를 짓는다.
“그래요?”
“네.”
“회장님.”
이 기사가 정수를 바라본다.
“기다리겠습니다.”
“네.”
정수가 미소를 짓는다.
“너무 고마워요.”
“아닙니다.”
이 기사가 고개를 젓는다.
“저야말로 회장님께 받은 게 더 많습니다.”
“그래?”
정수가 이 기사의 손을 잡는다.
“그럼 앞으로 나를 위해 더 일해줘.”
“네.”
“박정수 환자분.”
“네.”
간호사가 정수를 부른다.
“이제 수술실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들었죠?”
정수가 모두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나 이제 들어가요.”
“엄마!”
간호사가 정수의 침대를 수술실로 가져간다.
“흐윽.”
채경이 자리에서 무너져내린다.
“왜 울고 그래요?”
진호가 채경의 눈물을 닦아 준다.
“어차피 어머님 다시 오실 거잖아요.”
“진호 씨.”
채경이 슬픈 눈으로 진호를 바라본다.
“그렇겠죠?”
“당연하죠.”
“성함 좀 말씀해주세요.”
의사가 인자한 목소리로 묻는다.
“박정수요.”
“맞군요.”
의사가 차트에서 눈을 뗀다.
“그럼 이제 수술에 들어가겠습니다.”
의사의 눈이 정수의 손에 머문다.
“저 장갑은.”
“저기요.”
의사가 정수를 바라본다.
“장갑은 끼고 있으면 안 될까요?”
“네?”
“너무 소중한 거라서요.”
의사 둘이 서로를 바라본다.
“괜찮을까?”
“괜찮을 겁니다.”
여의사가 미소를 짓는다.
“소중하신 건가봐요.”
“네.”
정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머리 자르겠습니다.”
“네.”
정수가 강력히 주장해서, 원래는 안 되지만, 특별히 정수만은 수술실에서 머리를 깎기로 했었다. 모두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하아.”
‘사락’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럼 이제 마취 시작하겠습니다.”
“네.”
간호사가 정수의 입에 마취 마스크를 씌웠다.
“후우.”
숨을 들이마실수록 정신이 흐려졌다.
‘위잉’
드릴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정수야.”
“흐음.”
정수가 눈을 뜬다.
“정수야.”
“아빠.”
정수가 몸을 일으킨다.
“어떻게 된 거예요?”
“미안하다.”
“네?”
갑자기 정수의 아버지가 무릎을 꿇는다.
“아빠 왜 그러세요?”
“내가 너한테 몹쓸 짓을 했어.”
“아빠.”
정수가 고개를 젓는다.
“아니에요.”
“응?”
“모두 저를 위해서 하신 거잖아요.”
“정수야.”
“저도 알았어요.”
정수가 미소를 짓는다.
“저도 아빠랑 똑같았거든요.”
“그러냐?”
“그러니 아빠 더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정수야.”
“아빠 아직까지 그거 못 있고 계셨구나?”
정수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우리 아빠 미안해서 어떡하니?”
“정수야, 아빠는 괜찮다.”
“정말 죄송해요.”
정수가 고개를 숙인다.
“나 정말 잘 사니까, 아빠 더 힘들지 말아요.”
“그래.”
“하아.”
“엄마!”
“어머님!”
정수가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본다.
“아빠.”
“네?”
정수가 미소를 짓는다.
“휴.”
“여보.”
“당신.”
살짝 머리가 아프지만 괜찮다.
“나는요?”
“수술이 참 잘되었대.”
“정말요?”
“응.”
주현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다행이야.”
“하아.”
정수가 한숨을 쉰다.
“다시 만났네.”
“당연하죠.”
“박정수 씨.”
“네?”
의사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온다,
“처음입니다.”
“뭐가요?”
이렇게 빨리 의식을 찾으시는 분.
“좋은 건가요?”
“물론입니다.”
“아.”
정수도 미소를 짓는다.
“이제 휴식만 잘 취하시면 됩니다.”
“그래요?”
“그럼 필요하시면 부르십시오.”
“네.”
의사가 물러나고 정수는 미소를 짓는다.
“금방 회사에 복귀할 수 있겠다.”
“일단 그러면 내일부터는 내가 나가지.”
“그럴 수 있겠어요?”
“당연하지.”
주현이 미소를 짓는다.
“당신은 나만 믿으라고.”
“네.”
정수가 미소를 지으며 주현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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