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열여섯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9. 15. 20:53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열여섯 번째 이야기 -

 

 

 

후우.

떨려?

그럼 안 떨리냐?

 

주연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긴 오늘 성기도 했으니까.

성기?

 

주연의 눈이 동그래진다.

 

그래, 네가 좋아한 그 김성기.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 학교 다닐 때 첫 사랑이 온다니까 가슴이 설레냐?

 

, 무슨.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그냥. 학창 시절에 좋아했던 사람이 온다니까 기분이 조금 묘해서 말이야. 헤헤.

 

주연이 싱긋 웃는다.

 

진짜 기분 이상하네.

 

이상할 것도 많다.

 

혜지가 싱긋 웃는다.

 

왜 묘하잖아.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하긴 너는 좀 그렇겠다.

 

혜지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다.

 

너 그게 도대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냐?

 

아니, , 너는 학창 시절에 유일한 네 사랑이니까.

 

으유.

 

주연이 혜지의 팔을 꼬집는다.

 

아파.

 

아프라고 한 거거든.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어떻게 변했을까?

 

주연이 혜지를 바라본다.

 

성기 어떻게 변했니?

 

나도 몰라.

?

걔도 이번이 처음으로 동창회 나오는 거거든. 동창회장인 승혜 말을 들어보니까, 네가 나온다고 했더니 자기도 나온다고 했다던데?

 

, 진짜?

뻥이지.

 

주연의 표정이 확 굳는다.

 

너 수상하다.

 

뭐가?

 

임자 있는 몸이 그러면 돼냐?

 

, 무슨?

 

주연이 도리질 친다.

 

그냥 순수하게 그 때의 감정을 다시 살리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하하.

 

너 지금 무지하게 수상하게 보이거든?

 

혜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주연을 본다.

 

너도 여우다.

 

?

 

예전의 너라면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할, 양 손에 떡 쥐고 고민하기 스킬을 쓰고 있잖냐? 원주연 많이 컸다.

 

그런 거 아니라니까.

 

주연이 혜지를 노려본다.

 

너는 무슨 애가.

 

알았어.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거 아니라고 쳐줄게.

 

그런 거 아니라고 쳐주는 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니라고.

 

주연이 볼을 부풀린다.

 

.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너 과민반응 하는 거 보니까 더 수상하다.

 

조혜지!

 

알았어 안 할게.

 

혜지가 두 손을 모은다.

 

그런데.

 

?

 

주연이 짜증이 난다는 표정으로 혜지를 바라본다.

 

정말 아니야?

 

!

 

알았어.

 

혜지가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디 가?

 

주연이 고개를 갸웃한다.

 

화장실 간다 이 년아.

 

, 그래라.

 

주연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혜지를 바라본다.

 

너 그 놈의 말 버릇은 언제 고칠 거냐?

 

네가 먼저 고치면 고친다. 으유.

 

혜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떨린다고 도망가지 말고.

 

, 내가 어린 애냐?

 

어린 애보다 더 하니까 그러지.

 

조혜지!

 

혜지가 재빨리 화장실로 도망 간다.

 

하여간 저거 요즘 손을 안 봐줬더니 아주 머리 끝까지 기어 오르고 있어.

 

주연이 손 부채질을 한다.

 

.

 

그 순간 누군가가 주연에게 말을 건다.

 

?

 

주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그 남자를 바라본다.

 

무슨 일이세요?

여기가 선영고등학교 3학년 5반 동창회 장소 맞나요?

 

맞는데, 누구세요?

 

남자가 미소를 짓는다.

 

나는 김성기라고 하는데 너는 누구야? 내가 머리가 좀 나빠서.

 

네가 김성기!

 

주연의 눈이 동그래진다.

 

 

 

 

오늘만해도 벌써 6번째다. 다른 부서의 사람들도 슬금슬금 눈치를 보고 있다. 우리의 박부장 오늘도 신경질은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로 나가도 좋을 만큼 세계 최강으로 부리고 있다.

 

그래, 어떻게 부서원들이 다 늦냐는 말이야.

 

부장님은 다시 냉수를 들이킨다.

 

으유.

 

부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후우.

 

병환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인다. 오늘 지각을 한 덕택에 올렸던 보고서를 알아보기 쉽게 다시 정리를 해서 올리라는 부장님의 명령이다. 병환은 평소라면 부장님께 한 소리를 하며 거절했겠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다.

 

소은 씨.

 

?

 

바빠?

 

결국 소은에게 SOS를 치기로 한 병환이다.

 

, 저도 바빠요.

 

하지만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는 소은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왜 다음주까지 내라고 하신 보고서를 오늘까지 내라고 하시는 건지.

 

그냥 해야지 뭐.

 

소은이 아래 입술을 꽉 깨문다.

 

그래도 너무하신 거 같아요.

 

?

 

갑자기 부장님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리자 소은이 움찔한다.

 

뭐가 너무한 건데?

 

, 아니.

 

소은이 억지로 미소를 짓는다.

 

자신의 일을 저에게 부탁하려는 박 대리님이 나쁘시다는 거죠.

 

, 그럼요.

그래요?

 

부장이 헛기침을 한다.

 

나는 잠시 어디 다녀올 테니까, 농땡이 피우지 말고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 .

 

 

후우.

 

부장이 나가자 겨우 숨통이 트이는 세 사람이다.

 

그나저나 두 사람은 왜 늦은 거야?

 

?

 

?

 

병환이 의아한 듯이 두 사람을 바라본다.

 

아니, 나야 뭐, 가끔 늦는다고 쳐. 소은 씨는 원래 늦지 않는 사람이잖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

 

, 그게요.

 

그리고 서우 너도 마찬가지야? 너 엘리베이터 앞에서 안 타고 그냥 기다리고 있던 거 맞지?

 

?

 

병환이 날카로운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본다.

 

무슨 일인데 이렇게 숨기는 거야?

 

, 숨기기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병환이 수상한 듯 두 사람을 바라본다.

 

오늘따라 궁합이 너무 잘 맞는 걸?

 

소은과 서우가 서로를 바라본다.

 

저희 원래 궁합 좀 잘 맞아요.

 

소은이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전혀 아닌데 뭐.

 

병환이 고개를 갸웃한다.

 

분명 두 사람 사이에 뭐가 있기는 있는데 말이야.

 

, 있기는 뭐가 있냐?

 

서우가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 지각하기는 너도 마찬가지잖아. 우리도 오늘 사정이 있어서 그냥 느, 늦은 거라고. 안 그래요? 소은 씨?

 

, 맞아요. 박 대리 님은 괜히 이상한 말씀이나 하시고 말이에요. 그런 말씀 하실 시간 있으면 일이나 하시라고요.

흐음.

 

병환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한다.

 

분명 뭐가 있기는 있는데 말이야.

 

아무것도!

 

없다고요!

 

두 사람이 소리를 지르자 병환이 움찔한다,

 

, 알았어. 아무 것도 없어.

 

병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도대체 뭐가 있길래 저렇게 신경질을 내는 거야?

 

병환이 혼자 중얼거린다.

 

박 대리님!

 

박병환!

알았어.

 

병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서우와 소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지연

 

13. 여자

 

사랑이란 하늘색이다. 언제나 쾌청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