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서른세 번째 이야기
우리, 사랑해!
“하아.”
지연이 망설이며 학교를 바라본다.
“대연 군.”
이제 단념해야 한다. 대연은, 함께 할 수 없는 사내다.
“그래도 사모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지연이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고 미소를 지었다.
“
순간, 들리는 목소리.
“?”
지연은 고개를 돌린다.
“헉, 헉.”
다행이 멀리 지연이 보인다.
“
대연이 있는 힘껏 지연을 부른다.
“
그녀가 돌아본다.
“대연 군?”
지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거기 있어. 좀 가지 좀 마!”
지연은 고개를 한 번 더 갸웃 거리더니, 그 자리에 선다.
“헉, 헉.”
대연은 지연 앞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대, 대연군 무슨 일이십니까?”
“너 전학 가냐?”
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왜 나한테 말을 안 해?”
“네?”
“왜, 나한테 말도 안하고 그냥 가냐고!”
“그게 무슨?”
대연이 지연을 끌어 안는다.
“!”
지연의 눈동자가 커다래진다.
“대, 대연군. 길거리에서 이러시면.”
“사랑해.”
“!”
“미친 듯이 사랑해. 사랑 아닌 줄 알았는데 사랑이야. 이런 건 사랑이 아닌 줄 알고 너를 애써 외면 했는데, 이런 게 사랑이더라. 네가 간다니까 미친 듯이 심장이 두근 거리더라. 보내면 안 된다고.”
“대연 군.”
“미안해. 그동안 너 아프게 해서 정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앞으로 너 정말로 사랑할 게.”
“아니요.”
“뭐?”
“지연이 미소를 짓는다.
“일부러, 그런 거짓을 말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 지연아.”
“그냥 가는 제가 참 안쓰러워 보이시겠지요.”
지연이 대연을 조심스럽게 밀어낸다.
“역시나 대연 군은 마음이 참 따뜻한 사내로군요. 이렇게 저를 위로해주시다니, 하지만 대연 군 저를 위로해주실 필요는 없답니다.”
“그런 게 아니야.”
“아니요.”
지연이 고개를 젓는다.
“저는 정말로 괜찮습니다. 대연 군의 마음이 저를 향해 있지 않다는 것 정도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공연히 저 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입 밖으로 내지는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내가 정말로 너를 좋아한다고!”
대연은 답답한 표정으로 지연을 바라본다.
“진심이요. 진심이란 말이야. 도대체 왜 안 믿는 거야.”
“대연 군.”
지연이 미소를 짓는다.
“사모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
“이 마음은 영원히 저에게 남아 있을 겁니다.”
“지연아.”
“방금 전의 그 고백이 거짓이라도 저는 상관이 없습니다.”
지연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 마음이 진심이라고 믿을 테니까요.”
“하지만.”
지연이 조용히 젓는다.
“거짓이라고 해주십시오.”
“!”
대연의 눈동자가 동그래진다.
“우리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사이입니다. 그러니, 대연 군 방금 전의 말이 부디 거짓이라고 말씀해주십시오.”
“서, 설마.”
그제야 지연이 미소를 짓는다.
“제 마음을 이해해주셨군요.”
지연이 조심스럽게 대연의 손을 잡는다.
“대연 군 반드시 건강하십시오.”
“응. 그럴게.”
대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지연은 미소를 짓는다.
“우리의 인연이 너무나도 짧음에,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러면 대연 군.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지연이 천천히 뒤돌아섰다. 대연은 그 모습을 그냥 바라만 보고 있다.
“대연 군. 어서 학교로 돌아가십시오.”
지연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잠깐만!”
“?”
대연이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대, 대연?”
대연이 지연의 몸을 돌리고 입을 맞추었다.
“!”
“사랑해.”
대연의 눈물이 대연의 볼을 타고 흘러서 지연의 볼에 떨어졌다.
“하아.”
“후우.”
얼마나 지났을까?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졌다.
“대연 군. 이게 무슨?”
“네가 어디에 있든. 네가 무엇을 하든. 널 사랑할 거야. 이 마음 미리 고백하지 못한 내가 참 한심하고 바보 같지만. 널 사랑해. 네가 나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하더라도, 나는 정말로 너를 사랑해!”
“대연 군.”
지연이 대연의 품에 안긴다.
“왜 조금만, 조금만 더 일찍 말씀해주시지 않은 겁니까? 네? 왜요?”
“미안해.”
“대연 군.”
“사랑해.”
“저도 대연 군을 사모하고 있습니다.”
대연이 지연을 꼭 안는다.
“내 전화 번호 알지?”
“아니요.”
대연이 주머니를 뒤져서 네임펜을 찾는다.
“손 줘봐.”
지연이 손을 내밀자, 대연은 자신의 번호를 적는다.
“반드시 연락해. 알았지?”
“네.”
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잘 가.”
“네.”
지연은 울먹이며 집을 향해 걸었다.
“하아.”
대연 역시 슬픈 미소를 지으며 학교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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