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 Season 2 -
일곱 번째 이야기
여자의 꿈?
“주연 씨!”
“선재 씨!”
선재가 주연에게 다가오며 생글생글 웃는다.
“선재 씨 뭐 기분 좋은 일 있어요?”
“음. 네.”
“뭔데요?”
“짜잔.”
선재가 등 뒤에 음료수 네 캔을 보인다.
“이게 다 뭐예요?”
“주연 씨 덥지 않아요? 주연 씨가 아직 어떤 음료수 좋아하는 지 파악이 채 끝나지 않아서 종류별로 사왔어요., 주연 씨는 어떤 거 드실래요?”
“흠, 저는 오라떼 주세요.”
“여기요.”
“어? 제가 오라때 크림 소다 맛 좋아하는 지 어떻게 알고? 오라떼 크림 소다 맛만 있는 거예요?”
“저도 좋아하거든요.”
선재가 싱긋 웃었다.
“그럼 선재 씨 먹어요.”
“아니에요. 주연 씨가 좋아하는 거 먹어요.”
그리고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서, 캔의 입구 부분을 닦아 준다. 그리고 직접 따서 빨대까지 꽂아주는 선재다.
“드세요. 아직도 찜찜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 정도의 세균은 감안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뭘요.”
선재의 다정다감한 모습에 다시금 반한 주연이다.
“그런데 오늘 주연 씨 그렇게 입고 오신 거예요?”
“네?”
주연이 자신의 옷을 내려다본다. 파란색 셔츠에, 하얀색 멜빵 치마, 귀여운 모자에, 약간 굽이 있는 크림색 구두. 완벽한 상황이다. 주연이 조금 의아한 표정으로 선재를 바라본다.
“제 옷 별로에요.”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에요.”
선재가 손사래를 친다.
“그러면요?”
주연이 볼을 부풀린다.
“그게 오늘 데이트 코스가 걷는 곳이 조금 많아서.”
“괜찮아요.”
주연이 싱긋 웃는다.
“저 걷는 거 정말 잘해요.”
“정말요?”
“물론이죠.”
주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갈까요?”
“네.”
주연이 선재의 뒤를 열심히 쫓는다.
“하아.”
지연은 다소 먼 거리에서 집까지 갈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라며 외치면서, 책을 읽은 것이 패인이었던 듯 하다.
“휴우. 이럴 때 대연 군이라도 계셨으면.”
“짜잔.”
순간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 때문에 지연이 움찔한다.
“왜? 놀랐어?”
“대, 대연군?”
“너 왜 이렇게 늦게 나오는 거야? 한참을 기다렸잖아.”
사복차림의 대연이 입을 삐쭉거린다.
“여, 여기는 어인 일이십니까?”
“오늘 우리 학교 개교기념일이었거든. 그래서 너 집까지 데려다주고 싶어서 왔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안 나오네. 내가 놓친건가 해서, 가려고 하다가, 혹시나 해서 기다렸는데, 역시 잘 기다렸네.”
“대연 군.”
“여태까지 뭐한 거야?”
“책을 좀 읽었습니다.”
“역시 내 여자친구 다워. 문학을 사랑한다니까.”
대연이 싱긋 웃었다.
“집 여기서 멀어?”
“아 얼마 멀지 않습니다.”
“얼마나 걸리는데?”
지연이 머뭇거리면서 대답을 하지 못하자, 대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왜 그래?”
“한 시간 가량 걸립니다.”
“한 시간?”
“네.”
대연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게 가까워?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구만. 내가 자전거 가지고 오기 잘했네, 킥. 나 멋있지?”
그리고는 현관 옆의 자전거를 끌고 온다.
“아.”
“타.”
대연이 미소를 지으며, 지연에게 자신의 등을 가리킨다.
“하지만.”
“�찮아. 우리는 연인이니까.”
“!”
지연의 얼굴이 붉어진다.
“어서. 너 그러다가 집에 안 갈 거야? 어차피 갈 거. 조금 편하게 가라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니까.”
“그럼 오늘만 실례하겠습니다.”
지연이 대연의 뒤에 조심스럽게 앉아서, 대연의 옷깃만 겨우 잡는다.
“너 그러다가 다친다고. 나를 꽉 껴안아.”
“하지만.”
“껴안으라니까.”
하지만 지연은 머뭇거리기만 할 뿐 대연을 잡지 않는다.
“나 참.”
대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갑자기 자전거를 달리기 시작한다.
“우왓!”
그리고 지연이 대연의 품을 꽉 안았다.
“거 봐. 그래야 한다니까.”
대연이 싱긋 웃었다.
“가자!”
지연은 포근한 대연의 등에 볼을 가져갔다.
“아. 다리 아파.”
얼마 걷지를 않았는데, 주연이 벤치에 앉아서 다리를 두드린다.
“많이 아파요?”
“네.”
주연이 울상을 짓는다.
“이렇게 많이 걸을 줄 알았으면 운동화 신을 걸. “
“미안해요. 제가 미리 말했어야 했는데.”
“아니에요.”
선재가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더 걸을 수 있겠어요? 여기서 지하철 타는 곳으로 가려고 해도 꽤나 걸어야 하는데.”
“그래요?”
주연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갈 수 있겠죠.”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잠깐만요.”
“네?”
선재가 다시 주연을 앉힌다.
“왜 그래요?”
“신발 좀 벗어봐요.”
“네?”
“어서요.”
주연이 신발을 벗는다. 선재가 미소를 짓더니. 자신의 신발을 주연의 발에 신긴다.
“!”
그리고 주연의 신을 왼손에 들고 오른 손으로 주연을 일으켰다.
“서, 선재 씨.”
“마음 같아서는요. 엽기적인 그녀의
“선재 씨 발 아프잖아요.”
“아니에요.”
선재가 미소를 지었다.
“주연 씨가 편한 게 가장 중요하죠.”
“선재 씨.”
“가시죠.”
선재가 부드럽게 주연을 이끌었다.
“오늘 너무 힘들었죠. 미안해요. 다음부터는 주연 씨에게 미리 물어보고 데이트 코스 짤게요.”
“아니에요.”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오늘 선재 씨 덕에 얼마나 감동했다고요. 엽기적인 그녀 보면서,
“그러면 다행이고요.”
선재가 싱긋 웃었다.
“그럼 들어가요.”
“네.”
주연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선재는 거리로 걸어갔다.
“하아. 진짜 짜증나네.”
지현이 머리를 쓸어 올린다. 도무지 셔터를 내리려고 하는데 내려지지가 않는다. 어떤 망할 놈의 자식이 셔터를 내리는 도구를 훔쳐가는 바람에 생긴 사태다.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데 정말 답답하다.
“나 원.”
순간. 누군가가 셔터를 잡는다.
“?”
고개를 돌리는데 준오가 서 있다.
“다, 당신은?”
“셔터 내려줄 사람이 없는 거보니까, 남자 친구는 없으신가보네요.”
준오가 싱긋 웃는다.
“나이가 뭐가 중요해요.”
“네?”
“친구 말 듣기로 했어요 .나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그 말. 평생 지론으로 삼고 살려고요.”
“저, 저기요?”
준오가 빙긋이 웃는다.
“셔터 내려주신 건 정말로 고마운데요. 그렇게 혼자 앞서나가지 않으셨으면 하거든요, 저는 절대로, 그 쪽하고 그렇고 그런 관계가 될 마음이 없거든요. 아무튼 오늘 셔터 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지현이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미친놈.”
준오가 자신의 머리를 쥐어 박았다.
“하아.”
그 순간 지현은 자신의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 것을 느꼈다.
“구,
하지만 셔터를 내려주고 부드럽게 웃던 준오의 얼굴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 지현이다.
“나 참. 돌겠네.”
지현이 울상을 지으며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
14살. 남자
주연의 동생으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신체 조건을 지녔다. 180이 넘는 키에, 근육질 몸매다. 많은 여학생들이 사모하고 있으나, 자신의 누나를 보고 여자에 대한 환상을 �버린 지 오래다. 그러다가, 자신만을 바라봐주는 지연이라는 소녀에게 마음이 흔들려, 사랑을 나누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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