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열두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9. 9. 22:08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열두 번째 이야기 -

 

 

 

, 돼지.

 

방문을 열던 대연이 멈칫한다.

 

나 참.

 

그리고 바로 미소를 짓는다.

 

왜 누나 안 깨우고?

 

그냥 두세요.

 

화영이 고개를 갸웃한다.

 

?

 

대연이 몸을 살짝 비켜, 화영에게 방 안을 보여준다.

 

나 참.

 

방 안을 본 화영 역시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깨워요?

 

그냥 두렴, 어차피 방학이니까.

 

화영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나저나, 너는 아침부터 어디를 가려고 그렇게 일찍 일어난 거니?

 

, 그냥 일이 있어서요.

 

대연이 씩 웃는다.

 

?

.

 

대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저 잠시 어디 좀 다녀올게요.

 

, 그거야 네 사정이다만.

 

화영이 고개를 갸웃하다가 미소를 짓는다.

 

혹시, 너 여자 친구라도 생긴 거 아니니?

?

 

대연의 얼굴이 붉어진다.

 

, 여자 친구는 무슨 여자 친구요?

 

어머, 맞구나?

 

화영이 입을 가린다.

 

왜 엄마한테 숨기는 거야? 어떤 앤데?

 

, 아니에요.

 

대연이 황급히 방으로 들어가 가방을 들고 나온다.

 

, 그럼 저 다녀올게요!

 

다녀와서 꼭 이야기 해줘야 해.

 

 

대연은 아무 대꾸도 없이 집을 나섰다. 화영은 가족 사진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다들 벌써 이만큼 씩 컸네.

 

화영이 미소를 짓는다.

 

나도 많이 늙었겠구나.

 

 

 

흐음.

 

선재가 미간을 찌푸리며 소파에서 일어난다.

 

여기서 잔 건가?

 

온 몸이 다 찌뿌둥했다. 게다가 손에는 휴대 전화도 들려 있었다. 그런데? 아직 통화가 되고 있다? 선재는 조심스럽게 휴대 전화를 귀에 가져가 보았다. 쌔근쌔근 주연의 숨소리가 들려 왔다.

 

.

 

다행히 전화가 끊기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 .

 

선재는 헛기침을 해서 목을 가다듬었다.

 

주연 씨.

 

그리고 작게 주연을 불렀다.

 

 

 

주연 씨.

 

?

 

어딘가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주연이 가늘게 눈을 떴다.

 

주연 씨?

 

주연이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분명 선재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 보는데 아무도 없다. 분명 자신의 방 안이다. 선재의 목소리가 들릴 수 없는 곳인데 어떻게 된 일일까?

 

지금 나 찾고 있죠?

 

어머?

 

주연이 입을 가린다.

 

, 선재 씨 지금 어디 계세요?

 

전화기요!

 

그제야 아직 통화가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주연이다.

 

 

 

전화 받았어요?

 

.

 

선재가 목을 가다듬는다.

 

오늘의 모닝콜입니다.

 

?

 

 

 

선재가 무슨 말을 한 건 지, 제대로 듣지도 못한 주연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전화기에서 선재의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SG워너비의 라라라였다. 주연이 가장 좋아하는 그룹인 SG 워너비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잘 들었어요?

 

얼마나 흘렀을까? 선재의 목소리가 들렸다.

 

, 정말 잘 들었어요.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선재 씨 도대체 못하는 게 뭐예요?

 

?

 

노래도 잘 하고.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나 정말 남자 친구 하나는 잘 만든 거 같아.

 

그럴 이제 알았어요?

 

선재가 놀리는 말투로 말한다.

 

저도 여자 친구 하나는 잘 만든 거 같아요.

 

.

 

주연이 웃음을 짓는다.

 

농담하지 말아요.

 

? 농담이 아닌데?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나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

 

그럼, 일단 저 일이 있어서 전화 끊을게요. 조금 있다가 볼 수 있어요?

 

오늘요?

 

주연이 자신의 다이어리를 뒤져 본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의 만남이 있다.

 

어쩌죠?

 

약속이 있으면 할 수 없죠?

 

선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면 우리 내일 봐요. 내일은 내가 먼저 예약한 거예요.

 

.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선재 씨를 위해서 시간 비워둘게요.

 

.

 

 

 

그럼, 전화 끊을게요.

 

이런 미안해요. 선재 씨가 전화 건 건데. 통화료 되게 많이 나왔겠다.

 

괜찮아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그럼 내일 봐요.

 

.

 

주연이 전화를 끊지 않는다.

 

왜 안 끊어요?

 

선재 씨가 먼저 끊어야죠.

 

주연 씨가 여자잖아요.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그러니까 주연 씨가 먼저 전화 끊어요.

 

그래도.

 

주연은 아직 전화를 먼저 끊는 게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아니에요.

 

그럼, 먼저 끊을게요.

 

.

 

주연이 전화를 끊는다. 선재는 한숨을 내쉰다.

 

그나저나 오늘은 뭘하지?

 

선재가 기지개를 키고, TV를 켠다. 다행히 영화 채널에서 선재가 보지 못한 영화를 해주고 있다.

 

일단 오전은 해결이네.

 

오후 일은 오후에 생각하기로 한 선재다.

 

집에 팝콘 용 옥수수가 남았던가?

 

선재가 혼자 중얼거리며 부엌으로 향한다.

 

 

 

미쳤어.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자신의 뺨을 찰싹찰싹 소리 나게 때리는 소은이다.

 

, 어떻게 그런 일을 해?

 

소은의 얼굴이 한껏 붉다.

 

바보.

 

서우에 대해 호감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건 좀 심하지 않았는가?

 

으유.

 

소은의 얼굴이 잔뜩 붉어진다.

 

도대체 오늘 서우 씨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하는 거지? 정말 미치겠네. 으유, 미친 박소은.

 

소은이 인상을 찌푸린다.

 

, 회사 가기 싫다. 박소은 너 바보 아니야? 아무리 분위기에 이끌렸다고 해도, 그건 좀 아니잖아.

 

소은이 머리를 긁적거린다.

 

하아.

 

서우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 아무리 밝고 당찬 성격의 소은이라고 해도, 이건 좀 부담스럽다.

 

으유.

 

자신이 이토록 여우였는지, 새삼스럽게 자신이 미워지는 소은이다.

 

에라 모르겠다.

소은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 어떻게든 되겠지.

 

소은이 욕실로 향한다.

 

대충 어떻게. , 미치겠다!

 

소은이 궁시렁 거리며, 욕실로 들어갔다.

 

 

으아!

 

소은이 비명을 지른다.

 

 

 

흐음.

 

한 편 서우도 밤새 잠 한숨 못 자기는 마찬가지다.

 

소은 씨.

 

아직도 입술에 감촉이 남아 있다.

 

어우.

 

소은 씨가 꽤나 당찬 성격인 건 알았지만, 이렇게 당찰 줄은, 뭐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서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소심한 박소은도 아니고 당찬 박소은도 아닌, 그냥 박소은 그 자체이니까.

 

그나저나 오늘 얼굴 어떻게 보지?

 

그래도 남자의 자존심이 있는데, 키스를 당한 건 조금 부끄러운 서우다.

 

으유, 바보.

 

서우가 자신의 머리를 때린다.

 

그까짓 키스 하나 못 해서 여자에게 리드를.

 

서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일단 회사는 가야겠지?

 

서우가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서 욕실로 향한다.

 

 

 

박병환

 

28. 남자

 

사랑은 노랑이다. 환하게 빛이 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