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열여섯 번째 이야기 -
“후우.”
“떨려?”
“그럼 안 떨리냐?”
주연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긴 오늘 성기도 했으니까.”
“성기?”
주연의 눈이 동그래진다.
“그래, 네가 좋아한 그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왜? 학교 다닐 때 첫 사랑이 온다니까 가슴이 설레냐?”
“무, 무슨.”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그냥. 학창 시절에 좋아했던 사람이 온다니까 기분이 조금 묘해서 말이야. 헤헤.”
주연이 싱긋 웃는다.
“진짜 기분 이상하네.”
“이상할 것도 많다.”
혜지가 싱긋 웃는다.
“왜 묘하잖아.”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하긴 너는 좀 그렇겠다.”
혜지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다.
“너 그게 도대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냐?”
“아니, 뭐, 너는 학창 시절에 유일한 네 사랑이니까.”
“으유.”
주연이 혜지의 팔을 꼬집는다.
“아파.”
“아프라고 한 거거든.”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어떻게 변했을까?”
주연이 혜지를 바라본다.
“성기 어떻게 변했니?”
“나도 몰라.”
“어?”
“걔도 이번이 처음으로 동창회 나오는 거거든. 동창회장인 승혜 말을 들어보니까, 네가 나온다고 했더니 자기도 나온다고 했다던데?”
“지, 진짜?”
“뻥이지.”
주연의 표정이 확 굳는다.
“너 수상하다.”
“뭐가?”
“임자 있는 몸이 그러면 돼냐?’
“무, 무슨?”
주연이 도리질 친다.
“그냥 순수하게 그 때의 감정을 다시 살리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하하.”
“너 지금 무지하게 수상하게 보이거든?”
혜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주연을 본다.
“너도 여우다.”
“어?”
“예전의 너라면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할, 양 손에 떡 쥐고 고민하기 스킬을 쓰고 있잖냐?
“그런 거 아니라니까.”
주연이 혜지를 노려본다.
“너는 무슨 애가.”
“알았어.”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거 아니라고 쳐줄게.”
“그런 거 아니라고 쳐주는 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니라고.”
주연이 볼을 부풀린다.
“킥.”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너 과민반응 하는 거 보니까 더 수상하다.”
“
“알았어 안 할게.”
혜지가 두 손을 모은다.
“그런데.”
“왜?”
주연이 짜증이 난다는 표정으로 혜지를 바라본다.
“정말 아니야?”
“야!”
“알았어.”
혜지가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디 가?”
주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화장실 간다 이 년아.”
“그, 그래라.”
주연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혜지를 바라본다.
“너 그 놈의 말 버릇은 언제 고칠 거냐?”
“네가 먼저 고치면 고친다. 으유.”
혜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떨린다고 도망가지 말고.”
“뭐, 내가 어린 애냐?”
“어린 애보다 더 하니까 그러지.”
“
혜지가 재빨리 화장실로 도망 간다.
“하여간 저거 요즘 손을 안 봐줬더니 아주 머리 끝까지 기어 오르고 있어.”
주연이 손 부채질을 한다.
“저.”
그 순간 누군가가 주연에게 말을 건다.
“네?”
주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그 남자를 바라본다.
“무슨 일이세요?”
“여기가 선영고등학교 3학년 5반 동창회 장소 맞나요?”
“맞는데, 누구세요?”
남자가 미소를 짓는다.
“나는 김성기라고 하는데 너는 누구야? 내가 머리가 좀 나빠서.”
“네가
주연의 눈이 동그래진다.
‘쾅’
오늘만해도 벌써 6번째다. 다른 부서의 사람들도 슬금슬금 눈치를 보고 있다. 우리의 박부장 오늘도 신경질은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로 나가도 좋을 만큼 세계 최강으로 부리고 있다.
“그래, 어떻게 부서원들이 다 늦냐는 말이야.”
부장님은 다시 냉수를 들이킨다.
“으유.”
부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후우.”
병환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인다. 오늘 지각을 한 덕택에 올렸던 보고서를 알아보기 쉽게 다시 정리를 해서 올리라는 부장님의 명령이다. 병환은 평소라면 부장님께 한 소리를 하며 거절했겠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다.
“소은 씨.”
“네?”
“바빠?”
결국 소은에게 SOS를 치기로 한 병환이다.
“네, 저도 바빠요.”
하지만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는 소은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왜 다음주까지 내라고 하신 보고서를 오늘까지 내라고 하시는 건지.”
“그냥 해야지 뭐.”
소은이 아래 입술을 꽉 깨문다.
“그래도 너무하신 거 같아요.”
“뭐?”
갑자기 부장님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리자 소은이 움찔한다.
“뭐가 너무한 건데?”
“아, 아니.”
소은이 억지로 미소를 짓는다.
“자신의 일을 저에게 부탁하려는 박 대리님이 나쁘시다는 거죠.”
“그, 그럼요.”
“그래요?”
부장이 헛기침을 한다.
“나는 잠시 어디 다녀올 테니까, 농땡이 피우지 말고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아, 네.”
‘쾅’
“후우.”
부장이 나가자 겨우 숨통이 트이는 세 사람이다.
“그나저나 두 사람은 왜 늦은 거야?”
“어?”
“네?”
병환이 의아한 듯이 두 사람을 바라본다.
“아니, 나야 뭐, 가끔 늦는다고 쳐. 소은 씨는 원래 늦지 않는 사람이잖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
“그, 그게요.”
“그리고 서우 너도 마찬가지야? 너 엘리베이터 앞에서 안 타고 그냥 기다리고 있던 거 맞지?”
“어?”
병환이 날카로운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본다.
“무슨 일인데 이렇게 숨기는 거야?”
“수, 숨기기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병환이 수상한 듯 두 사람을 바라본다.
“오늘따라 궁합이 너무 잘 맞는 걸?”
소은과 서우가 서로를 바라본다.
“저희 원래 궁합 좀 잘 맞아요.”
소은이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전혀 아닌데 뭐.”
병환이 고개를 갸웃한다.
“분명 두 사람 사이에 뭐가 있기는 있는데 말이야.”
“이, 있기는 뭐가 있냐?’
서우가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지, 지각하기는 너도 마찬가지잖아. 우리도 오늘 사정이 있어서 그냥 느, 늦은 거라고. 안 그래요? 소은 씨?”
“마, 맞아요. 박 대리 님은 괜히 이상한 말씀이나 하시고 말이에요. 그런 말씀 하실 시간 있으면 일이나 하시라고요.”
“흐음.”
병환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한다.
“분명 뭐가 있기는 있는데 말이야.”
“아무것도!”
“없다고요!”
두 사람이 소리를 지르자 병환이 움찔한다,
“아, 알았어. 아무 것도 없어.”
병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도대체 뭐가 있길래 저렇게 신경질을 내는 거야?”
병환이 혼자 중얼거린다.
“박 대리님!”
“
“알았어.”
병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서우와 소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13살. 여자
사랑이란 하늘색이다. 언제나 쾌청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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