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 Season 2 -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엄마와 아들. 여섯
“무슨 일인데, 그렇게 말을 못 해?”
가인이 이상하다는 듯 선재를 바라본다.
“나 엄마의 행복을 누구보다도 바라는 거 알죠?”
“그럼.”
가인이 고개를 끄덕인다.
“무슨 일인데?”
가인이 입을 가린다.
“설마, 우리 Son. 서, 설마. Maybe. 혹시 무슨 Problem 이라도 생긴 거야? 응? 그런 거야?”
“아니에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무슨 일인데?”
선재가 가만히 가인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엄마.”
“응?”
가인은 점점 초조해진다.
“엄마.”
“왜?”
선재는 그냥 미소를 짓는다.
“엄마.”
“무슨 말인데, 그렇게 자꾸 불러. 이 Mother 마음 초조해지게 말이야. 도대체, 도대체 무슨 일이야? 응?”
“Dr. Jason 좋죠?”
“응?”
갑작스러운 질문에 가인이 당황한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 Dr. Jason 아저씨와 함께라면, 정말 그 분과 함께 하신다면 행복할, 행복할 수 있으신 거죠?”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그, 그래.”
“그래요. 정말이죠?”
“응.”
가인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하아 다행이다.”
“뭐가?”
“엄마.”
“응.”
선재가 갑자기 가인을 꼭 안는다.
”얘, 얘가 왜 이래?”
“잠시만.”
선재가 더 꼭 가인을 껴안는다.
“이대로, 이대로 잠시만요. 엄마 이대로만 잠시만.”
“얘가 갑자기 왜 이래?”
“그냥 엄마를 느끼고 싶어. 엄마를,”
“선재야.”
“엄마 부탁이 있어요.”
선재가 몸을 뗀다.
“부, 탁?”
가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되묻는다.
“무, 무슨 부탁?”
“무슨 부탁이냐면요.”
“하여간
“대연이 귀엽기만 하네. 내가 말 했었지. 그 때 너 그렇게 돈을 펑펑 써도 되는 거냐고 말이야.”
“아니, 내가 뭐 돈을 펑펑 썼냐?”
주연이 볼멘소리를 한다.
“그러면 어떡해? 나는 돈이 없고, 선재 씨는 팬션을 가자고 하고 말이야.”
“그냥 몸만 따라와도 된다고 했잖아.”
혜지가 주연을 흘겨 본다.
“그런데 부득부득 자기가 식사비 다 내겠다고 하더니.”
“아, 아니 어떻게 그러냐?”
주연이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다.
“차도 병환 오빠가 운전 했지, 기름 값도 병환 오빠가 전부 다 냈지. 톨게이트 비도 병환 오빠가 냈지, 팬션 비는 너랑 병환 오빠가 같이 냈지. 나랑 선재 씨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얻어 먹기만 했잖아.”
“아닌데.”
“응?”
혜지가 싱긋 웃는다.
“기름 값, 선재 씨가 다 냈어.”
“에?”
“몰랐구나.”
혜지가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잘 있으려나.”
“누, 누가?”
“응?”
순간 주연이 눈이 반짝인다.
“맞다. 너 그 때 왜 도망 갔었어!”
“어?”
“당장 말 안해!”
“무, 무슨!”
혜지가 황급히 가방을 챙긴다.
“나 수업 있다.”
“이 늦은 시각에, 방학 중에 무슨 수업이야!”
“엄마야!”
혜지는 재빨리 도망쳤다.
“나 정말로 엄마가 행복하기를 바라요.”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가인을 바라본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말이죠. 엄마는 Dr. Jason 아저씨 곁에 있으면 정말로 행복해 보이세요. 제 곁에 있었을 때 보다, 정말 몇 천 배. 몇 만 배는 말이죠. 그러니까 엄마, 그러니까, 그러니까 엄마에게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나보다 Dr. Jason 아저씨랑 같이 있으면 행복해 보이시니까. 그러니까, 그런 거니까. 이렇게, 정말로 이렇게 힘들게 엄마에게 말을 하는 거예요.”
“무슨 말인데?”
가인도 어느 새 차분해졌다.
“Dr. Jason이랑 결혼 하세요.”
“그, 그거야.”
가인이 당황한다.
“이, 이미 정해져 있던 거 아니니?”
“그리고 독일로 가세요.”
“!”
가인의 눈동자가 커진다.
“서, 선재야.”
“그리고 독일로 가시라고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지, 지금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엄마가. 이 Mother 가 우리 son을 두고 어, 어디로 가? 응? 이 엄마, Mother가 어, 어디로 가라는 거야? Son. 아, 아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응?”
“이제 엄마의 삶을 찾으셔야죠.”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엄마도 엄마의 삶이 있으시잖아요. 이제 더 이상 저에게 메여 있지 마세요. 저는 엄마가, 엄마의 삶을 되찾으시기를 바라요. 저 때문에 지난 21년 간 가지지 못하셨던 엄마의 삶 말이에요.”
“선재야.”
가인이 선재의 뺨을 가만히 쓰다듬는다.
“이 엄마는 그 동안 우리 아들 곁에 있었던 순간이 그 어느 순간보다 행복했어. 단 한 번도 우리 아들이 이 엄마의 행복을 빼앗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 그,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런 생각 하지마.”
“아니요.”
선재가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저는 엄마에게 너무나도 많은 것을 빼앗았어요.”
“아들.”
“저 때문에 엄마가 하지 못하셨던 많은 것들 Dr. Jason 아저씨와 결혼하셔서 독일로 가셔서, 모두 누리세요.”
“아, 아들은.”
“저는 여기 남겠어요.”
“!”
“엄마, 사랑해요.”
선재가 가인을 꼭 안는다.
“그리고 엄마 행복해요.”
“아, 아들.”
“고마워요.”
“너 당장 말 안 해?”
어느 새 주연에게 잡힌 혜지다.
“하아.”
혜지가 한숨을 쉰다.
“그, 그러니까.”
순간, 전화가 울린다.
‘따르릉.’
“너 딱 있어.”
액정을 확인하니 선재다.
“선재 씨.”
‘주연 씨. 지금 만날 수 있겠어요?’
“지금요?”
주연이 살며시 혜지를 본다.
“뭐, 문제 될 건 없지만.”
‘그럼 지금 봐요.’
“아, 알았어요.”
주연이 슬라이더를 닫는다.
“지금 선재 씨가 보자고 해서 너는 산 거야.”
“그, 그래?”
혜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주연 씨!”
“선재 씨 많이 기다리셨어요?”
“아니요.”
선재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저도 지금 막 왔는 걸요.”
“거짓말.”
“이제 안 통하네요.”
선재가 낮게 웃는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뭐부터 들으실래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요?”
주연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진다.
“이왕이면 좋은 소식부터 들을래요. 그렇게 들으면 나쁜 소식도 두 번째로 좋은 소식이 되는 거니까요.”
“그런 건가?”
선재가 미소를 지었다.
“저 안 떠나요.”
“네?”
주연이 입을 가린다.
“무, 무슨.”
“주연 씨 곁에 남을 거예요.”
“서, 선재 씨.”
“그리고 나쁜 소식은요.”
선재가 주연의 앞에 무릎을 꿇는다.
“!”
“우리 함께 살지 않을래요?”
“네?”
주연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
“지금 당장 대답하라는 건 아니에요.”
선재가 주연을 바라본다.
“그냥, 같이 살고 싶어요.”
“하, 하지만.”
“내키지 않으면 No 라고 대답해도 좋아요.”
선재가 주연에게 반지를 내민다.
“!”
“청혼은 아니에요. 동거를 하자고 부탁하는 거예요. 정말 마음이 맞으면 동거부터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절대로 주연 씨를 가볍게 여겨서 그러는 게 아니에요. 우리 서로를 사랑하는 만큼 함께 사는 게 어때요?”
“!”
주연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
“서, 선재 씨.”
아무리 서로가 좋다고 해도 이건 좀 빠르다. 아니, 너무 빠르다. 주연의 머리 속은 금새 혼란스러워졌다. 눈 앞에는 선재가 무릎을 꿇고 동거를 하자고 말을 하고 있다. 이건 여태까지 주연이 꿈꾸던 연애에 없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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