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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한국.

권정선재 2008. 12. 3. 07:12

독일의 과거가 현재에 끼치는 영향.

 

 

독일, 우리에게 참 멀고도 가까운 나라인 독일은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인 차이로 인해, 아무 것도 알고 있지 못한 나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독일은, 우리와 너무나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가 본 받을 것이 많은 국가이기도 하다.

독일과 일본, 이 두 나라 간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이 두 나라의 공통점은 전 세계적인 전쟁을 일으킨 시발점이 된, 두 나라라는 점일 것이다. 두 나라는 모두 전범 국가로써, 전 세계를 공포 속으로 몰아 넣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후 행보는 두 나라에 다르게 적용이 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신들의 과거를 긍정적으로 미화하며 과거를 부정하고 지우고 있지만, 독일의 경우 아직까지도 자신들의 과거에 죄책감을 느끼며 고개를 숙이고 자신들의 입장을 제대로 고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독일이 가해국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독일과 일본의 차이점이 또 하나 있다면, 독일은 가해국이면서도 피해국이라는 사실일 것이다. 세계 대전 이후, 독일은 두 개의 독일로 나뉘어지게 된다. 우리나라와는 조금은 다른 이유로 말이다. 그리고 이후 독일은 통일에 여러 가지 방해를 받게 된다. 독일이 통일될 경우 다시 한 번 전쟁을 일으킬 지도 모른다는 미연의 이유 때문에 말이다. 그러나 독일은 결국 주위 국가들의 우려를 모두 불식시키며 통일에 성공을 했고, 현재까지 이르고 있으나, 그들의 통일은 그렇게 완벽한 것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과거 독일이 행한 일은 현재의 독일인들에게까지 꽤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들은 충분한 여력이 있으면서도 사회적 주류로 나서려고 하지 않으며, 아직까지도 커다란 죄책감에 사로잡혀서 무언가에 대해서 제대로 발언도 하지 못하고 있다. EU중에서도 손 꼽히는 경제 강국이면서도 겉으로는 전혀 그런 티를 내지 않고 있음으로써 자신들을 자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단순히 과거 전범 국가였던 과거만을 지우는 것이 아닌, 분단의 역사, , 동독의 역사마저도 지우고 있다. 모두들 잘 알고 있다시피, 지금의 독일은 원래부터 하나의 독일이 아닌, 우리와 마찬가지로 분단 국가였다. 동독과 서독, 이 둘은 마치 지금의 남한과 북한처럼 서로를 미워하고 할퀴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지금에도 역시나 드러나고 있다.

현재 독일은 동독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이유는 서독에 의한 흡수 통일의 형태라는 것에도 기인을 하고 있고, 과거 나치즘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 같은 관점에서 과거 침묵을 했던 동독의 지식인들 역시 현재 독일, 통독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동독의 지식인들을 비판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동독의 지식인들의 경우 그들 자신은 침묵을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동독의 상황이 그러했고, 그들이 처한 처지가 그러했다. 그렇기에 지금 통독 이후 서독의 입장에서 동독 출신의 지식인들을 몰아 세우는 것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

 

 

독일, 그리고 한국.

 

 

이러한 독일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시사해주는 점이 많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독일과 우리는 같은 분단 국가이다. 역기서 독일은 과거의 분단 국가였고, 한국은 현재에도 분단 국가이다. 지난 1989. 독일은 원했건 원치 않았건 하나의 국가로 탄생을 했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상황이 이어 내려오고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보이는 통독의 모습은 우리들이 지금 꿈꾸고 있는 남한과 북한의 이상적인 통일의 모습이 아닌 여전히 서로를 미워하는 모습이다.

남한과 북한의 경우 서로의 문화의 교류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건너오는 문화적 것들은 전혀 없지는 않은 편이나, 반대의 경우에는 단절되어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 과거 분단 당시, 서로 문화의 교류가 우리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활발했다. 그러나 이렇게 서로에 대한 문화적인 교류가 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독일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 닥쳐 있다. 과거 분단 당시 서로의 체제가 다르고 정부가 달랐다. 그렇기에 그들의 삶은 달랐고, 지금의 그들의 삶은 과거 서독의 삶과 더 닮아 있다. 그렇기에 과거 동독인이었던 사람들은 현 체제에 불만을 가지고 살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과거 동독인이었던 사람들의 일부는 다시 한 번 분단을 꿈꾸기도 한다는 것을 보면, 이 같은 상황은 비단 독일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우리들 역시 통일이 완벽하리라고는 말을 할 수 없다.

현재까지도 독일은 서로가 서로를 질시하면서 살고 있는 형편이다. 서독인들은 동독인들을 느리고 게으르다가 비난을 하며, 반대로 동독인들은 서독인들을 교활한 인간들이라며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공산주의 였던 국가와 자본주의 인 국가 사이에 당연히 벌어질 수 밖에 없는 문제일 것이다.

게다가 서독과 동독, 서로가 원했던 통일의 방안은 단순히 시나리오 상에 그치게 되었고, 그들이 꿈꾸었던 통독은 아직은 머나먼 미래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더욱더 현 통일에 대해서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독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통일 한국에서도 당연히 나타나고 두각이 되어 사회적으로도 크게 발현될 문제일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에 대해서 알아야 할까? 전쟁이 끝난 지 50년도 넘은 시점에서 아직도 분단 국가인 우리가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였던 독일이 먼저 통일을 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지금 겪고 있는 문제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어떠한 문제를 겪을 것이며, 그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먼저 간단히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지금 한국이 해야 할 것은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는 것이다. 현 정부에 들어서 더욱 더 냉랭해진 남북관계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나마 지난 10년의 정부가 해 놓은 남북간의 대화를 단절시킨 현 정부는 말 그대로 지탄 받아야 마땅하나, 단순히 그들을 비난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해서 다각도적인 입장에서 접근을 해야만 한다. 일단 지금 끊어진 철로를 다시 잇는 것은 물론, 개성 관광, 금강산 관광을 다시 개진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개성 공단의 일은 더 이상 거론할 가치도 없는 문제일 것이다. 여기다가 우리가 더 나아가서 해야 할 것은 서로의 문화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교류를 해야 하는 문제이다. 지금 현재 남과 북의 교류 관계는 단순히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일방적인 흐름일 뿐이다. 남한의 드라마는 북한에 방영된 적이 없으나, 북한의 드라마는 남한에 방영이 되었고, 이러한 상황은 애니메이션, ,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 이르러 모두 공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만일 이런 상황에서 남과 북이 급진적인 통일을 맞이한다면 우리 역시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북한을 하루 빨리 설득을 해서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고 대화를 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나서 해야 할 것은 북한에 전폭적인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통일이 완벽하지 못했다고 평가를 받는 이후는 전보다 살기 힘들어진 서독의 상황과 전과 비교해 보았을 때 크게 나아진 것이 없는 동독의 상황에 서로가 실망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두 나라 간의 경제적인 규모가 차이 나기에 발생한 문제였다. 그렇기에 우리가 북한과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지금보다는 더욱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 통일을 한다면, 우리는 독일처럼 단지 10년만 정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꽤나 오랜 기간을 더 이상 발전 없이 머물러 있어야만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북한의 경제를 지원하는 것이 단순히 퍼붓기라고 말을 한다면, 할 말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먼 미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통일을 원하고 우리 민족의 오랜 숙원이 진실로 그것이라면 우리는 북한에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들의 경제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야 한다. 만일 우리가 자꾸만 경제적인 요소를 투입한다면 결국 북한 내에서도 지금보다 더한 자본화의 바람이 불 것이고 이 경우에 남과 북은 통일을 하기 더욱 쉬워질 것이다.

50년 너무나도 오랜 세월이 지났다. 지금 독일의 경우 아직까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나 그들이 점점 더 세월이 지나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올 것이다. 그 이유는 그들은 서로 소통이 가능하며 왕래가 가능하고, 하나의 문화를 공유하기 시작했다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분단이 되어 있기에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만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일 후의 상황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 민족의 저력이라는 것과 우리가 처한 상황, 외교적인 문제, 경제적인 문제, 이 모든 것이 어떻게 발현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확실히 해야 할 것은, 우리가 독일의 상황을 비추어 보았을 때, 더 이상 서로가 미워하고 반목하기 보다는 하루 빨리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