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5. 18. 22:08

 

 

 

 우리, 사랑해!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누군가의 백마 탄 왕자가 되어버린 나의 왕자님

 

 

 

 좋은 아침이에요.

 

 .

 

 회사에 들어서자 소은이 반갑게 맞아준다.

 

 어떻게 되었어요?

 

 다 소은 씨 덕분이에요.

 

 잘 됐구나.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머, 축하해요.

 

 소은이 미소를 짓는다.

 

 그러게 내가 뭐라고 했어요? 당장 쫓아가 보라고 했죠?

 

 그러게 말이에요. 진작 소은 씨 말 들을 걸. 그동안 왜 속앓이 했는 지 모르겠어요. 아무튼 정말 고마워요. 내가 언제 한 번 근사하게 저녁 살게요. 시간 비면 내게 네이트온으로 말해줘요.

 알았어요.

 

 병환이 자리에 앉는다.

 

 도대체 누구야!

 

 순간 강 대리가 소리를 친다.

 

 무슨 일이에요?

 

 평상시 강 대리와 친분이 있던 병환이 재빨리 묻는다.

 

 어제 작업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컴퓨터 켜놓고 갔는데, 누가 꺼버렸어요. 그런데 뭐가 잘못됐는지 자료가 다 날아가 버렸어요.

 

 !

 

 순간 소은의 눈동자가 커다래진다.

 

 설마요?

 미치겠네. 그거 오늘 아침까지 결제 받아야 하는 건데.

 강 대리가 머리를 헝클어트린다.

 

 도대체 누구입니까?

 

 아침부터 웬 소란이야?

 

 그 순간 설상가상 부장까지 들어와 버린다.

 

 , 안녕하세요.

 

 강 대리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박 부장에게 인사를 한다.

 

 강 대리 무슨 일이야?

 

 그게 누군가 제 컴퓨터를 꺼서 오늘 아침 보고해야 할 서류가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지금 거짓말 하는 거 아니야?

 

 ?

 

 강 대리가 고개를 든다.

 

 그게 무슨?

 

 애초에 서류 하나도 준비 안 해놓고 말이야. 괜히 해놨다고 거짓말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지. 나에게 한 소리 들을까 말이야.

 

 부장님!

 

 . 암튼 그러면 퇴근 전까지 완료해놓고 가게.

 

 부장이 거드름을 피우며 부장실로 들어간다.

 

 하아.

 

 강 대리가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는다.

 

 , 박 대리 님!

 

 순간 소은이 병환을 부른다.

 

 저요?

 

 .

 

 병환이 소은에게 걸어간다.

 

 무슨 일이에요?

 

컴퓨터 끈 거 저예요.

 

 ?

 

 조용.

 

 소은이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댄다.

 

 우리 회사 집에 가기 전에 원래 컴퓨터 꺼야 하잖아요. 그래서 끊건 데 작업 중일 줄은 몰랐단 말이에요.

 

 그래도.

 

 소은이 울상을 짓는다.

 

 어떡하죠?

 

 강 대리에게 말해야 하지 않아요?

 엄청나게 화낼 게 분명하잖아요.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요?

 

 소은이 한숨을 쉰다.

 

 박 대리 님 문제가 해결이 되니까, 제 문제가 생겨버리네요.

 

 그러게요.

 

 소은이 울상을 짓는다.

 

 어떻게 말해요?

 

 그냥 지금 말해요. 더 끌면 일이 더 커질 거예요. 부장님께도 소은 씨가 직접 말씀 드리고요.

 

 그래야 하겠죠?

 

 .

 

 소은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너는 지겹지도 않냐?

 

 대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무엇이 말씀이십니까?

 

 우와 맛있겠다.

 

 그럼 너 다 먹어.

 

 대연이 지연이 잔뜩 싸 온 도시락을 범준에게 통째로 건넨다.

 

 대연 군!

 

 지연이 대연을 노려본다.

 

 이게 무슨 행동이십니까?

 

 내가 뭘?

 

 어떻게 싸 온 사람의 성의는 전혀 개의치 않으시고, 남에게 줄 수가 있다는 말씀입니까?

 버리는 거 보다 낫잖아.

 

 !

 

 지연의 눈동자가 커다래진다.

 

 , 대연아.

 

 범준이 대연의 팔을 잡는다.

 

 솔직히 내가 틀린 말 했냐?

 

 그래도 말이 너무 심하잖아.

 

 아닙니다.

 지연이 미소를 짓는다.

 

 대연 군 말씀이 맞으시군요. 괜히 저 혼자 대연 군을 너무나도 귀찮게 한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말라고.

 

 .

 

 지연이 고개를 숙인다.

 

 앞으로 이런 일 하지 않겠습니다.

 

 ?

 

 대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 정말이야?

 

 .

 

 지연이 미소를 지으며 대연을 바라본다.

 

 그럼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뛰어간다.

 

 , 잡어.

 

 내가 왜?

 

 대연이 팔베개를 하고 잔디밭에 누웠다.

 

 뭐하는 짓이야? 지연이가 울잖아.

 이래야 하는 거잖아.

 

 ?

 

 안 그러면 나한테 계속 미련 갖는 거 아니냐?

 

 대연이 눈을 지긋이 감는다.

 

 나는 쟤 사랑할 자신이 없다. 그러면 이렇게라도 단념시켜야 하는 거야.

 

 , 대연아.

 

 

 

 저 강 대리 님.

 

 , 소은 씨.

 

 소은이 찬 물을 한 컵 건넨다.

 

 일단 주욱 들이키세요.

 

 고마워요.

 

 강 대리가 찬 물을 단숨에 들이킨다.

 

 하아.

 

 저 그 컴퓨터 말인데요.

 

 누가 했는 지 알아요?

 

 순간 병환이 와서 소은의 손을 잡아준다.

 

 !

 

 병환을 바라보자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그랬어요.

 

 .

순간 강 대리의 눈동자가 커다래진다.

 

 , 그게 무슨?

 

 어제 켜놓고 가셨길래, 저는 이런 줄 모르고 그냥 꺼버렸어요. 정말 죄송해요.

 

 소은이 고개를 숙였다.

 

 , 소은 씨.

 부장님께는 제가 말씀 드릴 게요. 처음부터 말씀드리지 않아서 정말 죄송해요. 강 대리 님이 화가 나 있으셔서 조금 무서웠거든요. 그래도 말씀은 드려야 할 거 같아서 말이에요. 정말 죄송해요.

 

 , 아니에요. 안 끄고 간 제가 바보죠.

 

 강 대리가 한숨을 쉰다.

 

 그나저나 언제 다시 쓰지?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박 대리 님이요?

 저도요!

 

 강 대리가 미소를 짓는다.

 

 그럼 점심 먹고 도와주세요.

 

 

 

 소은은 거울을 통해 병환을 바라본다.

 

 하아.

 

 남의 왕자가 되어버린 나의 백마 탄 왕자 님. 소은은 울상을 짓는다.

 

 

 

 이승연 & 강지원

 

 19  &  22

 

 평범한 커플의 대명사.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와 서울 아가씨

 

이 가시나가 너무나도 좋습니더 by 강지원

이 남자의 무뚝뚝함은 참을 수 있습니다. by 이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