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예순두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10. 12. 22:58

 

 

 

우리, 사랑해! Season 4

 

- 예순두 번째 이야기 -

 

 

 

오빠 뭐 드시고 싶은 건 없어요?

 

?

 

아플수록 잘 먹어야 하잖아요.

 

괜찮아.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나 아프지 않아.

 

어떻게 안 아파요?

 

진통제 덕에 괜찮아.

 

오빠.

 

태경이 싱긋 웃는다.

 

그런데 화영아, 지연이가 들을 수도 있으니까 내가 아프다는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아줄래?

 

알았어요.

 

화영이 머뭇거리면서 대꾸한다.

 

오빠, 되게 나쁜 사람인 거 알고 있어요?

 

?

 

태경이 고개를 갸웃한다.

 

내가 왜?

 

지연이에게는 죽어도 들려줄 수 없었던 그 이야기를 왜 나에게는 그렇게 쉽게 들려준 거예요?

 

미안.

 

태경이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너한테 짐을 준 건 정말 미안해.

 

오빠 정말 미워요.

 

그래.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 많이 미워해.

 

죽는다고 지금.

 

그런 말 하지 마.

 

알았어요.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치료 받을 마음 없는 거예요?

 

.

 

태경이 단호한 표정을 짓는다.

 

나 쓸 데 없는 곳에 돈 쓰고 싶지 않아.

 

아직 어떻게 될 지 확실이는 모르는 거잖아요.

 

확실해.

 

오빠.

 

어떻게 돌릴 수 없잖아.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그건 변하지 않아.

 

하아.

 

화영이 한숨을 내쉰다.

 

왜 착한 사람들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나 안 착해.

 

왜요?

 

너를 어릴 적 버렸잖아.

 

순간 화영은 할 말을 잃는다.

 

, 그게 무슨 말이에요?

 

너에게 있었어야 했는데.

 

화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내가 있었어야 했는데.

 

됐어요.

 

화영이 미소를 짓는다.

 

이미 너무 과거의 일이에요.

 

화영아.

 

오빠.

 

화영이 태경을 바라본다.

 

저 잠시 어디 다녀올게요.

 

화영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뭐 먹고 싶은 거 생각해 둬요.

 

그래.

 

화영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후우.

 

태경이 한숨을 내쉰다.

 

다 내 죄야.

 

태경이 화영이 사라진 자리를 바라본다.

 

다 내 죄야.

 

 

 

하아.

 

화영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다.

 

오빠도 참.

 

화영이 눈을 감는다.

 

그 때.

 

 

 

화영아.

 

오라버니.

 

화영이 싱긋 웃는다.

 

어디 가시던 길이셨습니까?

 

?

 

태경의 밝게 미소를 짓는다.

 

너 보러 오는 길이었지.

 

, 오라버니도.

 

화영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런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말아주십시오.

 

어라?

 

태경이 고개를 갸웃한다.

 

지금 내 말이 거짓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

 

화영이 반문한다.

 

, 그게 무슨.

 

지금 나를 못 믿는 게냐?

 

!

 

화영의 얼굴이 너무나도 붉어진다.

 

내가 너를 보고 싶어서 왔다는데 어찌 믿지 못하고 있는 게야?

 

, 그것이.

 

푸하하.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는 태경이다.

 

정녕 그렇다고 믿는 것이더냐?

 

오라버니.

 

화영이 원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자꾸 그리 놀리시면 저는 오라버니 얼굴을 다시는 보지 않을 겁니다.

 

알았다.

 

태경이 애써 웃음을 거둔다.

 

네가 나를 다시 안 보면 안 돼지?

 

.

 

화영이 볼을 부풀린다.

 

언제나 오라버니는 저만 보면 장난을 쳐야겠다 그 생각 밖에 하지 않으시는 겝니까? 어찌 저만 보시면 그렇게 장난을 치지 못해서 안달이 나시는 겝니까? 항상 머리 속에는 장난만 가득 차신 거 같습니다.

 

그런가?

 

태경이 고개를 갸웃한다.

 

내가 원래 그렇지.

 

하여간.

 

화영이 싱긋 웃는다.

 

그나저나 정말 왜 이리 오신 겝니까?

 

어머니가 이걸 전해드리라고 하셔서.

 

.

 

태경의 품에 안긴 작은 강아지를 보고 화영이 미소를 터뜨린다.

 

저 주려고 오신 거여요?

 

아주머니가 부탁을 하셨어.

 

태경이 싱긋 웃는다.

 

네가 강아지를 너무 좋아한다고.

 

.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좋아해요.

 

어느새 강아지는 화영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조그만 혀로, 화영의 하얀 뺨을 할짝이고 있었다.

 

간지러.

 

녀석이 네가 좋은 모양이다.

 

그런가요?

 

.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녀석 조금은 서운한 걸? 내가 안고 가려고 할 때, 내 품에서 벗어나려고 얼마나 발버둥을 치던지.

 

그랬어요?

 

그래.

 

태경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아주 죽는 줄 알았다니까.

 

그러면 얘 마음에 드네.

 

뭐라고?

 

태경이 볼을 부풀린다.

 

그 녀석이 나를 싫어한다고 하지 않았니? 그런데 뭐가 좋다는 말이냐?

 

아니.

 

화영이 싱긋 웃는다.

 

오라버니보다 저를 더 좋아해주잖아요.

 

?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그러니까 지금 너를 더 좋아해줘서 강아지가 좋다는 거냐?

 

.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 참.

 

태경이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이론이 어디 있는 게냐?

 

여기 있지요.

 

화영이 생기 발랄한 표정으로 태경을 바라본다.

 

그나저나 오라버니.

 

?

 

이 아이 이름은 있나요?

 

이름?

 

태경이 고개를 젓는다.

 

혹시나 이름을 미리 지어 두었다가, 나중에 네가 정하고 싶은 이름에 대답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이름은 짓지 않았다.

 

그렇군요?

 

화영이 미소를 짓는다.

 

오라버니는 전혀 그런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 가끔 가다 보면 사려가 깊으실 때가 있다니까요.

 

그게 지금 욕이냐 아니냐?

 

오라버니 마음 데로 생각하셔요.

 

화영이 싱긋 웃는다.

 

그나저나 이 아이 이름을 뭘로 지어야 할까나?

 

화명이 어떠냐?

 

화명이요?

 

그 아이가 암컷이거든.

 

남자 이름 같잖아요?

 

전혀.

 

태경이 싱긋 웃는다.

 

암컷 이름 같아.

 

그럴까요?

 

화영이 강아지를 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화명아.

 

 

어머

 

푸핫.

 

화영이 부르는 소리에 맞추어 강아지가 짖자 두 사람이 미소를 짓는다.

 

이 녀석 이름이 마음에 드나본데?

 

화명아 이름이 마음에 드니?

 

 

강아지는 신통하게도 자신의 이름인 것을 아는 모양이었다.

 

신기하네?

 

그러게요.

 

화영이 미소를 짓는다.

 

화명아.

 

 

아유 예뻐.

 

화영이 강아지의 볼에 볼을 비빈다.

 

.

 

그런 화영을 보면서 태경이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