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예순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10. 12. 22:57

 

 

 

우리, 사랑해! Season 4

 

- 예순 번째 이야기 -

 

 

 

찌질하다는 말 취소해요.

 

싫어요.

 

소은이 입을 내민다.

 

서우 씨 솔직히 쪼잔하잖아요.

 

뭐라고요?

 

서우의 얼굴이 붉어진다.

 

내가 왜 쪼잔해요!

 

그럼 안 쪼잔해요?

 

, 저 안 쪼잔한 사람입니다!

 

서우가 미간을 찌푸린다.

 

제가 얼마나 가슴이 넓은 사람이라고요?

 

! 그래요?

 

소은이 서우를 노려본다.

 

그러면 다른 좋은 사람 만나시면 되겠네요!

 

물론입니다!

 

소은이 서우를 노려본다.

 

!

 

!

 

둘이 신경질을 내며 사무실을 들어간다.

 

 

 

그래, 나를 속였다 이거지?

 

부장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이것들 오기만 해 봐.

 

그 순간 사무실 문이 열리고 소은과 서우가 들어온다.

 

어이, 소은 씨, 강 대리!

 

왜요!

 

소은이 신경질을 내며 대꾸하자 부장이 움찔한다.

 

, 아니 왜 화는 내고 그래?

 

뭐가요?

 

부장이 입을 꾹 다문다.

 

, 그게 두, 두 사람 사귀는 거.

 

아니에요!

 

소은이 소리를 친다.

 

제가 저렇게 쪼잔한 사람이랑 사귈 거 같아요?

 

저기 서우 씨?

 

아니거든요!

 

늘 얌전하기만 하던 서우 마저 까칠하게 돌변하자 부장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 그게.

 

제가 그렇게 한심스러운 놈으로 보이세요? 저 싫다는 여자나 졸졸 따라다니게요?

 

, 그렇지?

 

증거는 있는데 이상하게 말에 힘이 안 들어가는 부장이다.

 

 

 

, 말도 안 돼.

 

병환이 뚱한 표정을 짓는다.

 

사귄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그런 걸로 헤어진다는 거야? 그건 정말 아니잖아?

 

아니긴?

 

서우가 볼을 부풀린다.

 

나는 내 가치를 몰라주는 그런 여자랑은 사귀고 쉽지 않다고.

 

나 참.

 

병환이 고개를 젓는다.

 

나는 잘 모르겠다.

 

으유.

 

서우가 이를 박박 간다.

 

 

 

그래서요?

 

그래서는요?

 

소은이 시큰둥한 표정을 짓는다.

 

헤어졌다는 이야기, 강 대리님께 못 들으셨어요?

 

아니, 서우 녀석에게 헤어지셨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들었는데 말이죠. 그게 솔직히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

 

왜 말이 안 돼요?

 

?

 

왜 말이 안 되냐고요? 저 그렇게 여자한테 버럭버럭 소리지르고 까칠하게 구는 남자 별로 매력 없어요.

 

.

 

병환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두 사람 정말 좋아하잖아요?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소은이 볼을 부풀린다.

 

우리 정말 안 맞는 거 같아요.

 

후회 안 하겠어요?

 

제가 후회는 왜 해요?

 

소은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말이죠. 제가 강 대리님 보다는 몇 배, 아니 몇 천 배는 더 아깝단 말이에요. 제가 왜 꿀리게 강 대리님이랑 사귀어야 하는 거예요. 저는 절대로, 싫답니다. 절대 절대 절대 절대 절대로 싫어요!

 

그래요.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소은 씨가 그렇게까지 말을 한다면.

 

병환이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다.

 

헤어져야죠.

 

솔직히 그 사람이 너무한 거잖아요.

 

소은이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자기가 잃어버려놓고는.

 

맞아요.

 

병환이 연신 고개를 끄덕여 댄다.

 

다 그 녀석 죄예요.

 

맞죠?

 

.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사무실에서는 그렇게 서로 골 내고 있지 마세요.

 

?

 

부장님이 조금은 불쌍해서 말이에요.

 

병환이 어색한 표정을 짓는다.

 

여태까지 일하면서 부장님 저렇게 시무룩한 거 본 적 없거든요.

 

.

 

소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죄송해요.

 

아니에요.

 

병환이 고개를 젓는다.

 

소은 씨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저는 말이죠.

 

소은이 멀리 바라본다.

 

연애라는 건 늘 달콤하기만 하고 기분 좋기만 한 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직접 진짜 연애를 해보니까 그게 아닌 걸 알았어요. 정말, 말도 안 돼요. 무조건 여자를 배려해주는 게 연애인 건데. 서우 씨는 그렇지 못해요.

 

연애는 둘이 맞춰야죠.

 

?

 

병환이 아차 싶다.

 

, 아니에요.

 

말씀 계속 해보세요.

 

사실 소은 씨가 말하는 건 연애가 아니잖아요.

 

어째서요?

 

소은이 병환을 바라본다.

 

어째서 그게 연애가 아닌 건데요?

 

한 사람이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어째서요.

 

어째서긴요.

 

병환이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게 연애니까요.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소은이 손가락을 꼼지락 거린다.

 

사귀기만 하면, 이 사람이 내 남자 친구다 찜하고 나면, 무조건 그 사람의 모든 모습들이 다 좋아질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진짜로 사귀어 보니까, 진짜 사귀니까 그게 아닌 걸 아니까. 후우.

 

소은 씨.

 

?

 

그 사람의 하잘 것 없고 보잘 것 없는 모습 마저도 사랑하는 그 순간이 진짜 사랑인 거래요.

 

?

 

소은이 고개를 갸웃한다.

 

, 그게 무슨?

 

누가나 사귀다보면 그 사람의 아쉬운 점이나 결점이 보이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진짜 오래 가는 커플들의 공통점은요. 그 작은 아쉬운 점이나 결점들 마저도 사랑을 해버린다는 거예요. 그게 사랑이에요.

 

하아.

 

소은이 한숨을 내쉰다.

 

그 전에 그 사람이 싫어지면요?

 

?

 

거기까지도 가지 못하면요.

 

그건.

 

병환이 어색한 표정을 짓는다.

 

정말 절대로, 죽어도 그 사람과 그 단계까지 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면 헤어져야, 겠죠?

 

그렇겠죠?

 

소은이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그런 거죠?

 

.

 

병환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야죠.

 

병환이 소은을 바라본다.

 

정말, 정말 못 견디겠어요?

 

.

 

소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정말 못 견디겠어요.

 

그래요.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그러면 헤어져야죠.

 

고마워요.

 

뭐가요?

 

내 마음 들어줘서요.

 

아무 것도 아닌 걸요.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그래도 서우 녀석이랑 잘 지내줘요.

 

.

 

소은이 고개를 끄덕인다.

 

 

 

.

 

다행이에요.

 

그러니까요.

 

소은과 서우가 미소를 짓는다.

 

그렇다고 박 대리님까지 속일 건 없잖아요.

 

이렇게 해야죠.

 

서우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다.

 

이래야 편하죠.

 

.

 

소은이 미소를 짓는다.

 

서우 씨는 정말 똑똑해요.

 

제가 한 똑똑하죠.

 

서우가 허리에 손을 척하고 올린다.

 

하여간, 말을 못 한다니까.

 

소은이 싱긋 웃자 서우도 웃음을 터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