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열다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9. 12. 22:58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열다섯 번째 이야기 -

 

 

 

무슨 이야긴데 말을 못 해?

 

가인이 선재를 재촉한다.

 

, 엄마 제가 여자 친구 있는 건 알고 계시죠?

선재가 힘겹게 입을 연다.

 

물론이지.

엄마. 그래서 말인데요.

 

선재가 힘겹게 마음을 다잡는다.

 

저 제 여자 친구랑 같이 살아도 될까요?

?

 

가인의 목소리에 당황스러움이 묻어 난다.

 

그게 무슨 말이니?

 

, 제 여자 친구와 동거를 하고 싶어요.

동거?

 

가인이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선재야.

 

.

 

이미 동거를 하고 있는 건 아니지?

 

가인의 걱정스러운 목소리, 선재는 잠시 멈칫한다.

 

선재야?

 

가인이 선재를 재촉한다. 선재는 마음을 정했다.

 

아직 동거를 하고 있지는 않아요. 그냥 여자 친구와 동거를 하고 싶어서 어머니의 허락을 받을 수 있는 지 궁금해서요.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그래?

 

가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아직 사는 게 아니라면 이 엄마는 네가 동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선재는 살짝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꽤나 개방적인 성격이라고 생각을 한 어머니였다. 캐나다에서 워낙 오랜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 왜요?

 

이상하게 내가 그 부분에서는 꽤나 보수적이구나.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면 그만이지만, 네가 그리고 지금 캐나다에서 살고 있다면 내가 너의 동거를 막을 권리는 없을 거 같다만, 물론, 네가 한국에서 살고 있다고 내가 너의 동거를 막을 권리가 있다는 건 아니야. 다만 엄마는 네가 정말로 네 여자 친구를 좋아한다면 동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

 

한국이라는 사회가 어떤 곳인지는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니? 물론 네가 정말로 원한다면 나는 막을 생각은 없어. 다만 네가 나중에, 정말로 만약에 두 사람이 결혼을 하지 않게 될 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니?

 

?

 

한국에서라면 분명, 지금 네가 동거를 원하는 네 여자 친구는 큰 곤란을 겪게 될 거란다. 분명해.

선재는 그 점을 생각하지는 못했다.

 

엄마는 최대한 네 의견을 존중해주고 싶어.

 

가인이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네 생각은 틀렸다고 밖에 말을 하지 못하겠구나.

 

그렇군요.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 점은 미쳐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래.

 

가인의 목소리가 살짝 밝아 진다.

 

네가 그 여자 아이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만일 생길 지도 모르는 나중의 일을 생각을 해 두어야 한다. 그게 정말 남자인 거니까.

 

.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어머니 말씀을 드리니, 동거는 일단 무리인 것 같네요. 아무래도, 말이에요.

 

그래.

 

엄마.

 

?

거기서는 행복하신 거죠?

 

선재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물론이지.

 

가인이 웃음이 가득 섞인 목소리로 선재의 물음에 대꾸를 한다.

 

너도 알고 있잖니? Dr. Jason이 얼마나 나를 좋아하는 지 말이야.

 

알고 있죠. 아버지는 엄마를 정말로 좋아하니까요. 그게 눈으로 다 보이는 사람이니까 어느 정도 안심은 돼요.

 

그러니까 너는 엄마 걱정은 하지 마.

 

가인의 목소리에 걱정이 한껏 묻어 난다.

 

네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아니에요.

 

선재가 싱긋 웃는다.

 

그럼 엄마, 전화 비 많이 나와요.

 

그래.

 

끊어요.

 

다음에 다시 전화 하마.

 

.

 

전화가 끊겼다.

 

하아.

 

그 점을 생각하지 못했다.

 

헤헤. 그러면 동거는 그만 둬야겠네.

 

선재가 오른 쪽 검지로 코 아래를 비빈다.

 

그나저나. 이제 나는 또 뭐하지?

 

오후의 무료한 시간을 뭘 하고 보내야 할 지 머리가 지끈거리는 선재다.

 

하암.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신문 편성표를 보다가 잠에 빠지는 선재다.

 

 

 

너 살 정말 많이 빠졌구나.

혜지가 탄성을 내지른다.

 

, 내가?

주연은 살짝 당황한다.

 

나 전혀 모르겠는데.

 

모르기는.

혜지가 가볍게 눈을 흘긴다.

 

너 예전보다 한 10kg은 가벼워진 거 같아.

 

정말?

 

그래.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학교 다닐 때부터 나랑 승연이가 살을 빼라고 그렇게 말을 했을 때는 들은 척도 안 하더니, 남자 친구가 생기니까 달라지기는 달라지는 구나? 으유, 너도 곰이 아니라 여우긴 여우구나.

 

으유. 조혜지.

주연이 싱긋 웃는다.

 

그나저나 너는 옷 안 골라?

 

?

 

혜지가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다.

 

난 됐어.

?

 

주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아니, 어쩌면 나랑 병환이 오빠랑 결혼 할 지도 모르거든.

혜지가 싱긋 웃는다.

 

그러니까 미리 아껴야지.

?

 

주연이 웃음을 짓는다.

 

너 김칫국 너무 이르게 마시는 거 아니야.

 

김칫국 아닐 걸?

 

그럼?

 

주연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오빠가 청혼을 한 거야?

 

아직 청혼은 아니고.

 

혜지가 장난스럽게 웃는다.

 

곧 할 거 같아.

어머!

순간 백화점의 사람들이 두 사람을 바라본다. 주연은 재빨리 입을 가린다.

 

언제?

그냥 그럴 분위기?

 

혜지가 싱긋 웃는다.

 

좋겠다.

.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지연아!

 

대연 군!

 

지연이 밝게 웃으며 대연을 향해 손을 흔든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요.

 

지연이 고개를 젓는다.

 

그나저나 많이 덥지는 않으셨습니까?

 

덥기는.

 

대연이 싱긋 웃는다.

 

아유, 이마에 땀방울 좀 봐요.

 

지연이 주머니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내서 대연의 얼굴을 닦아 준다.

 

!

어디 아파요?

 

?

 

대연이 당황한다.

 

, 아프기는.

 

얼굴이 빨개져서요.

 

지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대연을 바라본다.

 

너무 더운데 자전거를 타고 와서 그런가?

 

, 그런가 보다.

대연이 어색하게 미소를 짓는다.

 

그러니 버스를 타고 오라고 이르지 않았습니까?

 

네가 자전거 뒤에 타는 게 좋다며?

 

대연이 싱긋 웃는다며.

 

그래서 일부러 자전거 끌고 왔다고.

 

, 대연 군.

 

이번에는 지연의 얼굴이 붉어 진다.

 

너도 어디 아픈 거야?

 

?

 

지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게 무슨.

 

아무 거 아니야.

 

대연이 싱긋 웃는다.

 

가자.

 

, 어디를요?

 

지연이 대연을 바라보자 대연이 웃고 만다.

 

나도 모르지. 그냥 아무 대나 일단 가보는 거야. 싫어?

 

아니요.

 

지연이 고개를 젓는다.

 

대연 군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상관 없답니다.

 

그럼 타.

 

.

 

지연이 대연의 뒤에 탄다.

 

꽉 잡아.

.

 

지연이 대연의 허리를 꼭 안는다.

 

.

 

대연이 미소를 짓더니, 자전거의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원대연

 

14. 남자

 

사랑은 검정이다. 모든 것을 다 덮어버릴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