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해! Season 4
- 예순한 번째 이야기 -
“오늘이네.”
“너 결정했어?”
혜지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주연이 고개를 젓는다.
“아무 것도 결정내릴 수 없어.”
“후우.”
혜지가 한숨을 내쉰다.
“너 어떻게 하려고 그러니?”
“그러니까.”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그렇네?”
“휴.”
혜지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주연을 바라본다.
“꼭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게 너무 잔인하지 않니?”
“그래.”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너무 아파.”
“우리 주연이 어떡하니?”
혜지가 주연을 꼭 안아준다.
“오늘이야.”
“미친 놈.”
준오가 고개를 젓는다.
“지 여자 하나 하나를 못 챙겨서 그 고생을 하고 있는 거냐?”
“어쩔 수 없잖아?”
선재가 어깨를 으쓱한다.
“나 그 사람에게 내 마음 강요하고 싶지 않아.”
“그래 너 잘 났다.”
“내가 좀 잘 났지.”
“칭찬 아니거든?”
“그런가?”
“그래.”
준오가 한심하다는 듯 선재를 바라본다.
“도대체 그런 여자가 뭐가 좋다고 그러는 거냐?”
“응?”
“솔직히 네가 한참이나 아깝잖아?”
“내가 왜?”
“뭐?”
준오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네가 얼굴이 빠지냐? 기럭지가 빠지냐? 돈이 빠지냐? 정말 네가 부족한 게 뭐가 있다고, 그런 부족해도 한참이나 부족한 여자에게 빠져서 그렇게 자신을 망치려고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준오야.”
선재가 싱긋 웃는다.
“전에도 말했지만, 너 내 친구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 거 나 듣고 싶지 않아.”
“그래 잘 났다.”
준오가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너 정말 못 났어.”
“알아.”
“아는 놈이 그렇게 행동하냐?”
“못났는데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닌 거잖아? 안 그래? 원래 못 난 건데.”
“잘 났어요.”
“방금은 못 났다며?”
“으유.”
준오가 선재를 바라본다.
“너 정말 괜찮겠냐?”
“응?”
“거절 당해도 괜찮겠냐고?”
“할 수 없지.”
선재가 어깨를 으쓱한다.
“내가 그 만큼 내 마음을 그 사람에게 표현하지 못한 거니까.”
“휴우.”
준오가 한숨을 내쉰다.
“그런 말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할 수가 있는 거냐? 어쩌면 그렇게 쉽게 내뱉을 수가 있어?”
“너는 내가 쉬워 보여?”
“어?”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나도 지금은 정말 죽어 버릴 거 같아.”
“선재야.”
“하지만.”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선재가 씩 웃는다.
“그 사람이 내가 싫다고 하는데.”
“그래.”
준오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건 어쩔 수가 없는 거지.”
“그래.”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너 수업 가야 하는 거 아니야?”
“네가 죽기라도 할까봐 걱정이 돼서 못 가겠다.”
“내가 그렇게 의지 박약아로 보이냐?’
“의지 박약이 아니니까 걱정이 되는 거지. 너는 죽는 사람들이 의지가 약해서 죽는 거 같냐?”
“그런가?”
선재가 머리를 긁적인다.
“걱정하지 마, 나 절대로 그런 바보 같은 결정은 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
준오가 고개를 끄덕인다.
“제발 그래 줘라.”
“너 괜찮겠어?”
“응.”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사실 그 사람에게 너무나도 고마워. 일주일이나 시간을 준 거니까.”
“마음은 어떻게 결정할래?”
“그 사람 만나러 가면서 결정할래.”
“그래.”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밤에 전화할게.”
“응.”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수업 늦겠다.”
“그래.”
혜지가 자꾸 주연을 돌아다 본다.
“너 정말 괜찮은 거지?”
“그래.”
주연이 미소를 짓는다.
“나 정말 괜찮아.”
“그래.”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 정말 갈게.”
“응.”
혜지가 멀어진다.
“후우.”
주연이 전화기를 꺼낸다.
“하아.”
가장 힘든 결정을 이제 곧 내려야 한다.
“선재 씨.”
주연이 아래 입술을 꽉 깨문다.
“성기.”
주연이 먼 하늘을 바라본다.
“결정을 내려야지.”
주연이 전화기를 꺼내든다.
‘Rrrrr Rrrrr’
주연의 번호였다. 참 오랜만에 선재의 액정에 뜨는 번호.
“여보세요?”
선재가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나예요.”
“알아요.”
“우리 봐요.”
“어디서요?”
“어디서 볼까요?”
“글쎄요.”
“선재 씨가 정해요.”
“주연 씨가 정하면 안 될까요?”
“나 잘 모르겠어요.”
“그래요?”
“어서요.”
“알았어요.”
선재가 잠시 아무 말이 없다.
“학교 앞에 카페, 거기서 봐요.”
“괜찮겠어요?”
“네.”
“알았어요.”
“그러면 20분 후에 거기서 봐요.”
“10분.”
주연이 단호히 말한다.
“10분. 괜찮아요?”
“그래요.”
선재가 고개를 끄덕인다.
“10분 후에 봐요.”
“네.”
선재가 전화를 끊는다.
“후우.”
이제 정말이다.
“미치겠네.”
주연이 어떤 대답을 할 지 10분 남았다.
“바보.”
시간을 더 미뤘어야지 오히려 당겨 버린 자신이 너무나도 미운 주연이다.
“어떻게 하려고 그래?”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했는데.
“하아.”
머리가 지끈 거린다.
“어떻게 하라고?”
주연이 바닥을 내려 본다.
“도대체, 도대체 어떻게 하라고.”
주연이 일단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아.”
가슴이 너무나도 무겁다.
“
발은 움직이는데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어떻게 해?”
주연이 중얼거린다.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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