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3 - [열다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7. 29. 22:07

 

 

 

우리, 사랑해!

- Season 3 -

 

열다섯 번째 이야기

 

추억 만들기.

 

 

 

후우.

 

주연이 마지막 남은 블라스트 한 모금 까지 마신다.

 

병환 오빠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직접 만나서 물어봐야 하는 걸까?

 

하아. 병환 오빠.

 

주연이 자신의 전화기를 열어본다. 다행히 병환의 전화번호가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자신이 병환에게 연락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후우.

 

주연은 어떤 것이 옳은 지 알 수 없었다.

 

하아.

 

주연이 블라스트 컵을 버리고 베스킨라빈스 31에서 일어난다.

 

미치겠네.

 

너무나도 답답한 주연이다.

 

 

 

후우.

 

여기 답답한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자신이 원하지도 않으면서 T익스프레스에 올라타게 된 준오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렇게 떨려?

 

지현이 조심스럽게 준오에게 묻는다.

 

, 아니 괜찮아요.

 

하나도 안 괜찮아 보이는데?

 

지금 당장이라도 울 거 같은 표정의 준오다.

 

지금이라도 못 타실 거 같은 분들은 손을 들어주세요.

 

지현이 준오를 바라본다.

 

손 들래?

 

?

 

순간 준오는 갈등을 시작했다.

 

내려요?

 

정말 못 타겠으면.

 

흐음.

 

준오가 아래 입술을 꽉 깨물었을 때.

 

아무도 없으시군요.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

 

준오의 바람과는 다르게, 열차는 플랫폼을 떠나고 있었다.

 

준오야 내 손 잡아.

 

누나.

 

준오가 지현의 손을 꼭 잡는다.

 

으으.

 

열차가 서서히 뒤로 눕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억이 없다.

 

 

 

괜찮으세요?

 

으으.

 

준오가 힘겹게 눈을 뜬다. 눈을 뜨니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준오야. 괜찮아?

 

누나?

 

.

 

지현은 울었는 지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다.

 

무슨 일이에요?

 

정말 기억 안 나?

 

.

 

지현이 한숨을 쉰다.

 

너 기절했어.

 

?

준오의 표정이 굳는다.

 

, 기절이라고요?

 

그래.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니?

 

, 저는 이제 괜찮아요.

 

준오가 황급히 자리에 앉는다.

 

정말 괜찮으세요?

 

직원들이 준오를 걱정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

 

준오가 황급히 자리에 앉는다.

 

, 정말 괜찮아요.

 

진짜?

 

.

 

준오가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난다.

 

, 누나 우리 어서 가요.

 

, 그래.

 

준오가 황급히 지현의 손을 잡고, 의무실을 빠져 나온다.

 

 

 

어떻게 기절을 하냐?

 

그만해요. 창피해 죽겠어요.

 

준오가 울상을 짓는다.

 

저도 제가 그렇게 놀이기구를 못 탈 줄은 몰랐다고요.

 

나도 네가 그렇게 놀이기구를 못 타는 줄은 몰랐었어. 알았었으면, 억지로 태우지 않는 건데.

 

안 탄다고 했잖아요.

 

준오가 울상을 짓는다.

 

뭐 좀 먹을래?

 

누나가 사는 거예요?

 

그래.

 

지현이 싱긋 웃는다.

 

뭐 좀 먹을래?

 

그렇다면. 뭐 좀 먹어야 겠어요. 온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는 기분이거든요. 지금이라도 축 늘어질 거 같아요.

 

알았어.

 

지현이 고개를 끄덕인다.

 

 

 

너는 여기 좀 앉아 있어. 내가 알아서 좀 챙겨올게.

 

고마워요.

 

지현이 일어나서 메뉴를 받는 곳으로 가는 것을 보고 준오는 한숨을 쉰다,

 

나는 정말 바보인걸까?

 

어떻게 기절을 할 수 있을까? 에버랜드의 직원들도 정말 당황했을 것이다. 혹시나 내가 죽기라도 했었으면, 정말 큰 일이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정말 다행히도 내가 기절을 하는 선에서 끝났으니까. 후우, 아무튼 정말로 창피한 일이다. 어떻게 기껏 놀이기구를 타면서 기절을 한 거지?

 

하아.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하다.

 

 

 

아직도 우울해?

 

?

 

후식인 롤케이크까지 다 먹고 지현이 준오를 바라본다.

 

표정이 안 좋아.

 

저는 괜찮아요.

 

준오가 어색하게 미소를 짓는다.

 

하나도 괜찮은 사람 얼굴이 아닌 걸.

 

지현이 고개를 숙인다.

 

정말 미안해.

 

, 아니에요. 누나.

 

준오가 황급히 손사래 친다.

 

제가 솔직히 누나에게 모든 것을 말했어야 했는 걸요. 제가 기절까지 할 줄 알았더라면 절대로 누나는 저를 태우지 않았을 거에요.

 

그래도.

저는 정말로 괜찮아요.

 

준오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가슴을 두드려본다.

 

그러면 우리 이제 밥도 다 먹었는데, 다시 다른 놀이기구들을 타러 가 볼까요?

 

너 탈 수 있겠어?

 

그럼요.

 

준오가 고개를 끄덕인다.

 

누나 그러면 우리 이제 일어나요.

 

 

 

이거 타요.

 

후룸라이드?

 

.

 

준오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다.

 

이건 정말로 탈 수 있겠어?

 

고등학교 3학년 때 소풍 에버랜드로 왔었거든요. 그 때도 타봤었어요. 타봤었던 거니까, 괜찮을 거예요.

 

정말?

 

.

 

준오가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이거 타요.

 

, .

준오가 지현의 손을 이끈다.

 

 

 

후우.

 

아까 호언장담했던 것과는 다르게, 후룸라이드의 꼭대기에 올라오니, 굉장히 높은 위치였다. 게다가 간간히 들리는.

 

꺄악!

 

우왓!

 

으아아아아아악!

 

사람들의 비명 소리.

 

준오야 너 괜찮아?

 

.

 

준오가 애써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으며 미소를 짓는다.

 

괜찮은 것 같네요.

 

괜찮은 것 같아?

 

애석하게도요.

 

준오가 미소를 짓는다.

 

몇 분이세요?

 

둘이요.

 

지현이 너무나도 신이 나게, 손가락 두 개를 들어 보인다.

 

잠시만요.

 

후우.

 

그 잠시가 몇 천 년 처럼 느껴진다.

 

오른 쪽으로 가세요.

 

고맙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후우.

 

준오는 심호흡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