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누군가의 백마 탄 왕자가 되어버린 나의 왕자님
“좋은 아침이에요.”
“네.”
회사에 들어서자 소은이 반갑게 맞아준다.
“어떻게 되었어요?”
“다 소은 씨 덕분이에요.”
“잘 됐구나.”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머, 축하해요.”
소은이 미소를 짓는다.
“그러게 내가 뭐라고 했어요? 당장 쫓아가 보라고 했죠?”
“그러게 말이에요. 진작 소은 씨 말 들을 걸. 그동안 왜 속앓이 했는 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정말 고마워요. 내가 언제 한 번 근사하게 저녁 살게요. 시간 비면 내게 네이트온으로 말해줘요.”
“알았어요.”
병환이 자리에 앉는다.
“도대체 누구야!”
순간 강 대리가 소리를 친다.
“무슨 일이에요?”
평상시 강 대리와 친분이 있던 병환이 재빨리 묻는다.
“어제 작업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컴퓨터 켜놓고 갔는데, 누가 꺼버렸어요. 그런데 뭐가 잘못됐는지 자료가 다 날아가 버렸어요.”
“!”
순간 소은의 눈동자가 커다래진다.
“설마요?”
“미치겠네. 그거 오늘 아침까지 결제 받아야 하는 건데.”
강 대리가 머리를 헝클어트린다.
“도대체 누구입니까?”
“아침부터 웬 소란이야?”
그 순간 설상가상 부장까지 들어와 버린다.
“아, 안녕하세요.”
강 대리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박 부장에게 인사를 한다.
“강 대리 무슨 일이야?”
“그게 누군가 제 컴퓨터를 꺼서 오늘 아침 보고해야 할 서류가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지금 거짓말 하는 거 아니야?”
“네?”
강 대리가 고개를 든다.
“그게 무슨?”
“애초에 서류 하나도 준비 안 해놓고 말이야. 괜히 해놨다고 거짓말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지. 나에게 한 소리 들을까 말이야.”
“부장님!”
“흠. 암튼 그러면 퇴근 전까지 완료해놓고 가게.”
부장이 거드름을 피우며 부장실로 들어간다.
“하아.”
강 대리가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는다.
“저, 박 대리 님!”
순간 소은이 병환을 부른다.
“저요?”
“네.”
병환이 소은에게 걸어간다.
“무슨 일이에요?”
“컴퓨터 끈 거 저예요.”
“네?”
“조용.”
소은이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댄다.
“우리 회사 집에 가기 전에 원래 컴퓨터 꺼야 하잖아요. 그래서 끊건 데 작업 중일 줄은 몰랐단 말이에요.”
“그래도.”
소은이 울상을 짓는다.
“어떡하죠?”
“강 대리에게 말해야 하지 않아요?”
“엄청나게 화낼 게 분명하잖아요.”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요?”
소은이 한숨을 쉰다.
“박 대리 님 문제가 해결이 되니까, 제 문제가 생겨버리네요.”
“그러게요.”
소은이 울상을 짓는다.
“어떻게 말해요?”
“그냥 지금 말해요. 더 끌면 일이 더 커질 거예요. 부장님께도 소은 씨가 직접 말씀 드리고요.”
“그래야 하겠죠?”
“네.”
소은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너는 지겹지도 않냐?”
대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무엇이 말씀이십니까?”
“우와 맛있겠다.”
“그럼 너 다 먹어.”
대연이 지연이 잔뜩 싸 온 도시락을 범준에게 통째로 건넨다.
“대연 군!”
지연이 대연을 노려본다.
“이게 무슨 행동이십니까?”
“내가 뭘?”
“어떻게 싸 온 사람의 성의는 전혀 개의치 않으시고, 남에게 줄 수가 있다는 말씀입니까?”
“버리는 거 보다 낫잖아.”
“!”
지연의 눈동자가 커다래진다.
“대, 대연아.”
범준이 대연의 팔을 잡는다.
“솔직히 내가 틀린 말 했냐?”
“그래도 말이 너무 심하잖아.”
“아닙니다.”
지연이 미소를 짓는다.
“대연 군 말씀이 맞으시군요. 괜히 저 혼자 대연 군을 너무나도 귀찮게 한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말라고.”
“네.”
지연이 고개를 숙인다.
“앞으로 이런 일 하지 않겠습니다.”
“?”
대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저, 정말이야?”
“네.”
지연이 미소를 지으며 대연을 바라본다.
“그럼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뛰어간다.
“야, 잡어.”
“내가 왜?”
대연이 팔베개를 하고 잔디밭에 누웠다.
“뭐하는 짓이야? 지연이가 울잖아.”
“이래야 하는 거잖아.”
“어?”
“안 그러면 나한테 계속 미련 갖는 거 아니냐?”
대연이 눈을 지긋이 감는다.
“나는 쟤 사랑할 자신이 없다. 그러면 이렇게라도 단념시켜야 하는 거야.”
“대, 대연아.”
“저 강 대리 님.”
“네, 소은 씨.”
소은이 찬 물을 한 컵 건넨다.
“일단 주욱 들이키세요.”
“고마워요.”
강 대리가 찬 물을 단숨에 들이킨다.
“하아.”
“저 그 컴퓨터 말인데요.”
“누가 했는 지 알아요?”
순간 병환이 와서 소은의 손을 잡아준다.
“!”
병환을 바라보자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그랬어요.”
“네.”
순간 강 대리의 눈동자가 커다래진다.
“그, 그게 무슨?”
“어제 켜놓고 가셨길래, 저는 이런 줄 모르고 그냥 꺼버렸어요. 정말 죄송해요.”
소은이 고개를 숙였다.
“소, 소은 씨.”
“부장님께는 제가 말씀 드릴 게요. 처음부터 말씀드리지 않아서 정말 죄송해요. 강 대리 님이 화가 나 있으셔서 조금 무서웠거든요. 그래도 말씀은 드려야 할 거 같아서 말이에요. 정말 죄송해요.”
“아, 아니에요. 안 끄고 간 제가 바보죠.”
강 대리가 한숨을 쉰다.
“그나저나 언제 다시 쓰지?”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박 대리 님이요?”
“저도요!”
강 대리가 미소를 짓는다.
“그럼 점심 먹고 도와주세요.”
소은은 거울을 통해 병환을 바라본다.
“하아.”
남의 왕자가 되어버린 나의 백마 탄 왕자 님. 소은은 울상을 짓는다.
19살 & 22살
평범한 커플의 대명사.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와 서울 아가씨
이 가시나가 너무나도 좋습니더 – by
이 남자의 무뚝뚝함은 참을 수 있습니다. –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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