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 Season 3 -
스물 두 번째 이야기
자꾸만 엇갈리기
“하아.”
벌써 몇 통이나 문자를 보냈는 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까지 혜지에게는 단 한 통의 답장도 없었다.
“혜지야.”
병환이 초조한 마음으로 다시 엄지 손가락을 놀린다.
“제발, 제발.”
그리고 전송 버튼을 누른다.
“제발.”
간절한 마음으로.
‘딩동’
혜지가 다시 휴대 전화 액정을 확인한다.
“하아.”
역시나 병환이었다. 너무나 애타하는 병환이었다.
“오빠.”
혜지가 눈물을 머금으며 삭제 버튼을 누른다.
“후우.”
혜지가 심호흡한다.
“
혜지가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미소 짓는다.
“할 수 있어. 그까짓 사랑 하나 못 잊어? 그게 밥 먹여주니? 잊자.
‘찰싹’
혜지가 자신의 뺨을 때린다.
“소은 씨.”
“아, 서우 씨.”
일에 열중하고 있던 소은이 고개를 든다.
“무슨 일이에요?”
“점심 드셨어요?”
“아니요.”
시간은 벌써
“배 안 고파요?”
“글쎄요. 크게 생각은 없는데.”
“그래요?”
서우가 서운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데 왜요?”
“그게요.”
서우가 손에 들고 있던 봉투를 들어 보인다.
“소은 씨 시장하실 까봐, 테이크아웃 해서 왔는데, 별로 배가 안 고프시다니까, 어쩔 수 없네요.”
“배 고파요.”
소은이 귀엽게 눈을 흘기며 서우의 손에 들러 있던 봉투를 낚아 챈다.
“하여간. 장난만.”
“헤헤.”
서우가 의자를 거꾸로 타서, 소은의 옆에 와서 있는다.
“일이 그렇게 많아요?”
“많지는 않은데 좀 막히네요.”
“그래요?”
서우가 고개를 갸웃한다.
“나 좀 줘봐요.”
“네?”
서우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다.
“나도 일 좀 하거든요.”
“씩 웃는다.”
“하지만.”
“오늘 저녁 콜?”
서우는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큰 거 안 바란다니까요.”
“하여간.”
소은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런다고, 제가 서우 씨 마음 받아 줄 거 같아요?”
“암요. 언젠가 받아주시겠죠.”
서우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 참.”
소은도 이런 서우가 싫지만은 않다.
“그런데 박 대리 어디 갔어?”
“응?”
“어라?”
소은과 서우 모두 병환을 찾는다. 하지만 병환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간 거지?”
“음.”
“하여간.”
부장이 혼자 신경질을 내며 자리에 앉는다.
“우리 부서는 왜 이 모양인 거야? 한 녀석은 근무 중에 이탈을 하지 않나? 한 녀석은 여자 환심산다고 지 보고서는 작성도 하지 않고, 여직원 일이나 도와주고 있지 않나? 으유. 답답하다.”
소은이 서우를 바라본다.
“아직도 다 안 끝냈어요?”
“그거 금방해요.”
“됐네요.”
소은이 미소를 지으며 서우를 밀쳐낸다.
“이 정도 일은 저도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됐습니다.”
소은이 싱긋 웃는다.
“서우 씨도 어서 서우 씨 일 다 끝내시죠. 서우 씨가 서우 씨 일 다 끝내시고, 제 일 도와주시면, 저녁 한 번 생각해볼게요.”
“정말이죠?”
“제가 거짓말하는 거 봤어요?”
소은이 샐쭉한 표정을 짓는다.
“알겠습니다!”
서우가 거수 경례를 한다.
“풋.”
그런 서우가 너무 귀엽다.
“하아.”
자기도 모르게 발에 이끌려서 혜지의 집까지 와버린 병환이었다.
“바보 자식.”
병환이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멍하니 혜지의 오피스텔을 올려다본다.
“!”
순간 무언가 병환의 눈에 보인다.
“하아.”
날이 너무나도 맑았다. 혜지는 우울한 기분을 햇살이라도 맞으며 풀기 위해 베란다에 섰다. 순간,
“!”
저 밑에 병환이 보였다.
“뭐, 뭐야?”
잊으려고 하는데. 왜, 왜 자꾸!
“국 사장님 요즘 연애하시나 봐요?”
“네?”
단골 손님의 말에 지현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음, 커피 맛이 좀 변했어요.”
“네?”
단골 손님의 말에 지현의 얼굴 색이 변한다.
“그, 그게 무슨.”
“아,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 마세요.”
단골 손님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냥 아주 조금, 조금 변했으니까요.”
“잠시만요.”
“괘, 괜찮은데.”
지현이 손님의 커피를 빼앗아 한 모금 마신다.
“!”
정말, 정말 맛이 변했다.
“?”
수업이 끝나고 지현의 가게로 오던 준오가 고개를 갸웃한다.
“무슨 일이지?”
카페 문을 좀처럼 닫지 않는 지현인데.
“흠?”
준오가 휴대 전화를 꺼내서 지현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고객의 전화기가’
“흐음?”
준오가 고개를 갸웃한다.
“무슨 일이지?”
“후우.”
지현이 지끈 거리는 머리를 움켜 쥔다.
“
지현이 멍하니 자신의 원두들을 바라본다. 지금 생각하니 도대체 이 원두들을 언제 로스팅 해 놓았던 것인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준오와의 달콤한 연애에 모든 것을 잊고 있었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자신이 어떠한 꿈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후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하아, 하아.”
병환이 가쁜 솜을 몰아 쉰다. 오지 않는 엘리베이터 때문에 단숨에 혜지의 집 앞까지 뛰어 올라왔다.
‘쾅쾅’
“
“!”
혜지의 마음이 철렁한다.
“너 안에 있는 거 다 알아! 베란다에서 다 봤어!”
“!”
서, 설마.
“제발, 제발 문 좀 열어!”
혜지가 멍하니 식탁 의자에 앉는다.
“
‘쾅쾅’
강해져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 강해져야, 강해, 강.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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