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살다. Season 2
여는 이야기
“선생님.”
윤호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렸다.
“대답 하는 게 어때요?”
민용이 미소를 지었다.
“윤호도 그래야 포기를 할 텐데.”
“이 선생님.”
민정이 슬픈 눈으로 윤호와 민용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민정아.”
“그래.”
신지가 다시 한 번 손을 잡자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로 대답을 해야 하는 거겠지?”
“네.”
“응.”
“흐음.”
세 사람이 민정을 바라봤다.
“내가 지금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은 말이야.”
민정이 살짝 침을 삼켰다.
“그 사람은…….”
민정이 입을 조그맣게 열었다.
“하아.”
민정이 한숨을 토해내자,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민정아 너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어.”
“신지야.”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간에, 여기에 있는 우리 네 사람 모두 받아들일 수 있을 거야.”
신지가 씩 미소를 지었다.
“이미 나와 오빠는 이혼도 했어.”
신지가 민정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만일 내가 너를 잘못 보았던 거라면, 네가 윤호가 아닌 오빠를 사랑하고 있는 거라면 나 상관 없어.”
“신지야.”
“그건 너의 선택인 거니까 말이야. 내가 괜히 너의 행복을 가로 막을 권리는 없는 거잖아.”
신지가 미소를 지었다.
“민정아, 너는 행복할 자격이 있어.”
“고마워.”
민정이 씩 웃었다.
“신지야 고마워.”
“그러니 어서 대답을 해 줘.”
신지가 두 사람을 바라봤다.
“윤호인지.”
민정이 윤호를 바라봤다.
“아니면 오빠인지.”
다음으로는 민용을 바라봤다.
“하아.”
민용과 윤호 역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지금 내 마음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은.”
민정이 심호흡을 했다.
“후우.”
“그 사람은.”
윤호가 간절한 듯 민정을 바라봤다.
“누구냐 하면.”
민용 역시 긴장을 한 모양이었다.
“없어.”
“뭐?”
“뭐, 뭐라고요?”
“말도 안 돼.”
민정이 작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금 두 사람 모두 내 마음 속에 없어. 두 사람은 어제의 추억으로 남겨 두고 왔으니까 말이야.”
민정이 신지의 손을 잡았다.
“그런데 이제 우리 그 추억이 다시 오늘이 되려고 그러네. 아직 오늘이 어떨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
“그렇지.”
신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오늘이 소중한 거니까.”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윤호 너의 마음은 너무나도 잘 알았어.”
“선생님.”
“하지만 아직 너는 풍파고등학생
민정이 슬픈 미소를 지었다.
“네가 생각하고 있는 그 마음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겠다는 소리는 아니야. 네 마음이 뭔지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아.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해주고 있는 지 이제는 알게 되었어.”
민정이 윤호의 얼굴을 바라봤다.
“하지만 아직 너는 남자로 보이지 않아. 너는 내게 아직은 너무나도 어린 아이일 뿐이야. 아직도 너는 나에게는 그저 학생일 뿐이야.”
“하지만.”
“알아.”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생각하기에 너는 이미 남자라는 거, 네 마음은 이미 그렇다는 거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민정이 씩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아직 내 마음 속에 너는 아닌 걸 어떡해?”
민정이 싱그러운 미소로 윤호를 바라봤다.
“아직 너는 아기야.”
민정이 따뜻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은 그저. 그래.”
“하아.”
윤호가 한숨을 토해냈다.
“윤호야 미안해.”
민정이 사과의 말을 건넸다.
“정말 지금은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어서 그래.”
“알았어요.”
윤호가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라고 생각을 해야 겠죠.”
“뭐?”
윤호가 민용을 바라봤다.
“적어도 선생님이 지금 삼촌을 선택하지 않으셨다는 거, 그거라도 위로를 삼아야 겠죠. 알았어요.”
윤호가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그걸로 양보할게요.”
“나 참.”
민용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저 어린 녀석이랑 뭐가 그렇게 비슷하다고 한 사람을 선택하지 못 하는 거야? 은근히 기분 나쁘네.”
“이, 이 선생님.”
민정이 울것 같은 표정을 짓자, 민용이 당황했다.
“아, 아니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오빠, 그만 좀 해.”
신지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지금 우리 이혼한다고 말을 한 지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어.”
“후우.”
민용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데 지금 그렇게 내 앞에서 그러고 싶니?”
“좋아.”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 할게.”
“신지야 미안해.”
“아니야.”
신지가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네 잘못 아니잖아.”
“하지만,”
“누구의 잘못도 아니겠지.”
민용이 차가운 눈으로 신지를 바라봤다.
“안 그래?”
“그래.”
네 남녀의 사이에 이상한 기류가 흘렀다.
“삼촌 정말로 무서운 사람이구나.”
“뭐가?”
민용이 입에 담배를 물며 윤호를 바라봤다.
“작은 엄마, 그렇게 쉽게 내칠 수도 있구나?”
“내가 언제 신지를 내쳤다고 그렇게 말을 하냐?”
민용이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삼촌 지금 삼촌이 얼마나 잔인한 일을 했는 지 몰라?”
윤호가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민용을 바라보자, 민용이 그 시선을 피했다.
“삼촌.”
“알고 있어.”
민용이 쓸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잖아.”
“뭐가?”
“신지가 좋은 걸.”
“뭐?”
윤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 작은 엄마가 좋은데 왜 떠난다고 말을 하는 거야?”
“서 선생이 더 좋으니까.”
“!”
“내가 사랑하는 신지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민용이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나 아직 서 선생 마음에서 지워내지 못한 거 보면서 신지가 얼마나 아파할지, 그 생각을 하면.”
민용이 고개를 저으며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
“나 그런 거 정말 싫어. 내 마음 어차피 한 사람에게 갈 수 없다는 거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선생님에게 가려는 거야?”
“뭐.”
민용이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솔직히 나 서 선생이 더 좋기도 하고.”
“선생님은 안 돼.”
“어째서?”
민용이 담배를 바닥에 버렸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그래.”
“
민용이 씩 미소를 지었다.
“서 선생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어.”
“알아.”
“그건 너도 아니라는 이야기야.”
“아니.”
윤호가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 마음, 내가 돌릴 수 있어.”
“그래?”
민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돌리기를 바랄게.”
“삼촌.”
“왜?”
“그만 해 줘.”
윤호가 민용을 바라봤다.
“이런 미친 짓 그만 좀 해주라고.”
너무나도 차분한 목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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