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 Season 3 -
열일곱 번째 이야기
둘이 둘이
“우와, 집이 되게 깨끗하네요?”
“되게까지야.”
지현이 미소를 짓는다.
“여자들 집이 다 이렇지 뭐.”
“안 그런 사람도 무지하게 많을 거예요. 정말 누나는 깔끔하게 해놓고 사네요.”
정말 집 안에는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정갈했다. 워낙 지저분한 것을 못 보는 성격의 지현으로써는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뭘 자꾸 두리번 거려 그냥 아무데나 앉지.”
지현이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여자 친구 집이잖아요. 헤헤.”
준오가 지현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을 여기저기 들추어 본다.
“우와, 누나 로맨스 소설 완전 좋아하시나봐요?”
“어?”
책장을 보고 준오가 탄성을 내지른다.
“왜 자꾸 이것저것 들춰.”
지현의 얼굴이 붉어진다.
“에?”
준오가 싱긋 웃으며 로맨스 소설 한 권을 뽑아 든다.
“누나, 저 이거 읽어도 되죠?”
“그래.”
준오가 편하게 소파에 앉아서 책을 핀다.
“하아.”
“주연 씨.”
선재가 주연을 부르지만, 주연이 아무 반응이 없다.
“주연 씨!”
선재가 다시 한 번 주연을 부른다.
“아, 서, 선재 씨.”
그제서야 혼자 생각에 잠겨 있던 주연이 선재의 목소리를 알아 차린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요?”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주연이 도리질 한다.
“아무 것도 아니긴요.”
선재가 선재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무슨 일인데요?”
“저, 정말 아무 일도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에게는 안 속여도 되요. 그냥 말해요. 본인이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은 말을 함으로써, 해결 되는 경우도 꽤나 많거든요. 그러니까요. 주연 씨도 혼자서 속으로 삭히지 마시고, 저에게 얘기해 보세요.”
“하아.”
주연이 한숨을 내쉰다.
“선재 씨.”
“네.”
“정말 이건 비밀이에요.”
“무슨 이야기인데요?”
“후우.”
주연이 고개를 든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냐면요.”
“네.”
선재가 주연을 바라본다.
“병환 씨!”
“하, 하선 씨.”
병환이 당황한다.
“여, 여기에는 무슨 일이에요?”
“그냥 이 근처에 지나가다가요.”
병환이 퇴근하는 길, 회사 앞에서 대기 중이던 하선이다.
“누구에요?”
소은이 조심스럽게, 병환에게 묻는다.
“아, 소, 소은 씨. 제가 지난 번에 말씀 드렸잖아요. 선 보기로 했다고.”
“아.”
소은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민다.
“반갑습니다.
“네, 저도 반갑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이쪽에 계신
하선이 90도로 인사한다.
“아, 아니에요.”
하선이 그렇게 인사하자, 오히려 당혹스러운 쪽은 소은이다.
“그나저나, 하, 하선 씨가 정말 여기까지 무슨 일이세요?”
“아까 말씀 드렸잖아요. 그냥 이 근처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병환 씨 생각이 나서 들러봤어요. 혹시 저녁이라도 같이 먹을 수 있나 싶어서요. 그런데 야근을 하시면 어쩌나 했는데, 정말 다행히도. 야근 안 하시나봐요. 지금, 병환 씨. 퇴근하시는 거 맞는 거죠? 그런 거죠? 네?”
“아, 네.”
하선이 싱긋 웃는다.
“그럼 잘 됐다.”
“뭐, 뭐가요?”
“우리 같이 저녁 먹어요.”
“네?”
병환이 소은에게 구조의 눈빛을 보낸다. 하지만 소은으로써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어서요.”
“하, 하지만.”
그렇게 병환이 하선에게 끌려간다.
“후우.”
소은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누구에요?”
그 순간 서우가 소은에게 다가온다.
“지난 토요일에 박 대리님 선보셨거든요.”
“네!”
서우의 눈이 동그래진다.
“서, 선이라뇨?”
서우가 소은을 똑바로 바라본다.
“혜, 혜지 씨는요?”
“모르셨어요?”
소은이 한숨을 내쉰다.
“두 사람 헤어졌잖아요.”
“네?”
서우가 소은을 바라본다.
“그, 그게 무슨?”
“정말 모르셨나보네요.”
소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정말 친구 맞아요?”
“그 녀석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분위기라는 게 있잖아요.”
소은의 말을 듣고 보니, 서우도 집히는 것이 있었다. 그 동안 항상 저녁이면 약속이 있던 병환이 요즘은 좀 한가했다.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서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나저나 저 사람은 누구에요?”
“아까 말했잖아요. 선 본 사람이라고.”
“그, 그런데 여길 왜?”
“저도 모르죠.”
소은이 어깨를 으쓱한다.
“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
“저, 저녁이라도.”
“됐어요.”
“소, 소은 씨!”
“그런데 회사까지는 어쩐 일이었어요?”
“말씀드렸잖아요.”
하선이 싱긋 웃는다.
“같이 저녁 먹고 싶어서 왔다고요.”
“하, 하지만.”
하선이 병환의 옆에 찰싹 달라 붙는다.
“하, 하선 씨.”
병환이 당황한다.
“왜, 왜 이러세요?”
“뭘요?”
하선이 싱긋 웃는다.
“하, 하선 씨.”
병환이 당황하는 것에도 하선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병환의 팔에 찰싹 붙어 있는다.
“더, 덥지 않아요?”
“네.”
하선이 밝게 미소를 짓는다. 병환은 영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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