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
직원의 보고를 받은 민용은 카페로 향했다.
“뭡니까?”
“아까 사장님의 말씀대로 받아들였더니, 하루종일 커피만 한 잔씩 시키고, 나가지도 않습니다.”
“!”
민용이 입술을 깨물었다.
“다른 건 없어요?”
“네?”
펌킨푸딩에 성공에 자신만만하던 피노키오 식구들이 조금 당황스러워했다.
“다른 거라뇨?”
“치즈케이크, 치즈 쿠키 이런 평범한 것들과 펌킨푸딩처럼 매니아 요리 말고요.”
“어떤 것을 원하세요?”
여자가 검지를 물었다.
“혹시, 그거 아세요?”
선린이 입술을 꼭 깨물었다.
“만들어낼 거야. 맛있는 과자를.”
“예.”
어떤 검은 사내가 누군가의 전화를 받았다.
“예, 이사님. 오늘도 커피 한 잔씩 쫙 마셨습니다. 그럼요. 고맙긴요.”
두목으로 보이는 사내가 큰 목소리로 통화를 하며 걷고 있다.
“예, 내일도 갈 겁니다.”
한 사내가 그 사내의 뒤를 바짝 붙는다.
“예, 그럼. 내일.”
전화기가 닫히는 순간.
‘퍽’
“여보세요?”
진아는 불안한 기운이 엄습했다.
“예상대로였습니다.”
“그래, 형수가 나섰다 이거지?”
민용의 입가가 말려올라갔다.
“선린아 뭐해?”
신지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선린에게 다가왔다.
“쿠키 만들고 있어.”
“휴.”
그 여자가 가고 난 후, 선린은 오기가 올랐다.
“나 꼭 만들거야.”
하지만 보이지 않는 선린에게는 역시 어려운 일이다. 선린의 손이 온통 멍 투성이다.
“아프겠다.”
“괜찮아. 언니”
선린이 귀엽게 웃는다.
“뭐해요? 두 사람?”
그 때 갑자기 준규가 들어왔다.
“어, 준규씨.”
“...”
선린의 볼이 발그레해졌다.
“뭐예요?”
“우리, 맛있는 거 먹고 하자고요.”
“맛있는 거?”
준규가 가지고 온 것은 시원한 맥주와 치킨이었다.
“캬~”
신지가 금반 한 캔을 원샷했다.
“선린아 너 왜 안 마셔?”
“나, 알 것 같아.”
“뭐가?”
“그거 만드는 법.”
신지와 준규가 서로 바라보았다.
“형수님, 정말 이러실 건가요?”
“뭐가요, 서방님?”
진아가 능청을 떤다.
“조폭들 시켜서, 제 가게 방해하셨잖아요!”
“증거 있어요?”
일단 버티는 거다. 박진아.
“이 통화내역들 보세요.”
민용이 한 종이를 던진다.
“!”
진아의 얼굴이 굳는다.
“잘 모르는 일이네요.”
“형수님, 정말 이런 식으로 나오실 건가요?”
민용이 얼굴을 진아에게 가져다댄다.
“그럼 재미 없어요.”
“!”
진아의 얼굴이 굳는다.
“그래도 형수님 대우 해 드릴때, 잠자코 계세요.”
“!”
진아의 눈동자가 떨린다.
“여보!”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준하가 진아의 방에 들어왔다.
‘퍽’
준하는 들어오자마자 민용의 얼굴을 주먹으로 쳤다.
“윽.”
“여보!”
“개자식!”
준하가 민용을 향해 욕을 내뱉는다.
“왜 이래?”
“!”
진아의 눈동자가 떨린다.
“너 한번만 더 형수 건드려봐!”
“훗.”
민용이 미소짓는다.
“둘이 이혼한다며?”
“!”
준하의 손이 멈칫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감싸는 걸까?”
민용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설마 형은 형수가 형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
민용이 미소가 점점 더 올라간다.
“그러면 형은 실수하는 거야.”
“!”
“형수는 형을 사랑하지 않아.”
민용의 말에 세 사람 다 얼어버렸다.
'★ 블로그 창고 > 블로그 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녀, 웃었다. - [열여섯 번째 이야기] (0) | 2009.03.13 |
---|---|
그녀, 웃었다. - [열다섯 번째 이야기] (0) | 2009.03.13 |
그녀, 웃었다. - [열세 번째 이야기] (0) | 2009.03.13 |
그녀, 웃었다. - [열두 번째 이야기] (0) | 2009.03.13 |
그녀, 웃었다. - [열한 번째 이야기] (0) | 2009.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