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예순세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10. 12. 22:59

 

 

 

우리, 사랑해! Season 4

 

- 예순세 번째 이야기 -

 

 

 

밖에 누가 왔니?

 

, 아주머니.

 

화영의 어머니가 나오자 태경이 황급히 인사를 한다.

 

아주머니께서 부탁을 하셨던 그 강아지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래?

 

화영의 어머니가 미소를 짓는다.

 

참 예쁜 강아지구나.

 

그렇지요, 어머니?

 

화영이 미소를 짓는 것을 보고 화영의 어머니도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화영이 네가 그 녀석이 아주 마음에 쏙 드는 모양이구나.

 

.

 

그래.

 

화영의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나저나 어머니께 감사해서 어쩌지?

 

아니에요.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저희 어머니도 그 많은 강아지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계셨거든요. 오히려 그 고민을 아주머니께서 덜어주셔서 얼마나 감사하고 계신지 몰라요.

 

그래?

 

화영의 어머니가 미소를 짓는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말씀을 해주신다면 내가 더 고맙지.

 

화영의 어머니가 살짝 미간을 찌푸린다.

 

!

 

?

 

?

 

태경과 화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화영의 어머니를 본다.

 

잠시만 있거라.

 

화영의 어머니가 미소를 짓는다.

 

지금 떡을 찌고 있거든.

 

떡이요?

 

그래.

 

화영이 미소를 짓는 것을 보자 화영의 어머니에도 빛이 비춘다. 화영은 떡을 참 좋아했다.

 

그나저나 어머니, 오늘은 무슨 날도 아닌데 어쩐 일로 떡을 다 찌셔요?

 

네가 떡을 좋아하지 않니?

 

화영의 어머니가 싱긋 웃는다.

 

.

 

화영이 싱긋 웃는다.

 

아주머니, 그러면 저 여기서 잠시 앉아서 기다려도 될까요?

 

아이고.

 

화영의 어머니가 아차 한다.

 

내가 네가 걔서 예까지 걸어 왔다는 것을 잊고 있었구나, 못 해도 5리 길은 되는 거리인데, 미안하다.

 

아니에요.

 

태경이 고개를 젓는다.

 

그러면 내가 떡하고 음료 좀 내오마.

 

.

 

화영의 어머니가 부엌으로 들어가고 태경이 마루에 앉는다.

 

오라버니.

 

?

 

화영이 미소를 지으며 태경을 바라본다.

 

정말 고마워요.

 

아니야.

 

태경이 고개를 젓는다.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다시 전해 드리고.

 

.

 

태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나 갈게.

 

, 오라버니.

 

태경이 손을 흔들고, 화영 역시 태경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든다.

 

너 태경이 좋아하니?

 

?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화영이 화들짝 놀란다.

 

, 그게 무슨 말씀이셔요?

 

왜 말은 더듬고 그러니?

 

화영의 어머니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짓는다.

 

진정으로 마음에 품고 있기라도 하다는 것이냐?

 

, 아니어요.

 

화영이 고개를 젓는다.

 

, 제가 무슨.

 

이 어미에게도 속이는 것이냐?

 

화영의 어머니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짓는다.

 

얼굴에 다 보이는데 무슨.

 

!

 

화영의 얼굴이 아주 붉어진다.

 

아이고, 그만 해야겠다. 그러다가 네 얼굴이 타 버리겠구나.

 

화영의 어머니가 싱긋 웃는다.

 

들어가서 쉬거라.

 

.

 

화영이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들어간다.

 

후우.

 

화영의 어머니가 한숨을 내쉰다.

 

너는 왜 좋아하면 안 되는 아이를 좋아하는 게냐?

 

화영의 어머니가 고개를 젓는다.

 

너와 태경이는 이루어질 수 없어.

 

화영의 어머니가 부엌으로 들어간다.

 

 

 

다녀왔습니다.

 

다녀왔니?

 

태경의 어머니인 성주 댁이 미소를 지으며 태경을 바라본다.

 

고맙다고 전해드리래요.

 

그래?

 

성주 댁이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한다니 다행이네.

 

성주 댁은 종갓집의 며느리로는 어울리지 않게 호리호리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워낙 하얀 살결을 가지고 있어서 미인의 소리를 듣기도 하였으나 워낙 병약하여, 주위 아낙들이 혀를 차는 소리를 자주 듣고는 했다.

 

그나저나 왜 여기에 계세요?

 

너 오는 것을 기다렸지.

 

성주 댁이 미소를 짓는다.

 

너 혹시나 길 잃을 까봐.

 

어머니도.

 

태경이 싱긋 웃는다.

 

, 어머니 이걸 드셔 보세요.

 

무엇이냐?

 

아주머니께서 주셨어요.

 

시루떡이구나.

 

성주 댁이 미소를 짓는다.

 

영천 댁이 떡 하나는 정말 잘 찌지.

 

성주 댁이 떡을 조금 떼어 낸다. 그리고 자신의 입을 넣어 그 작은 입으로 오물오물 떡을 씹는다.

 

달구나.

 

그렇지요?

 

.

 

성주 댁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더 이상 떡을 먹지 않고 살짝 자신에게서 미뤄 놓는다.

 

왜요? 더 드시지 않으시고요?

 

할머니 드려야지.

 

.

 

태경의 얼굴이 굳는다.

 

왜 그러니?

 

그냥요.

 

태경이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할머니는 어머니 싫어하시잖아요.

 

이런.

 

성주 댁이 난감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런 말 하면 안 돼.

 

하지만 사실이잖아요.

 

태경이 성주 댁을 바라본다.

 

아니에요?

 

날 싫어하시는 게 아니야.

 

하지만, 하지만 늘 태창이 형 어머니만 챙기시잖아요.

 

그건.

 

성주 댁의 얼굴이 굳는다.

 

다 들었어요.

 

?

 

사실은 어머니가 본 부인이셨다면서요?

 

!

 

성주 댁의 얼굴이 굳는다.

 

, 태경아.

 

그런데 큰 어머니가 아들을 낳아서 그렇게 된 거라면서요?

 

아니야.

 

성주 댁이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 설사 그게 맞다고 해도 너는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

 

아버지도 똑 같아요.

 

태경이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어머니를 이런 골방에 두시고 보러 오시지도 않고.

 

태경아.

 

어머니는 왜 참고만 계세요?

 

아니야.

 

성주 댁은 고개를 젓는다.

 

엄마는 행복해.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씀을 하세요?

 

태경이 한숨을 내쉰다.

 

그러면 이건 제가 할머니 가져다 드릴게요.

 

?

 

어머니 가시면 또 혼나잖아요.

 

그럴래?

 

.

 

태경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성주 댁이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