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스치듯이 만나다.
“어�요?”
“맛이 아주 훌륭하군요. 굉장히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았지만, 이토록 훌륭한 음식은 굉장히 오랜만입니다.”
“고맙습니다.”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Dr. Jason 의 혀는 아주 완벽하시군요.”
“그런가?”
Dr, Jason이 낮게 웃는다.
“그나저나 선재 군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네?”
“내가 선재 군의 아버지로 어울릴만한 재목인가?”
“그건.”
“당장 나가요!”
순간 가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 가인.”
“Dr. Jason. 지금의 그 무례한 태도는 정말 실망이에요. 당장 돌아가주세요.”
“가, 가인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당장 가라고요!”
가인이 악을 쓴다.
“아, 알았어.”
Dr. Jason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더 드시지.”
“가인이 이토록 화를 내지 않나?”
Dr. Jason이 미소를 짓는다.
“가인 내가 실수를 했다면 사과를 하지. 당신이 화가 풀렸으면 좋겠어. 알겠지? 가인. 부탁이야.”
Dr. Jason이 집을 나갔다.
“하아.”
Dr. Jason이 나가자 마자 가인이 의자에 무너져 내렸다.
“엄마.”
“너에게 아버지는 한 분 뿐이야.”
가인이 미소를 짓는다.
“내가 Dr. Jason을 좋아한대도, 저 사람은 네 아버지가 아니야. 그래서 그런 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엄마.”
“후후.”
가인이 낮게 웃는다.
“나도 참 우습지? 진작 죽은 사람이 뭐라고.”
“엄마.”
“어서 먹자. 냉면 다 불겠다.”
가인이 억지로 냉면을 밀어 넣는다.
“정말 미안해.”
“아니에요.”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선재 대신에 취직 턱 내셔야 해요.”
“당연하지.”
혜지가 싱긋 웃는다.
“그러면 됐어요. 제가 어디로 가면 돼요?”
“여기가 어디냐면 말이야.”
“우와.”
주연이 두리번거린다.
“다들 정장 차림의 커리어 우먼들이야.”
“멋있네.”
승연이 시럽이 듬뿍 들어간 꺄라멜 마끼아또를 마시며 한마디 보탠다.
“조용히들 해.”
혜지가 인상을 찌푸린다.
“그나저나 선미 선배는 어디 계신 거지?”
“혜지야!”
그 순간 멀리 있던 한 여자가 손을 든다.
“언니!”
“이게 재직 증명서야. 물론 모든 교수님들이 이걸로 통과시켜주시지 않을 거야. 그러면 네가 수업들 좀 들어줘.”
“하지만 겹치는 건.”
“물론 안 들어도 돼. 그리고 수업 듣는 게 힘들면 안 들어도 돼.”
선미가 미소를 짓는다.
“부담 느낄 필요는 없는데. 미안해.”
“아니에요.”
“그럼 부탁해.”
“네.”
“되게 웃기다. 왜 너한테 그런 걸 부탁해?”
“굉장히 친한 언니야.”
“ 그래도 그렇지.”
주연이 입을 내민다.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야? 재적 증명서 내주는 것만 해도 어딘데? 대신 수업 들어줄 수 있냐니? 말이 돼?”
“그러게.”
“괜찮아.”
혜지가 싱긋 웃는다.
“그나저나 너희 수업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야?”
“너는 학교 안 가도 되냐?”
승연이 빈정상한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네.”
“잠깐만.”
주연이 울상을 짓는다.
“왜?”
“나 아직 다 못 먹었단 말이야.”
“그래 빨리 먹어라.”
승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저, 정말 괜찮아요.”
“괜찮긴요!”
소은이 억지로 병환을 일으킨다.
“같이 점심 먹으러 가요.”
“배가 안 고프다니까요.”
“보는 내가 답답해서 그래요!”
“소은 씨.”
소은이 허리에 손을 올린다.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요?”
“훗.”
“어서요.”
“아, 알았어요.”
병환이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래도 설렁탕이랑 도가니탕은 안 돼요.”
“나도 싫네요.”
소은이 싱긋 웃는다.
“우리 뭐라도 먹자.”
“너 방금 아이스크림이랑 번 먹었잖아.”
“그래도 배가 고픈 걸 어떡해?”
주연이 울상을 짓는다.
“응?”
“하여간.”
승연이 고개를 젓는다.
“여기 괜찮은 추어탕 집 있는데.”
“추어탕?”
혜지가 두리번 거린다.
“그러니까.”
순간 혜지의 눈동자가 커다래진다.
“!”
“왜 그래?”
승연이 혜지의 시선을 따라간다.
“!”
“추어탕 좋아했어요?”
“좋아하지는 않고, 가끔 먹어요.”
병환이 미소를 지으며 추어탕 집으로 소은을 이끈다.
“소은 씨도 거기 추어탕 드시면 정말 반해버릴 걸요?”
“정말요?”
“물론입니다.”
병환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거기가.”
병환이 고개를 드는 순간 혜지와 그 일행을 보았다.
“!”
“박 대리 님?”
소은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이세요?”
병환은 대답이 없었다.
“박 대리 님?”
“가, 가자.”
혜지가 재빨리 돌아섰다.
“혜지야.”
“당장 가자. 나 과제 있는 거 잊어버렸었어.”
혜지가 애써 미소를 짓는다.
“주연아 배 안 고프지.”
“어? 어.”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어서 가자.”
혜지가 부지런히 걷는다.
“같이 가자.”
“혜지야!”
“박 대리 님!”
“네?”
“무슨 생각 하세요?”
“아, 아니에요.”
혜지가 멀어지는 것을 보던 병환이 소은을 바라본다.
“아는 사람들이에요?”
“아니요.”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어서 들어가시죠.”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나는 병환 오빠는 그럴 줄 몰랐어.”
“그만해.”
“뭘, 그만해?”
주연이 볼을 부풀린다.
“승연이랑 헤어진 지가 한 달이 됐어? 두 달이 됐어? 설사 일 년이 지나도 그렇게 빨리 사귈 수가 있는 거냐? 그리고 지금 헤어진 지 겨우 2주 뿐이잖아. 그런데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닌다는 말이야?”
“
“아, 알았어.”
혜지는 아까부터 말이 없었다.
“혜지야 괜찮아?”
“어? 어.”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정말 괜찮은 거야?”
승연이 걱정 어린 표정으로 혜지를 바라본다.
“그럼 괜찮지. 안 괜찮을 건 또 뭐야? 하핫.”
“주연이 말 마음에 담아두지 마. 그냥 회사 동료일 수도 있는 거잖아. 아, 아니 그냥 회사 동료일 거야. 그러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마.”
“내가 뭘.”
혜지가 싱긋 웃는다.
“내가 헤어지자고 한 거잖아. 솔직히 오빠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빨리 생겼으면 싶었어. 그렇게 멋있는 여자라면 괜찮을 거 같아. 그러니까 괜찮아. 너도 나 때문에 괜히 마음 쓰지 마. 알았지.”
“알았어. 나는 알았는데.”
승연이 고개를 젓더니 한숨을 쉰다.
“추어탕 좋아하신다더니 왜 한 입도 못 드세요.”
“그냥 옛날 그 맛이 아니네요.”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소은 씨는 입에 맞으세요.”
“저는 그럭저럭 먹을 만 한데.”
소은이 말 끝을 흐린다.
“아까 그 여자분들 아는 분들이었죠.”
“네?”
병환이 고개를 든다.
“그, 그게 무슨.”
“아니면 박 대리 님이 갑자기 이럴 이유가 없으시잖아요. 본인이 추어탕을 먹자고 끌고 오시다가 그 여자 분들 만나고 이렇게 갑자기 말이 없어지신 거니까요. 도대체 어떤 분들이에요? 설마 여자 친구 일행이었어요?”
병환이 아무 말 없이 미소를 지으며 추어탕 국물을 떠먹는다.
“어머, 맞구나.”
소은이 입을 가린다.
“어떡해요? 괜히 저 때문에 오해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요.”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이미 헤어진 사이인 걸요.”
“왜 이렇게 저를 나쁜 여자로 만드는 거예요?”
“네?”
병환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당장 그 여자 친구 분께 가세요.”
“소은 씨.”
“박 대리 님이 안 가시면 제가 갈 겁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박 대리 님이 그 여자 분을 얼마나 좋아하시는 지 다 말씀 드릴 거라고요. 그러니까 제가 가기 전에 박 대리 님이 직접 가시면 좋잖아요.”
“하아, 못 그런다니까요.”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그러니까 소은 씨도 신경 쓰지 말고 추어탕이나 맛있게 드세요.”
“지금 추어탕이 목으로 넘어가게 생겼어요!”
소은이 병환을 노려본다.
“어쩜 그렇게 여자를 몰라요?”
“네?”
“지금 헤어진 지 2주 넘어가시죠. 이대로 계속 가시다가는 정말 원치 않는 결과가 빚어지실 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자꾸 지체하지 말고 빨리 가서 잡으세요. 빨리 가서 잡으셔야만 한다니까요.”
“소은 씨.”
소은이 수저를 내려 놓고 병환을 일으킨다.
“어서 일어나요.”
“왜 이래요?”
“어서요!”
Dr, Jason
52살. 남자
런던에서 한국계 어머니와 프랑스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프랑스와 독일의 혼혈이시기에 다국어에 굉장히 능하다. 한국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어머니와 함께 들어왔었다. 현재는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혼자 살고 있는 중이다. 직업은 외과 의사로 이미 그 실력은 인정받은 상태이다. 현재는 휴식을 핑계로 가인과의 연애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가인을 굉장히 사랑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인이 만든 음식은 썩 좋아하지는 않고 있다.
좋아하는 음식 : 한식, 프랑스 음식
싫어하는 음식 : 가인이 만든 음식
좋아하는 것 : 가인, 한국적인 것. 한국. 프랑스, 독일
싫어하는 것 : 일본, 가인의 음식
잘하는 것 : 흉부외과 수술, 영어, 독어, 불어, 한국어
못하는 것 : 돌려말하기
'☆ 소설 창고 > 우리, 사랑해!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사랑해! - [스물여덟 번째 이야기] (0) | 2008.05.18 |
---|---|
우리, 사랑해! - [스물일곱 번째 이야기] (0) | 2008.05.18 |
우리, 사랑해! -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0) | 2008.05.18 |
우리, 사랑해! - [스물네 번째 이야기] (0) | 2008.05.18 |
우리, 사랑해! - [스물세 번째 이야기] (0) | 2008.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