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3 - [열일곱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7. 29. 22:10

 

 

우리, 사랑해!

- Season 3 -

 

열일곱 번째 이야기

 

둘이 둘이

 

 

 

우와, 집이 되게 깨끗하네요?

 

되게까지야.

 

지현이 미소를 짓는다.

 

여자들 집이 다 이렇지 뭐.

안 그런 사람도 무지하게 많을 거예요. 정말 누나는 깔끔하게 해놓고 사네요.

 

정말 집 안에는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정갈했다. 워낙 지저분한 것을 못 보는 성격의 지현으로써는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뭘 자꾸 두리번 거려 그냥 아무데나 앉지.

 

지현이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여자 친구 집이잖아요. 헤헤.

 

준오가 지현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을 여기저기 들추어 본다.

 

우와, 누나 로맨스 소설 완전 좋아하시나봐요?

 

?

 

책장을 보고 준오가 탄성을 내지른다.

 

왜 자꾸 이것저것 들춰.

 

지현의 얼굴이 붉어진다.

 

?

 

준오가 싱긋 웃으며 로맨스 소설 한 권을 뽑아 든다.

 

누나, 저 이거 읽어도 되죠?

 

그래.

 

준오가 편하게 소파에 앉아서 책을 핀다.

 

 

 

하아.

 

주연 씨.

 

선재가 주연을 부르지만, 주연이 아무 반응이 없다.

 

주연 씨!

 

선재가 다시 한 번 주연을 부른다.

 

, , 선재 씨.

 

그제서야 혼자 생각에 잠겨 있던 주연이 선재의 목소리를 알아 차린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요?

 

, 아무 것도 아니에요.

 

주연이 도리질 한다.

 

아무 것도 아니긴요.

 

선재가 선재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무슨 일인데요?

 

, 정말 아무 일도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에게는 안 속여도 되요. 그냥 말해요. 본인이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은 말을 함으로써, 해결 되는 경우도 꽤나 많거든요. 그러니까요. 주연 씨도 혼자서 속으로 삭히지 마시고, 저에게 얘기해 보세요.

 

하아.

 

주연이 한숨을 내쉰다.

 

선재 씨.

 

.

 

정말 이건 비밀이에요.

 

무슨 이야기인데요?

 

후우.

 

주연이 고개를 든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냐면요.

 

.

 

선재가 주연을 바라본다.

 

 

 

병환 씨!

 

, 하선 씨.

 

병환이 당황한다.

 

, 여기에는 무슨 일이에요?

그냥 이 근처에 지나가다가요.

 

병환이 퇴근하는 길, 회사 앞에서 대기 중이던 하선이다.

 

누구에요?

 

소은이 조심스럽게, 병환에게 묻는다.

 

, , 소은 씨. 제가 지난 번에 말씀 드렸잖아요. 선 보기로 했다고.

.

 

소은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민다.

 

반갑습니다. 박소은이라고 합니다. 이쪽 박 대리 님, , 아니. 박병환 씨와는 회사 동기, 동료에요. 반가워요.

 

, 저도 반갑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이쪽에 계신 박병환 씨하고, 맞선을 본, 유하선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선이 90도로 인사한다.

 

, 아니에요.

 

하선이 그렇게 인사하자, 오히려 당혹스러운 쪽은 소은이다.

 

그나저나, , 하선 씨가 정말 여기까지 무슨 일이세요?

아까 말씀 드렸잖아요. 그냥 이 근처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병환 씨 생각이 나서 들러봤어요. 혹시 저녁이라도 같이 먹을 수 있나 싶어서요. 그런데 야근을 하시면 어쩌나 했는데, 정말 다행히도. 야근 안 하시나봐요. 지금, 병환 씨. 퇴근하시는 거 맞는 거죠? 그런 거죠? ?

 

, .

 

하선이 싱긋 웃는다.

 

그럼 잘 됐다.

, 뭐가요?

 

우리 같이 저녁 먹어요.

 

?

 

병환이 소은에게 구조의 눈빛을 보낸다. 하지만 소은으로써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어서요.

 

, 하지만.

 

그렇게 병환이 하선에게 끌려간다.

 

후우.

 

소은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누구에요?

 

그 순간 서우가 소은에게 다가온다.

 

지난 토요일에 박 대리님 선보셨거든요.

 

!

 

서우의 눈이 동그래진다.

 

, 선이라뇨?

 

서우가 소은을 똑바로 바라본다.

 

, 혜지 씨는요?

 

모르셨어요?

 

소은이 한숨을 내쉰다.

 

두 사람 헤어졌잖아요.

 

?

 

서우가 소은을 바라본다.

 

, 그게 무슨?

 

정말 모르셨나보네요.

 

소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정말 친구 맞아요?

 

그 녀석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분위기라는 게 있잖아요.

소은의 말을 듣고 보니, 서우도 집히는 것이 있었다. 그 동안 항상 저녁이면 약속이 있던 병환이 요즘은 좀 한가했다.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서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나저나 저 사람은 누구에요?

 

아까 말했잖아요. 선 본 사람이라고.

 

, 그런데 여길 왜?

 

저도 모르죠.

 

소은이 어깨를 으쓱한다.

 

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

 

, 저녁이라도.

 

됐어요.

 

, 소은 씨!

 

 

 

그런데 회사까지는 어쩐 일이었어요?

 

말씀드렸잖아요.

 

하선이 싱긋 웃는다.

 

같이 저녁 먹고 싶어서 왔다고요.

 

, 하지만.

 

하선이 병환의 옆에 찰싹 달라 붙는다.

 

, 하선 씨.

 

병환이 당황한다.

 

, 왜 이러세요?

 

뭘요?

 

하선이 싱긋 웃는다.

 

, 하선 씨.

 

병환이 당황하는 것에도 하선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병환의 팔에 찰싹 붙어 있는다.

 

, 덥지 않아요?

 

.

 

하선이 밝게 미소를 짓는다. 병환은 영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