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3 - [두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7. 9. 11:26

 

 

 

우리, 사랑해!

- Season 3 -

 

두 번째 이야기

 

집들이에는 자장면? NO. 신세대 집들이에는 손으로 만든 파스타!

 

 

 

나중에 어머니 아셔도 괜찮겠어요?

 

선재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괜찮아요. 엄마가 어떻게 알아요?

선재가 미리 사 놓은 스타벅스의 시원한 프라푸치노를 마시면서 주연이 태평한 소리를 한다.

 

너 그래도 모른다. 너희 어머니 눈치 엄청난 거. 예전부터 소문 났었어.

 

혜지는 주연이 걱정되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어쩌겠냐?

주연이 싱긋 웃는다.

 

하나 뿐인 딸내미. 머리 털이라도 다 뽑아 놓으실까봐?

 

주연이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실지도 모르지.

 

혜지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아서라.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우리 어머니 절대로 그럴 분 아니거든.

그럴 분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네요.

 

선재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그렇죠?

 

주연이 자랑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출발합니다.

 

오케이.

 

, 가요.

 

선재가 부드럽게 차를 몰기 시작했다.

 

 

 

우와 집 예쁘다.

 

집에 들어서자 마자 혜지가 탄성을 뱉는다.

 

정말, 예쁘네.

 

너는 선재 씨 집에 한 번도 안 와 봤어?

?

주연이 당연한 걸 묻는 다는 표정을 짓는다.

 

! 너는 선재 씨 집에 한 번도 안 와보고 동거를 결정한 거야?

 

.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 참.

 

혜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러다가 단칸방이면 어쩌려고?

 

?

듣고보니 혜지 씨 말씀도 맞네요.

 

주차하고 온 선재가 말을 보탠다.

 

, 선재 씨.

 

혜지의 얼굴이 붉어진다.

 

선재 씨를 탓하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알고 있습니다.

 

선재가 싱긋 웃는다.

 

들어가시죠.

 

, .

 

우와.

꽤나 넓다고 할 수 있는 마당, , 아니 정원을 지나서 집으로 향하는 세 사람이었다.

 

 

 

여기가 주연 씨가 쓰실 방이에요.

 

우와.

 

상아 색으로 꾸며진 방이었다.

 

이 방은 원래 게스트 룸이거든요. 그런데 주연 씨 온다고 해서, 살짝 다시 손 좀 봤어요.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

주연이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좋냐?

 

.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2층 저 끝방이 욕실과 화장실이에요. 따로 있어요.

 

어머나.

그런 집 처음 봐.

 

두 여자를 보고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우리 이사 온 날인데 뭐 좀 먹죠.

 

당연하죠.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선재 씨.

?

 

이 근처에 맛있게 하는 자장면 집 있어요?

 

, 자장면이요?

 

선재가 고개를 갸웃한다.

 

, 갑자기 자장면은 왜?

어머, 원래 이사하는 날에는 자장면 먹는 거라고요.

? 그런 거예요?

선재가 울상을 짓는다.

 

선재 씨 왜요?

주연이 선재의 표정을 살피며 선재에게 묻는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오늘 주연 씨랑 혜지 씨가 온다고 해서 맛있는 시금치 파스타 해주려고 준비해놨거든요.

 

어머.

 

우와.

두 여자가 탄성을 내지른다.

 

하지만 할 수 없겠네요. 이사한 날에는 자장면을 먹는 거라고 하니까요.

 

어머, 아니요.

 

그렇게 훌륭한 요리가 있는데 무슨 자장면.

 

그럼.

주연과 혜지의 호흡이 착착 맞아 떨어진다.

 

그러면 오늘 저녁은 제가 대접해도 괜찮은 건가요?

 

물론이죠.

선재 씨만 기대하고 있을게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제가 솜씨 좀 발휘하겠습니다.

 

그리고 소매를 걷는다.

 

저희 구경해도 되요?

 

당연하죠.

 

주연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바로 시원하게 대답을 해주는 선재다.

 

두 분이 봐주시면 더 예쁘고, 더 맛있는 그런 요리가 탄생할 수 있을 거 같은 예감이 드는 걸요.

 

선재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다.

 

농담도.

 

진담인지, 농담인지는 지켜봐보세요.

선재가 씩 웃더니 요리를 시작했다.

 

 

 

우와.

 

이런 거 처음봐요.

 

나는 TV에서만 봤어.

 

파스타 면을 뽑는 도구를 보며 놀라는 주연과 혜지가 재미있기만 한 선재다.

 

짜잔.

선재가 완성된 면을 내보이자 두 여자가 탄성을 내지른다.

 

진짜 예술이다.

 

잠시만요.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냉장고에서 한 가득 신선한 채소를 꺼낸다.

 

집에 그렇게 잘 갖추고 살아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 걸요.

 

우리 집도 안 저런데.

 

혜지가 울상을 짓는다.

 

우리 집도 안 그래.

 

주연도 대단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두 분 특별히 못 드시는 채소 있으세요?

 

저희 아무 거나 잘 먹어요.

 

저랑 혜지는요. 없어서 못 먹어요.

 

선재가 씩 미소를 지으며 익숙한 손놀림으로 채소들을 다듬기 시작했다.

 

저 환상적인 칼솜씨를 봐. 너 정말 남자 친구 하나는 완벽하게 뒀다니까. 정말 너 좀 부럽다.

 

.

 

주연이 웃음을 터뜨린다.

 

선재 씨.

 

.

 

혜지가 제가 부럽다는 데요.

 

그럼요. 제가 얼마나 멋있는 남자인데요.

 

어머.

 

헤헤.

 

혜지가 자신의 팔을 막 문지른다.

 

닭살 돋는다. 두 사람 다 그만하세요. 제가 잘못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래.

 

세 사람이 미소를 짓는다.

 

, 좋은 냄새.

 

혜지가 눈을 감고 부엌에서 맴도는 냄새를 맡는다.

 

진짜 좋다. 선재 씨 오래 걸려요?

 

아니요. 다 되가요.

 

선재가 요리에 열중하며 주연의 말에 대꾸한다.

 

선재 씨 이건 완전 고문이에요. 그렇게 맛있는 냄새를 맡게 하고, 빨리 음식을 주시지 않으시다니 말이에요.

 

맞아요.

 

두 여자의 불만 아닌 불만에 선재가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진짜 좋은 냄새 난다.

그러게.

 

평소에 요리와는 살짝쿵, 담을 쌓고 살아온 혜지와 주연이었다. 물론 요리 실력 마저 담을 쌓은 것은 아니었지만, 딱히 요리를 즐기지 않는 둘이었다. 부엌에는 점점 더 진한 향기가 감돌았다.

 

선재 씨.

죽겠어요.

 

다 됐습니다.

 

선재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접시에 파스타를 담는다. 신선한 채소가 곁들여진, 까르보나라는 정말로 맛있어 보였다.

 

여기 대령입니다.

 

정말 맛있겠다.

 

잘 먹겠습니다!

 

혜지가 포크로 파스타를 감아서 한 입 먹어본다.

 

우와, 정말 맛있다.

 

진짜?

 

.

 

주연도 조심스럽게 한 입 먹어본다.

 

우와.

 

입에 맞으세요?

 

선재가 조심스럽게 두 사람에게 묻는다.

 

입에 맞다 뿐이겠어요. 선재 씨 정말 요리 잘하시네요. 당장 식당 차리셔도 되겠어요. 정말 대박이에요. 대박.

 

혜지가 연신 엄지를 치켜세운다.

 

그렇게 칭찬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정말 맛있어요.

 

주연도 미소를 지으며 선재를 본다.

 

정말요?

 

.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이 까르보나라 하나도 안 느끼해요.

 

그러게.

 

열심히 먹어서, 어느 새 절반이나 비운 혜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선재를 바라본다.

 

그건 저만의 비밀이에요.

 

알겠습니다. 대신 다음에 놀러오면 또 해주셔야 되요.

 

안 돼.

 

주연이 혜지를 귀엽게 흘겨본다.

 

왜 네가 그러냐?

 

혜지가 볼을 뾰루퉁하게 부풀린다.

 

내 남자 친구거든.

 

주연이 선재의 팔에 매달린다.

 

어우 닭살.

 

혜지가 눈을 흘긴다.

 

혜지 씨 주연 씨 미워하지 마세요. 제가 언제든지 맛있는 요리 해드릴게요.

정말이죠?

 

.

 

어 왜요?

주연 씨 절친이니까요.

 

세 사람이 미소를 짓는다.

 

 

 

권선재

 

21. 남자

 

요리에 일가견이 있다. 먹는 것도 좋아하고, 만드는 것도 굉장히 좋아한다. 캐나다에서 살다 왔기 때문에 영어도 청산유수다. 그리고 굉장히 친절하고 성품도 좋아서, 어지간해서는 쉽게 화를 내지도 않는다. 자신의 여자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해주기 위해서 항상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