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서른 번째 이야기
20살의 열병
“너 뭐하는 거냐?”
“보면 몰라? 별 접잖아.”
선재가 싱긋 웃는다.
“그러니까, 그 별을 왜 접고 있는 거냐고.”
준오가 고개를 갸웃한다.
“이제 곧 주연 씨 생일이야.”
“징하다.”
준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너 아직도 사귀고 있었냐?”
“그럼.”
선재가 씩 웃는다.
“너는 내가 금방 헤어질 거 같았냐?”
“세상에 아름다운 Lady 가 얼마나 많은데.”
“주연 씨가 어디가 어때서.”
“그래 네 여자친구라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냐?”
준오가 자리에 털썩 앉는다.
“나에게까지 접어달라는 소리는 하지 말라.”
“걱정하지 마.”
준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여간 미친 놈.”
준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나는 그런 여자를 트럭 째 갖다 준다고 해도 싫다. 도대체 그 여자가 뭐가 좋다고 그 난리인지.”
준오는 늘 들르는 커피 전문점에 들어간다.
“어서오세요!”
준오가 고개를 갸웃한다.
“파트타이머 분이 바뀌셨네요.”
“네, 오늘부터 일하게 되었어요. 단골이신가봐요?”
“네.”
파트타이머는 굉장히 아름다웠다. 포카리스웨트에 나오는 모델 같달까?
“무엇으로 드릴까요?”
“라떼요. 시럽 듬뿍 넣은.”
“오빠.”
“왜?”
“오빠 군대 가기 전에 우리 어디 여행이라도 갈까?”
“여행?”
지원이 고개를 갸웃한다.
“내 돈 없다.”
“나 과외하잖아.”
승연이 싱긋 웃는다.
“어차피 오빠 가면 당분간 데이트할 일도 없어서, 돈 쓸 곳도 없단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 가까운데 아무 곳이나 여행 가자.”
“니가 그라케까지 말해쌌는데, 남자가 되가꼬, 안 된다고 할 수도 없고.”
“오빠.”
승연이 싱긋 웃는다.
“가자. 응? 가자.”
“아, 알았다.”
지원이 미소를 짓는다.
“정말.”
승연이 지원의 팔에 매달린다.
“무, 무겁다.”
“치.”
승연이 지원의 볼에 입을 맞춘다.
“소은 씨 마음 쓰지 말아요.”
“괜찮아요.”
소은이 미소를 짓는다. 부장에게 사실을 말하고 나서, 부장에게 된통 깨진 소은이다. 물론 강 대리의 일도 모두 소은이 하게 되었다.
“제가 컴퓨터를 끄고 가지 않아서 죄송해요.”
“아니요.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컴퓨터를 끈 게 잘못이죠. 강 대리 님이 무슨 잘못이 있으시다고 이러세요.”
소은이 싱긋 웃는다.
“괜한 마음 쓰지 마세요. 괜히 여기 계시다가 부장님께 깨지지 마시고, 어서 자리로 돌아가세요.”
“제가 도와줄 게 없을까요?”
“이미 강 대리 님이 모든 것을 다 정리 해놓으셨더라고요. 저는 그거 다시 추리기만 하면 되는 걸요.”
“그래도.”
“괜찮아요.”
“정말 괜찮겠어요?”
“물론입니다.”
강 대리가 미심쩍다는 표정을 짓는다.
“혹시나 문제가 생기거나 막히는 곳이 있으면 저 불러주세요.”
“네.”
소은이 명랑하게 대답한다.
“소은 씨 좋겠어요.”
“무슨 말씀이세요? 박 대리 님.”
병환이 웃음을 참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강 대리가 소은 씨 좋아하는 거 같지 않아요?”
“강 대리 님이요?”
소은의 눈동자가 동그래진다.
“설마요?”
“왜요?”
병환은 재밌기만 한 모양이다.
“분명 강 대리 나나 다른 사람이 컴퓨터 꺼서 자료 다 날라갔으면 길길이 날뛰었을 거라고요. 그런데 소은 씨라는 이유로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다니, 참 신기하단 말이에요. 소은 씨가 부럽네요.”
“농담하지 마세요.”
소은이 작게병환을 노려본다.
“강 대리 님께서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실 걸요?”
“두고 보면 알죠.”
병환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 커피 마실 건데, 소은 씨도 마실래요?”
“자판기는 싫어요.”
“알았어요.”
병환이 지갑을 든다.
“로티보이 베이커리 다녀올게요.”
“그럼 저는 캬라멜 마끼아또요. 아이스로요!”
“오케이.”
병환이 사무실을 빠져 나간다.
“하아.”
소은이 한숨을 쉰다.
“남이 나를 좋아하는 건 그렇게 잘 눈치 채면서, 내가 자기 좋아하는 건 이렇게 눈치를 못 채나.”
“하아.”
“네가 왜 한숨이냐?”
준오가 책상에 엎드려서 기운이 없다.
“무슨 일이야?”
“어떤 사람을 봤는데 말이야.”
“그런데?”
“자꾸만 그 사람이 머리에서 아른 거리고, 눈 앞에서 맴돌면 이게 어떻게 된 거냐? 내가 미친 거냐?”
“킥.”
선재가 웃음을 터뜨린다.
“웃지마.”
“아, 미안.”
준오가 인상을 찌푸린다.
“나는 심각하다고.”
“누가 내 절친한 친구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을까?”
“어?”
준오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게 무슨 말이냐?”
“너 평소에는 잘난 척 엄청 하더니, 이런 데는 맹하구나. 너 그 사람 좋아하는 거잖아.”
.“말도 안 돼. 오늘 처음 본 사람이라고.”
“첫 눈에 반한다는 말도 있거든.”
선재가 재밌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나저나 우리 준오를 한 번에 앗아간 그녀는 누구려나?”
“노, 놀리지마.”
“킥. 알았어. 그래도 궁금하다. 네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다니.”
“사로잡기는.”
준오가 책상에 축 늘어진다.
“예쁘기는 했는데.”
“누군데?”
“너는 몰라도 돼. 알면 분명히 찾아갈 거잖아.”
“네가 그걸 어떻게 아냐?”
“뻔하지.”
준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나는 싫다. 네가 그 사람에게 찾아가는 거. 아직 내 마음이 확실히 정립되지도 않았는데 말이지.”
“킥. 알았어.”
“사랑?”
준오가 작게 사랑이라는 단어를 외고 웃음을 짓는다.
“말도 안 돼.”
첫 눈에 반하는 게 정말로 가능하다고? 준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사람을 겪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사랑에 빠진다는 거야?”
준오가 미소를 짓는다.
“선재 녀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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