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창고/우리, 사랑해! [완]

우리, 사랑해! season 4 - [일흔세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8. 10. 17. 23:04

 

 

 

우리, 사랑해! Season 4

 

- 일흔세 번째 이야기 -

 

 

 

그나저나 정말 내일 어머니에게 인사 드리러 가는 거야?

 

.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후우.

 

병환이 긴장한 표정을 짓는다.

 

싫다고 하시지 않을까?

 

?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이렇게 멋지고 좋은 사람인데.

 

나이가 많잖아.

 

에게?

 

혜지가 싱긋 웃는다.

 

연예인들은 열아홉 살 차이가 나도 잘만 살더라. 우리가 몇 살이나 차이가 난다고 그런 말을 하냐?

 

여덟 살이 적냐?

 

적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이렇게 연애 잘 하고 있는데 그까짓 결혼에 나이가 뭐가 대수야?

 

혜지가 미소를 짓는다.

 

안 그래?

 

그래.

 

병환이 미소를 짓는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헤헤.

 

혜지가 병환을 파고 든다.

 

좋다.

 

.

 

병환이 웃음을 짓는다.

 

우리 결혼 빨리 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혜지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 정말 좋은 와이프 될 자신이 있는데.

 

나도 정말 좋은 남편 되 줄 자신 있습니다.

 

우리 정말 좋은 부부가 되지 않을까 싶어?

 

그러니까.

 

병환이 혜지를 꼭 안는다.

 

빨리 결혼하자.

 

.

 

 

 

알았어요.

 

.

 

주연은 전화를 끊고 병실에 들어선다.

 

 

 

괜찮아 진 거야?

 

?

 

대연의 물음에 주연이 고개를 든다.

 

뭐가?

 

두 사람 사이 말이야.

 

대연이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려고 애쓴다.

 

다시 괜찮아 졌냐고?

 

.

 

주연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오히려 전 보다 더 좋아졌다고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아 졌어. 아주 만족해.

 

그래?

 

대연도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너 무슨 걱정 있어?

 

?

 

대연이 주연을 본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주연이 살짝 고개를 갸웃한다.

 

너 안색이 별로 안 좋아서.

 

약 때문에 그래.

 

대연이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약을 먹으면 식욕이 떨어진다고 하잖아. 밥을 잘 못 먹으니까 당연히 안색이 조금은 창백해진 것이 사실이지 뭐. 괜찮아. 곧 밥을 잘 먹으면 나아질 테니까.

 

그래?

 

주연이 어깨를 으쓱한다.

 

네가 괜찮다면 다행이고.

 

누나.

 

.

 

주연이 대연을 보자 대연이 시선을 거둔다.

 

죽는 게 뭘까?

 

죽는 거?

 

주연이 수상한 표정으로 대연을 본다.

 

갑자기 죽는 이야기는 왜 해?

 

그냥.

 

대연이 미소를 짓는다.

 

궁금해서.

 

나도 잘 모르지.

 

주연이 볼을 부풀린다.

 

너 어디 아픈 곳 있다고 그래?

 

아니.

 

대연이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그냥, 그냥 궁금해서 말이야. 죽는 거에 대해서.

 

아프겠지.

 

몸이?

 

마음이.

 

주연이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분명 마음이 많이 아플 거야.

 

그럴까?

 

.

 

주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죽는 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떠나야 한다는 거잖아.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떠나는 것인데 마음이 아프지 않을 리가 없잖아.

 

그렇네.

 

대연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구나.

 

정말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

 

대연이 미소를 짓는다.

 

아니야.

 

 

 

이제 술 끊는 건가?

 

.

 

준오의 반 농담에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내가 언제 술 많이 마셨냐?

 

.

 

준오가 고개를 끄덕인다.

 

나 네 술 짝꿍 해주느라 아주 죽는 줄 알았다. 이제는 그렇게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는 거겠지?

 

그래.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내가 괜히 너를 고생하게 한 건가?

 

.

 

준오가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너 그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하는 거다.

 

알았습니다.

 

선재가 부드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나저나 지현이 누나는 잘 지내고 있는 거야? 이탈리아로 가서 연락은 온 적이 있어?

 

이메일이 몇 번 오기는 했었어.

 

준오가 조금은 못 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전화를 하라고 했더니, 국제 전화비가 너무 비싸서 전화를 할 수 없다는 말만 하더라. 하여간 그 돈 얼마나 한다고.

 

그럼 네가 하지.

 

아서.

 

준오가 고개를 젓는다.

 

그 돈이 얼만데?

 

.

 

선재가 미소를 짓는다.

 

 

 

엄마.

 

?

 

오늘 밤 대연의 옆을 지키는 사람은 화영이었다.

 

엄마는 죽지 마.

 

대연의 말에 화영이 대연을 돌아다 본다.

 

어떻게 안 죽을 수 있어?

 

그래도.

 

대연이 슬픈 표정을 짓는다.

 

내가 조금은 더 크면, 내가 주연이 누나 만큼 크면, 아니, 정연이가 주연이 누나 만큼은 클 때까지 엄마는 죽지 말아주라. 그 전에 죽으면, 그 전에 죽으면 나 정말로 못 견딜 거 같아.

 

대연아.

 

화영이 대연의 옆에 앉는다.

 

엄마가 너무 무서운 걸 알려줬구나.

 

죽는 게 뭔지는 알거든.

 

대연이 아래 입술을 살짝 깨문다.

 

지연이 불쌍해서 어떡해?

 

아유.

 

화영이 대연의 팔을 쓸어 준다.

 

너도 있고 엄마도 있잖아.

 

그래도.

 

대연이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아빠는 아니잖아.

 

 

 

오빠.

 

?

 

인연이라는 게 있기는 있나 봐요.

 

무슨 인연?

 

우리를 봐요.

 

우리?

 

.

 

화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가 이루지 못한 인연을 우리 대신해서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런가?

 

우리가 이루어지지 못한 그 인연의 끊을 우리 아래 아이들이 반드시 이어주었으면 좋겠어요. 두 아이는 행복했으면,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럴 거야.

 

태경이 미소를 짓는다.

 

두 아이라면 그럴 수 있을 거야.

 

그렇겠죠?

 

화영이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런데 지연이가 오빠가 없어도 잘 견딜 수 있을까, 나 그게 너무나도 걱정이 되요. 정말 너무나도 걱정이 되요. 그 어린 나이에,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그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다치지 않을까.

 

화영아.

 

그냥이요.

 

화영이 슬픈 미소를 짓는다.

 

그냥, 그냥 그래서요.

 

잘 견뎌줄 거야.

 

태경이 먼 하늘을 바라본다.

 

내 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