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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 Episode 1. 하나

권정선재 2009. 3. 11. 00:07

 

 

 

만약에, 우리……

 

Episode 1.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하나

 

 

 

아빠 저 이번에 발령 났어요.

 

그래?

 

주현이 신문을 접고 미소를 지으며 민정을 바라봤다.

 

어디냐?

 

, 민들레 여자 고등학교?

 

그래, 여고구나?

 

주현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민정을 바라봤다.

 

여고만큼 편한 곳도 없지.

 

그런가요?

 

민정이 머리를 긁적이며 소파에 앉았다.

 

그래도 무언가 막 재미있고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은데.

 

그런 말 하지 말아.

 

주현이 고개를 저었다.

 

괜히 다른 학교 가면 머리만 아파.

 

그런가?

 

민정이 고개를 갸웃하며 혀를 내밀었다.

 

그래도 아빠.

 

됐어.

 

주현이 고개를 돌렸다.

 

괜히 복잡하고 너 일 힘들면 아빠 속만 썩어.

 

아니, 왜 그래요?

 

정수가 과일을 가져 오면서 두 사람을 바라봤다.

 

민정아 무슨 일이냐?

 

나 이번에 발령 났어요.

 

어머.

 

정수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민정을 바라봤다.

 

어디야?

 

여고요.

 

다행이네.

 

정수가 박수까지 치면서 반가워했다.

 

정말 다행이네.

 

, 뭐가요?

 

민정이 고개를 갸웃하며 정수를 바라봤다.

 

너도 이번에, 그래 너 한자 아줌마 알지?

 

.

 

그 여편네 아들이 이번에 남고를 갔는데 그렇게 고생을 하고 있대.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 좀 안 듣나 봐요.

 

조금?

 

정수가 혀를 내둘렀다.

 

장난이 아니래. 하여간 요즘 애들 나쁘다, 나쁘다 하는데, 걔네는 정말 더 이상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을 안 듣는데. 거기 뿐만 아니라 남자 애들이 거의 다 그런다고 하더라.

 

그래.

 

주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민정을 바라봤다.

 

그러니 너도 괜히 재미 있는 학교니 뭐니, 그러면서 남고 갈 생각 하지 말아.

 

, 안 해요.

 

민정이 고개를 저었다.

 

제가 왜요?

 

그렇지?

 

정수가 민정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괜히 그런 생각 하지 말아.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언제부터 출근하는 거야?

 

2학기 시작하면요.

 

얼마 남지 않았네.

 

.

 

민정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그런데 나 선생님 하면 잘 할까?

 

당연하지.

 

정수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 딸인데?

 

내 딸이지.

 

어머.

 

주현이 선수를 치자 정수가 가볍게 주현을 흘겨 봤다.

 

솔직히 민정이 당신 닮은 데 하나도 없잖아요.

 

아 왜?

 

주현이 신문을 덮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저 웃는 거 봐.

 

날 닮았죠.

 

그만!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두 분 모두 딱 반반씩 닮았으니까 그만 하세요.

 

더 안 먹어?

 

.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전 들어갈게요.

 

그래라.

 

쉬세요.

 

그래.

 

민정은 한 번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하아.

 

민정은 한숨을 토해냈다.

 

여고 재미 없을 것 같은데.

 

민정은 잔뜩 볼을 부풀렸다.

 

후우.

 

하지만 남고 가고 싶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못 하겠다.

 

공학은 괜찮을까?

 

하지만 부모님 생각을 하니 그 마저도 안 될 것 같았다.

 

후우.

 

민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윤호!

 

, 아 엄마.

 

해미는 윤호의 귀를 잔뜩 잡아 당겼다.

 

엄마가 다시 또 오토바이 타면 어떻게 한다고 그랬어?

 

, 아니.

 

아니 뭐!

 

잘못 했어요.

 

윤호가 재빨리 용서를 빌었다.

 

그러면 잘못한 거 아니까 오토바이는 엄마가 압수한다.

 

, 엄마!

 

윤호가 다급하게 외쳤다.

 

그거 내 오토바이 아니에요.

 

할 수 없지.

 

해미는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빌려준 녀석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

 

엄마.

 

안 돼.

 

해미는 윤호를 바라봤다.

 

너 아직 덜 혼났니?

 

, 알았어요.

 

해미는 윤호의 손에서 오토바이 키를 낚아 챘다.

 

한 번만 더 오토바이 타 봐.

 

왜 무슨 일이냐?

 

아니, 아버님.

 

해미가 울상을 지으며 순재를 바라봤다.

 

윤호가 위험하게 또 오토바이를 탔잖아요.

 

?

 

순재가 미간을 찌푸리며 윤호를 바라봤다.

 

그거 안 탄다며.

 

알았어요.

 

윤호가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런데 그거 하나도 안 위험하단 말이에요.

 

이윤호!

 

.

 

윤호는 볼을 부풀리면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섰다.

 

, 저 녀석이.

 

놔 둬라.

 

순재가 해미를 말렸다.

 

오토바이 타고 싶을 텐데.

 

그래도 그러면 안 되죠.

 

해미가 허리에 손을 얹었다.

 

저 나이 때는 다 그러고 싶은 법이야.

 

후우.

 

순재의 말에 그냥 한숨으로 떄우는 해미다.

 

 

 

또 무슨 일이냐?

 

아니.

 

민호의 물음에 윤호가 볼을 부풀렸다.

 

오토바이 탔다고.

 

?

 

민호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윤호를 바라봤다.

 

너는 그렇게 혼나고도 안 질리냐?

 

죽을래?

 

아니, 솔직히 그렇잖아.

 

민호가 책을 덮고 윤호를 바라봤다.

 

매일 혼나잖아.

 

됐네요.

 

윤호가 민호를 외면했다.

 

형한테까지 욕 먹고 싶은 생각 없어.

 

내가 너에게 욕 하냐?

 

민호가 윤호를 바라봤다.

 

조금 바뀌라는 거지.

 

이게 내 체질이야.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니까 내 체질 괜히 바꿀 생각 하지 마.

 

그래.

 

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어떻게 말리겠냐?

 

그런데 야.

 

?

 

책으로 시선을 돌리던 민호가 다시 윤호를 바라봤다.

 

그 오토바이 키 받을 수 없을까?

 

꿈 깨셔.

 

.

 

윤호는 침대에 벌렁 누웠다.

 

미치겠다.

 

어휴.

 

민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여간 저런 게 내 동생이라니.

 

죽을래?

 

?

 

바로 방은 차분하게 평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