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5. 18. 22:05

 

 

 

 우리, 사랑해!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서로가 서로에게 갈 수 없는데

 

 

 

 어떻게 됐냐?

 

 범준이 고개를 젓는다.

 

 망부석이야.

 

 미치겠네.

 

 대연이 인상을 찌푸린다.

 

 그런데 지연이가 어디가 어때서 그러냐?

 

 ?

 대연이 고개를 든다.

 

 무슨 말이야?

 

 솔직히 지연이 정도면 완벽하지 않냐?

 

 완벽하기는.

 

 대연이 측은한 눈길로 범준을 바라본다.

 

 네가 아직 여자보는 눈이 없어서 그런다.

 , 누가 할 소리.

 

 .

 

 대연이 코웃음을 치고, 다시 엎드린다.

 

 야 이번 시간 설혜민 선생님 수업 시간이잖아.

 

 그런데?

 

 그렇게 엎드려 있어도 돼?

 신경 꺼.

 

 범준은 한숨을 쉬며 자신의 교과서로 시선을 돌렸다.

 

 

 

 이봐요!

 

 

 

 부장이 서류철로 책상을 내리친다. 그제야 병환은 정신이 든다.

 

 , , 부장님.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까?

 

 죄송합니다.

 

 하여간.

 

 부장이 혀를 찬다.

 

 하아.

 

 그런 모습을 보며 소은이 한숨을 쉰다.

 

 

 

 마셔요.

 

 고마워요.

 

 병환이 소은이 건네는 뜨거운 커피를 단숨에 들이킨다.

 

 박 대리 님!

 

 ?

 

 병환이 멍한 눈빛으로 소은을 바라본다.

 

 무슨 일이죠?

 

 그거 뜨거운 커피에요.

 

 그랬나요?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하나도 안 뜨겁던데.

 

 도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

 

 뭐가요?

 

 사람이 온종일 정신을 빼놓고 다니잖아요.

 

 그런가요?

 

 병환이 실없는 사람처럼 미소를 짓는다.

 

 박 대리 님!

 

 제가 말씀 드리지 않았나요?

 

 ?

 

 제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다고요.

 어떻게 그래요?

 소은이 병환을 노려본다.

 

 어떻게 한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지나칠 수가 있냐고요? 사람이 눈에 띄게 아파보이는데 어떻게 그래요?

 

 그런가요?

 

 박 대리 님!

 

 미안해요.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지금은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아요.

 

 하아.

 

 소은이 고개를 흔든다.

 

 그러면 찾아가면 되잖아요.

 

 그런가요?

 

 박 대리 님.

 

 아직 찾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아니 영원히 찾아가지는 않을 거예요.

 

 도대체 왜?

 그녀가 다시 돌아올테니까요.

 

 하아.

 

 소은도 자신의 몫의 커피를 단숨에 들이킨다.

 

 정말 많이 뜨겁진 않군요.

 

 그렇죠?

 정말 답답해 보이는 거 알아요?

 

 그럴 거 같아요.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나는 제정신이에요.

 

 옆에서 보면 미친 거 같아요.

 

 그래요? 후후.

 

 하아.

 

 소은이 고개를 흔들더니, 자신의 자리로 간다.

 

 

 

 너 괜찮아?

 

?

 멍하니 있던 혜지가 고개를 든다.

 

 뭐가?

 밥도 하나도 안 먹고 말이야.

 

 그러게.

 

 승연도 걱정어린 표정으로 혜지를 바라본다.

 

 밥 맛이 없네.

 

 혜지가 힘없이 포크를 내려놓는다.

 

 말도 안 돼. 네가 얼마나 좋아하던 까르보나라인데.

 

 그런데 맛이 하나도 없다.

 

 적당히 보기 좋은 체형이었던 혜지는 승연보다도 더 말라가고 있다. 승연의 경우 볼륨있게 말라서 참 예뻤지만, 혜지의 경우는 보는 사람이 다 안쓰러워질 정도로 마르고 있었다.

 

 그러면 오빠에게 가면 되는 거잖아.

 

 결국 주연이 참지 못하고 말을 하고 만다.

 

 .

 승연이 주연을 작게 노려본다.

 

내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

 

 혜지야.

 

 혜지의 눈에 눈물이 툭하고 맺힌다.

 

 내가 그래도 되는 걸까? 싶어. 그래서 못 가.

 조혜지.

 

 내가 바보 같지?

 그래.

 

 혜지가 고개를 숙인다.

 

 나 바보인 거 나도 잘 아는데 어쩔 수가 없어.

 

 

 

 어머 Son, 뭐하는 거야?
 

 엄마가 냉면 먹고 싶다며.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솥뚜껑을 닫는다.

 

 어머 Son, 정말로 이 Mother Eat 하고 싶다고 해서 Cook하는 거야?

 그럼요.

 

 선재가 씩 웃는다.

 

 그나저나 큰 일이네?

 

 What?

 제가 양지를 너무 많이 삶았나봐요. 우리 둘이 먹기에는 양이 조금 많을 거 같은데, 버려야 하나?

 , 버리긴.

 가인이 살짝 선재의 눈치를 본다.

 

 그러면 Son 이렇게 하면 어떨까?

 

어떻게요?

 

 그러니까, 어차피 버릴 거라면 말이요. 아무나 Eat 해도 되는 거잖아? 맞지?

 

 그런가요?

 , 그러면 말이야. Dr.Jason은 어때?

 

 .

  Laugh 하는 거야?

 당연히 Dr.Jason 아저씨에게 연락 했죠.

 

 ?

 

 딩동

 

 순간 벨이 울린다.

 

 , 설마?

 가인이 입을 가린다.

 

 어서 문 열어 드리세요.

 어머 Son. Crazy 했어? Mother hair 다듬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Dr. Jason call하면 어떡해?

 

그러면 그냥 보낼까요?

 

 그건 또 실례잖아.

 

 가인이 선재를 노려본다.

 

 역시 Son 은 이 Mother 을 닮아서 잔머리가 수준급이야.

 .

 

 가인이 문으로 걸어간다.

 

 고마워, 아들.

 

 ,

 문이 열리고 Dr, Jason이 걸어들어온다.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Lady.

 Dr, Jason이 들어오면서 가인의 손을 잡고 손등에 키스한다.

 

 , 어머.

 

 가인의 볼이 붉어진다.

 

 .

 

 선재는 미소를 지으며 식탁을 차린다.

 

 잠시 기다리셔야 하는데, 과일이라도 갈아드릴까요?

 

 

 

 김범준

 

 14. 남자

 대연의 절친한 친구로 다소 푼수 기질이 다분하다. 항상 대연에게 밀려서 2등만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좋아하는 음식 : 패스트 푸드

 싫어하는 음식 : 된장찌개 청국장

 좋아하는 것 : 컴퓨터 게임

 싫어하는 것 : 고리타분한 것

 잘하는 것 : 컴퓨터 게임, 닌텐도

 못하는 것 : 한자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