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2
첫 번째 이야기
“미친 짓이라.”
민용이 미소를 지었다.
“미친 짓.”
그리고는 먼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에는 유난히 많은 별들이 반짝이며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하는 짓이 미친 짓이라고?”
“그래.”
윤호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삼촌이 하는 짓이 제 정신으로 할 수 있는 짓이야?”
“뭐.”
민용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꼭 그렇지도 않지.”
“나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야.”
“나도 장난 아니야.”
민용의 눈을 본 윤호가 움찔했다.
“네가 보기에는 내가 장난을 치는 걸로 보이겠지만, 나 지금 장난 아니라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뭐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내가 먼저 사랑했어.”
민용이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내 마음이 먼저였어.”
“그 마음을 고백한 건 나였어.”
“하아.”
윤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내가 고백을 할 차례야.”
“그건 서 선생이 선택을 할 거야.”
민용은 다시 시선을 하늘로 돌렸다.
“우리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제발.”
윤호가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삼촌, 삼촌 이러지 마. 응?”
“나는 사랑을 할 자격도 없는 거야?”
민용이 쓸쓸한 눈으로 윤호를 내려다 보았다.
“네 사랑만 소중하고 내 사랑은 하나도 소중하지 않다는 거야?”
“삼촌에게는 작은 엄마가 있잖아.”
“신지는 내게 더 이상 아무 것도 아니야.”
“사, 삼촌.”
“사랑했지, 사랑했어. 하지만 지금은 서 선생에 대한 마음이 너무나도 커서 신지에 대한 나의 마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아.”
민용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이었다.
“그리고 그 시절에는 서 선생과 만나면서 신지가 보이곤 했어. 하지만,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뭐라고?”
윤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진짜로 선생님 좋아하는 거야?”
“그래.”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로 좋아해.”
“하.”
윤호가 코웃음을 쳤다.
“이거 무슨 드라마야?”
“킥.”
민용이 따라 웃었다.
“드라마보다 더 하다.”
“하아.”
윤호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우리 왜 이렇게 되었을까?”
“글쎄?”
민용이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 두 사람 원래 이런 운명 아니었을까?”
“운명.”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운명.”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민용을 바라봤다.
“지금 삼촌 운명이라는 말을 했지?”
“그래.”
“그 운명 내가 가질 거야.”
윤호가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 시간에는 내가 삼촌에게 그 운명을 빼앗겼지만 지금은 아니야.”
“아무도 모를 일이지.”
“아니, 나는 알아.”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 선생님은 나를 택하실 거야.”
“어째서?”
“내가 더 많이 사랑하니까.”
“!”
민용의 눈이 커다래졌다.
“삼촌보다 내가 더 많이 사랑하니까, 당연히 선생님께서는 나를 선택하실 거야.”
“웃기지 마.”
“웃기는 거 아니야.”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나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윤호가 민용의 눈을 바라봤다.
“나 진심으로 선생님을 원하고 있어.”
“
“삼촌을 더 이상 미워하지 않아.”
윤호가 먼 하늘을 바라봤다.
“왜 그런 지 알아?”
“?”
“내가 선생님 곁에 설 거니까 말이야.”
“!”
윤호가 살짝 고개를 숙였다.
“삼촌.”
“왜?”
“고마워.”
민용이 윤호의 시선을 피했다.
“정말로, 고마워.”
“후우.”
민용이 한숨을 토해냈다.
“그래, 동서. 정말로 이혼을 하기로 결정한 거야?”
“네.”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이혼은 좀 그렇지 않아?”
해미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직, 아기도 같이 있잖아. 아기가 나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괜찮아요. 아직 예정일도 꽤나 남았고, 의사 선생님께서도 간단한 일 정도는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더 이상 집 안에서 분란 일으키고 싶지도 않아요. 저와 민용 오빠가 계속 싸우는 모습 보여드리기도 너무나도 송구스러워요.”
“그런 말 하지 마.”
해미가 고개를 저었다.
“다 삼촌이 잘못했다는 거 알고 있는 걸.”
“아니에요.”
신지가 고개를 저었다.
“제가 오빠의 마음을 잡지 못했잖아요. 오빠의 마음을 제가 붙잡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예요.”
“동서.”
해미가 미소를 띄며 신지의 얼굴을 바라봤다.
“동서 이렇게 약한 사람이었어?”
“네?”
“내가 아는 동서는 언제나 당당하고 멋있는 그런 여자였던 거 같은데 말이야. 지금은 아닌 거 같아.”
“형님.”
“동서는 언제나 자신의 말을 하는 모습이 더 보기 좋아.”
해미가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남에게 약한 말을 하고 지는 소리를 하는 동서는 하나도 매력 없어. 그냥 평범하다고.”
“형님, 고마워요.”
신지가 해미의 손을 잡았다.
“가끔 까칠하게 구시고, 마음에 안들게 구시기도 하지만, 언제나 힘이 되어주셔서 너무나도 고마워요.”
“킥.”
해미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내가 티가 났어?’
“네.”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연기 죽었네.”
“그러게요.”
“정말 이래야 해?”
“네.”
신지가 살짝 아래 입술을 물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런 방법도 없어요.”
“왜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거야?”
해미가 신지의 눈을 바라봤다.
“삼촌의 마음을 돌리면 되는 거잖아.”
“아니요.”
신지가 고개를 저었다.
“오빠의 마음 절대로 돌아오지 않아요.”
“어째서?”
“제가 잘 알아요.”
신지가 해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서로가 서로를 그리 많이 원하고 있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오빠 제가 잘 알고 있어요.”
“동서.”
“오빠 마음 절대로 돌릴 수 없어요.”
신지가 고개를 흔들었다.
“절대로 말이에요.”
“그렇구나.”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서방님 고집 조금 세지.”
“조금이요?”
신지가 싱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해미를 바라봤다.
“오빠 고집 정말로 세요. 형님이 아무리 설득해도 하지 않는 일이 있을 정도로 고집불통이잖아요.”
“킥.”
해미가 미소를 지었다.
“그렇네?”
“네.”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이렇게, 있으면 좋겠어요.”
“응?”
“아무 문제 없이요.”
신지의 눈은 투명했다.
“아무런 문제 없이.”
신지가 살짝 아래 입술을 깨물었다.
“그럴 수 있을까요?”
“물론.”
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 블로그 창고 > 블로그 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에 살다. Season 2 - [세 번째 이야기] (0) | 2009.02.26 |
---|---|
추억에 살다. Season 2 - [두 번째 이야기] (0) | 2009.02.26 |
추억에 살다. Season 2 - [여는 이야기] (0) | 2009.02.25 |
[스크랩] 김현중 쩌는 16회 스틸사진 (0) | 2009.02.24 |
추억에 살다. - [Season 1 후기] (0) | 2009.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