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열여덟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9. 16. 18:46

 

 

 

우리, 사랑해! Season 4

 

- 열여덟 번째 이야기 -

 

 

 

?

 

주연이 울상을 짓는다.

 

너 돌았니?

 

혜지가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주연을 바라본다.

 

네가 왜 남자 친구가 없어?

 

, 어쩌다가 그렇게 돼버렸어.

 

이게 지금 어쩌다가 그럴 게 아니잖아!

 

혜지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너 지금 나쁜 생각하고 있는 거니?

 

, 무슨?

 

아니면?

 

혜지가 주연의 눈을 바라본다.

 

나 네 친구야. 아주 오랜 기간 너를 봐 온 네 친구라고 이 년아. 내가 네 마음 하나 모를 거 같아?

혜지가 얼굴에 부채질을 한다.

 

너 지금 이러는 거 무지하게 잘못하고 있는 거야? 알아? 너 정말 미친 거 아니니? 어떻게, 어떻게! 선재 씨는 어떻게 하고?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러는 거야?

 

주연도 억울하긴 마찬가지다. 자신도 모르게 남자 친구가 없다고 한 마디 한 것 때문에 이렇게 혜지에게 구박을 받을 건 없다고 생각한다.

 

, 어차피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이잖아. 그냥 실수야. 실수라고, 내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이런 말을 한 거 같아?

 

.

혜지가 단호하게 대답한다.

 

너 지금 되게 수상해 보여.

 

조혜지.

 

원주연, 지금 네가 한 말 너도 모르게 네 마음 속에 있던 말 한 건 아니야? 선재 씨 좋아한다고 한 것도 그냥 다 거짓말 아니냐고?

 

그만 해.

 

주연이 아래 입술을 꼭 깨문다.

 

네가 그러면 안 되는 거지.

 

너야 말로 이러면 안 되는 거지!

 

혜지도 지지 않고 주연의 말을 받아 친다.

 

선재 씨는, 선재 씨는 어떻게 하고 네가 이럴 수가 있는 거야? 어제였다며? 선재 씨 때문에 그렇게 고생한 게 며칠이 지난 것도 아니고, 몇 주가 지난 것도 아니고 고작 어제였다며? 그런데, 그런데 네가 오늘 어떻게 이래!

 

나도 몰라.

 

주연이 세면대를 멍하니 바라본다.

 

나도 모른다고.

 

후우.

 

혜지가 머리를 쓸어 올린다.

 

지금 가서 나 남자 친구 있었어, 하는 것도 웃기니까, 그냥 있어. 하지만 더 이상 생각하지는 마.

 

조혜지.

 

네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런 말을 했던지 말이야. 지금 네가 남지 친구가 없다고 한 건 선재 씨에게 잘못한 거야. 분명 선재 씨에게 잘못한 거라고.

 

주연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너는 지금 선재 씨에게 미안하지도 않니?

 

너 그만해.

 

원주연.

 

혜지가 주연의 눈을 바라본다.

 

네 말이 맞기를 바라.

 

주연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다.

 

네 말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라.

 

혜지가 화장실을 나간다.

 

후우.

 

주연이 화장실 바닥에 쪼그려 앉는다.

 

원주연 너 미쳤니?

 

 

 

주연이는?

 

.

 

혜지가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잠깐 통화할 곳이 있다고 해서 말이야.

 

그래?

 

성기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나저나 너 정말 그 과외 선생님이랑 사귀고 있는 거야?

 

그럼.

 

혜지가 싱긋 웃는다.

 

너 대단하다.

 

, 이 정도 가지고.

 

혜지가 성기를 바라본다.

 

그런데 너는 여자 친구 없어?

 

내가 무슨.

 

성기가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너도 알잖아. 나 말도 잘 못하고.

 

? 그래도 학교 다닐 때 주연이가 너 얼마나 많이 좋아했는대.

 

순간 혜지가 아차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

 

다행인지 불행인지 혜지의 표정을 보지 못한 성기다.

 

그거 참 영광인데.

 

영광은.

 

혜지가 어색하게 웃는다.

 

? 왔어?

 

때마침 주연이 자리로 돌아온다.

 

둘이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나누고 있었어?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는다.

 

, 그냥 사는 이야기.

 

성기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주연의 말에 대꾸한다.

 

그나저나 다른 애들은 안 오나?

 

혜지가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올 때가 된 거 같은데?

 

딸랑

 

주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른 친구들이 동창회 장소로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머!

 

동창회를 주선한 승혜가 주연을 꼭 안는다.

 

주연이 너 엄청 날씬해졌다.

 

그래?

 

주연이 멋쩍은 듯 혀를 내민다.

 

, 내가 좀.

 

으유.

 

승혜가 미소를 짓는다.

 

그럼 여자 셋이 즐겁게 이야기 나눠.

 

성기가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게?

 

. 남자 애들도 이제 오고 있는 걸. 즐거운 시간 보내.

 

그래.

 

성기가 멀어진다. 주연은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성기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런 주연의 모습을 불안한 듯 바라보는 혜지다.

 

 

 

대연 군 덥지 않으십니까?

 

덥기는.

 

대연이 새빨개진 얼굴로 대꾸한다.

 

얼굴을 보아하니 많이 더우신 듯 한데, 여기서 쉬었다 가시지요.

 

하지만.

 

어서요.

 

지연의 부드러운 다그침에 자전거를 세우는 대연이다. 대연의 얼굴이 새빨개져 있다.

 

그리 더우시면 진작 자전거를 세우시지요. 왜 이리 자전거를 계속 무리하시며 모신 겁니까?

 

네가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잖아.

 

대연이 씩 웃는다.

 

나는 네가 좋아하는 걸 해줄 수 있다면 내가 아무리 힘이 들어도 상관 없어. 네가 웃을 수 있다면 말이야.

 

대연군은 참 바보시군요.

 

?

 

지연의 말에 대연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게 무슨 말이야?

 

대연 군이 힘이 드신 데, 제가 즐거운 듯이 있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시고 계신 겁니까?

 

지연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대연을 바라본다.

 

그렇다면 저를 잘못 보신 겁니다.

 

지연아.

 

제가 대연 군의 자전거를 타고 미소를 짓는 것은 대연 군의 체온을 느낄 수 있어서입니다. 하지만 대연 군이 이토록 고생을 하면서 자전거를 태워주는 건 저 역시 원하지 않습니다.

 

알았어.

 

대연이 머리를 긁적인다.

 

지연이 무섭다.

 

?

 

지연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니, 이제는 너 되게 무서워졌다고.

 

대연이 싱긋 웃는다.

 

예전에는 대연 군, 대연 군 하면서 따라오던 귀여운 여자 친구였는데.

 

!

 

지연의 얼굴이 붉어 진다.

 

, 그만 놀리십시오.

 

 

, 아프거든.

 

대연 군 괜찮으십니까?

 

예상 외로 강하게 들어간 펀치에 당황하기는 지연 역시 매한가지다.

 

역시 지연이 네 손은 매워.

 

대연이 미소를 짓는다.

 

대연 군.

 

지연이 가볍게 대연을 흘겨 본다.

 

알았어. 그만 놀릴게.

 

대연이 미소를 짓는다.

 

나 이제 체력 다 회복 되었는데 이쯤에서 다시 달릴까?

 

흐음.

 

지연이 싱긋 미소를 짓는다.

 

대연 군.

 

?

 

저 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주시지 않으시렵니까?

 

자전거 타는 법?

 

.

 

지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거야 뭐 어려운 건 아니지만.

 

대연이 뒷머리를 긁적거린다.

 

내가 그렇게 좋은 선생님은 되지 못할 텐데.

 

괜찮습니다.

 

지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가르쳐 주시렵니까?

 

, 상관 없지.

 

대연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걸 그렇게 못 하냐?

 

하지만 20분도 지나지 않아서 배우겠다고 한 것과 가르치겠다고 한 것을 후회하고 있는 두 사람이다. 워낙에 운동 신경이 떨어지는 지연과, 워낙 운동을 잘 하는 대연은 자전거에 한해서는 궁합이 전혀 맞지 않았다.

 

, 대연 군 놓으시면 안 됩니다!

 

이쯤에서는 놓아주어야 한다고.

 

대연이 놓은 지 4초도 지나지 않아서 지연의 자전거가 넘어진다.

 

괜찮아?

 

그러니 놓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연이 울상을 짓는다.

 

, 미안.

 

대연이 황급히 지연에게 달려가 자전거를 세운다.

 

다친 곳은 없어?

 

다치지는 않은 듯 합니다.

 

지연이 다시 일어나 자전거에 올라타려고 하자 대연이 말린다.

 

그만해.

 

대연이 고개를 젓는다.

 

네가 워낙 성격이 한 번 하겠다고 하면 반드시 꼭 해야 하는 성격인 건 아는데 이건 아니야.

 

하지만, 저도 자전거를 타서 대연 군을 태워 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대연 군만 고생을 하시는 걸요?

 

대연이 고개를 젓는다.

 

나는 네가 내 허리를 안아 주는 게 좋은 걸.

 

, 대연 군.

 

지연의 볼이 붉어 진다.

 

 

 

원주연

 

20. 여자

 

소원? 지금의 이 행복함이 영원이 갔으면 좋겠다. 내 마음을 내가 더 쉽게 컨트롤 할 수 있기를, 지금의 내 마음은 나조차도 이해하지 못할 만큼 너무나도 어려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