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서로가 서로에게 갈 수 없는데
“어떻게 됐냐?”
범준이 고개를 젓는다.
“망부석이야.”
“미치겠네.”
대연이 인상을 찌푸린다.
“그런데 지연이가 어디가 어때서 그러냐?”
“어?”
대연이 고개를 든다.
“무슨 말이야?”
“솔직히 지연이 정도면 완벽하지 않냐?”
“완벽하기는.”
대연이 측은한 눈길로 범준을 바라본다.
“네가 아직 여자보는 눈이 없어서 그런다.”
“누, 누가 할 소리.”
“훗.”
대연이 코웃음을 치고, 다시 엎드린다.
“야 이번 시간
“그런데?”
“그렇게 엎드려 있어도 돼?”
“신경 꺼.”
범준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교과서로 시선을 돌렸다.
“이봐요!”
‘탁’
부장이 서류철로 책상을 내리친다. 그제야 병환은 정신이 든다.
“아, 부, 부장님.”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하여간.”
부장이 혀를 찬다.
“하아.”
그런 모습을 보며 소은이 한숨을 쉰다.
“마셔요.”
“고마워요.”
병환이 소은이 건네는 뜨거운 커피를 단숨에 들이킨다.
“박 대리 님!”
“네?”
병환이 멍한 눈빛으로 소은을 바라본다.
“무슨 일이죠?”
“그거 뜨거운 커피에요.”
“그랬나요?”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하나도 안 뜨겁던데.”
“도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
“뭐가요?”
“사람이 온종일 정신을 빼놓고 다니잖아요.”
“그런가요?”
병환이 실없는 사람처럼 미소를 짓는다.
“박 대리 님!”
“제가 말씀 드리지 않았나요?”
“네?”
“제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다고요.”
“어떻게 그래요?”
소은이 병환을 노려본다.
“어떻게 한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지나칠 수가 있냐고요? 사람이 눈에 띄게 아파보이는데 어떻게 그래요?”
“그런가요?”
“박 대리 님!”
“미안해요.”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지금은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아요.”
“하아.”
소은이 고개를 흔든다.
“그러면 찾아가면 되잖아요.”
“그런가요?”
“박 대리 님.”
“아직 찾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아니 영원히 찾아가지는 않을 거예요.”
“도대체 왜?”
“그녀가 다시 돌아올테니까요.”
“하아.”
소은도 자신의 몫의 커피를 단숨에 들이킨다.
“정말 많이 뜨겁진 않군요.”
“그렇죠?”
“정말 답답해 보이는 거 알아요?”
“그럴 거 같아요.”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나는 제정신이에요.”
“옆에서 보면 미친 거 같아요.”
“그래요? 후후.”
“하아.”
소은이 고개를 흔들더니, 자신의 자리로 간다.
“너 괜찮아?”
“어?”
멍하니 있던 혜지가 고개를 든다.
“뭐가?”
“밥도 하나도 안 먹고 말이야.”
“그러게.”
승연도 걱정어린 표정으로 혜지를 바라본다.
“밥 맛이 없네.”
혜지가 힘없이 포크를 내려놓는다.
“말도 안 돼. 네가 얼마나 좋아하던 까르보나라인데.”
“그런데 맛이 하나도 없다.”
적당히 보기 좋은 체형이었던 혜지는 승연보다도 더 말라가고 있다. 승연의 경우 볼륨있게 말라서 참 예뻤지만, 혜지의 경우는 보는 사람이 다 안쓰러워질 정도로 마르고 있었다.
“그러면 오빠에게 가면 되는 거잖아.”
결국 주연이 참지 못하고 말을 하고 만다.
“야.”
승연이 주연을 작게 노려본다.
“내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
“혜지야.”
혜지의 눈에 눈물이 툭하고 맺힌다.
“내가 그래도 되는 걸까? 싶어. 그래서 못 가.”
“
“내가 바보 같지?”
“그래.”
혜지가 고개를 숙인다.
“나 바보인 거 나도 잘 아는데 어쩔 수가 없어.”
“어머 Son, 뭐하는 거야?”
“엄마가 냉면 먹고 싶다며.”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솥뚜껑을 닫는다.
“어머 Son, 정말로 이 Mother 가 Eat 하고 싶다고 해서 Cook하는 거야?”
“그럼요.”
선재가 씩 웃는다.
“그나저나 큰 일이네?”
“What?”
“제가 양지를 너무 많이 삶았나봐요. 우리 둘이 먹기에는 양이 조금 많을 거 같은데, 버려야 하나?”
“버, 버리긴.”
가인이 살짝 선재의 눈치를 본다.
“그러면 Son 이렇게 하면 어떨까?”
“어떻게요?”
“그러니까, 어차피 버릴 거라면 말이요. 아무나 Eat 해도 되는 거잖아? 맞지?”
“그런가요?”
“그, 그러면 말이야. Dr.Jason은 어때?”
“킥.”
“왜 Laugh 하는 거야?”
“당연히 Dr.Jason 아저씨에게 연락 했죠.”
“뭐?”
‘딩동’
순간 벨이 울린다.
“서, 설마?”
가인이 입을 가린다.
“어서 문 열어 드리세요.”
“어머 Son. Crazy 했어? 이 Mother hair 다듬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Dr. Jason 을 call하면 어떡해?”
“그러면 그냥 보낼까요?”
“그건 또 실례잖아.”
가인이 선재를 노려본다.
“역시 Son 은 이 Mother 을 닮아서 잔머리가 수준급이야.”
“킥.”
가인이 문으로 걸어간다.
“고마워, 아들.”
“네,”
문이 열리고 Dr, Jason이 걸어들어온다.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Lady.”
Dr, Jason이 들어오면서 가인의 손을 잡고 손등에 키스한다.
“어, 어머.”
가인의 볼이 붉어진다.
“킥.”
선재는 미소를 지으며 식탁을 차린다.
“잠시 기다리셔야 하는데, 과일이라도 갈아드릴까요?”
14살. 남자
대연의 절친한 친구로 다소 푼수 기질이 다분하다. 항상 대연에게 밀려서 2등만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좋아하는 음식 : 패스트 푸드
싫어하는 음식 : 된장찌개 청국장
좋아하는 것 : 컴퓨터 게임
싫어하는 것 : 고리타분한 것
잘하는 것 : 컴퓨터 게임, 닌텐도
못하는 것 : 한자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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