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정체요?”
준규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게 그렇게 중요해요?”
준규가 선린의 손을 잡자, 선린이 매정하게 뿌리친다.
“미, 선린씨!”
“강준규! 당신, 도대체 정체가 뭐야? 왜 나에게 접근하는 거야?”
준규가 선린을 꼭 껴안는다.
“아무 것도 아니에요. 지금은 말 못하지만, 나중에 꼭 말해줄게요. 지금, 내 행동은 당신을 위한 거예요.”
선린도 잠잠해진다.
“맛있어요.”
역시, 선린은 시각이 안 좋은 대신 미각이 뛰어났다.
“펌킨푸딩 짱인데!”
“맛있어.”
직원들 모두 선린이 새롭게 만든 펌킨푸딩을 칭찬했다.
“색도 예쁘고.”
“진짜 호박이 들어갔나봐?”
“네.”
선린이 베시시 웃는다.
“다만, 단점이 있어요.”
신제품 발표회에서 준규가 태클을 건다.
“무엇인가요?”
경화가 준규를 바라본다.
“너무 고가라는 겁니다.”
“고가라뇨! 호박이 얼마나 싼데요!”
선린이 준규의 말에 반대를 한다.
“지금이야, 호박철이니까 싸겠죠. 하지만, 호박철이 아니라면 당연히 단가가 올라갈 겁니다.”
“뭘 그리 걱정하는 겁니까?”
신지가 코웃음을 치며 대꾸한다.
“네?”
“계절상품 몰라요? 계절상품.”
“펌킨푸딩?”
“호박? 맛 없겠다.”
사람들의 작은 투덜거림.
“예뻐보이는데?”
“호박이 피부에 좋다잖아.”
수많은 사람들이 펌킨푸딩을 보고 피노키오로 들어왔다.
“펌킨푸딩주세요.”
“아, 펌킨푸딩은 음료 드시면 샘플 제공되는데, 일단 셈플 드셔보시고, 주문하시겠어요?”
“셈플요?”
손님들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혹시, 입맛에 안 맞으실지도 모르거든요.”
“좋아요.”
아직까지 펌킨푸딩의 반응은 좋았다.
“!”
“맛있다!”
그리고, 역시나 반응은 뛰어났다.
“신지야.”
“응, 오빠.”
늦은 밤, 민용이 차를 가지고 신지를 데리러 왔다.
“어쩐 일이야?”
“너랑 드라이버 하려고 왔지.”
민용이 미소짓는다.
“진짜?”
신지의 얼굴이 보름달처럼 피어난다.
“뭐?”
“그, 펌킨푸딩 나도 집에서 만들어보려고.”
“가르쳐주는 것은 상관없지만...”
“신지야. 너 나 못믿어?”
신지가 고개를 젓는다.
“알았어, 알려줄게.”
“!”
“뭐? 캐롯푸딩?”
피노키오의 건너편에 있는 피터팬에서 펌킨푸딩에 맞서, 캐롯푸딩을 개발한 것이었다.
“손님들이 그리로 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루만에. 그리고 레시피는 나에게 있는대.”
선린이 절망했다.
“오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뭐가?”
민용이 능글맞은 미소를 짓는다.
“뭐?”
“너는 나에게 펌킨푸딩 레시피를 알려준거지 케롯푸딩레시피를 알려준 것은 아니잖아.”
“!”
신지의 주먹이 작게 쥐어졌다.
“두 사람 대결 어떻게 되어가고 있죠?”
“막상막하입니다.”
진아가 손톱을 깨문다.
“일단, 준규가 이겨야 해요. 준규 도와줘요.”
“알겠습니다.”
‘쾅’
“서방님은 안 되죠.”
“뭐?”
피터팬 앞에 왠 조폭들이 진을 치고 있단다.
“무슨 일입니까?”
“우리도 커피 좀 마십시다.”
조폭 중 하나가 말했다.
“그럼, 들어와서 커피를 드십시오.”
“직원들이 막지 않습니까?”
조폭이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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