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천사
“방법은?”
해미가 고개를 저었다.
“하아.”
민정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이렇게 신지처럼 준이도 보내야 하는 걸까?
“하늘섬으로 돌아가요.”
윤호가 민정의 손을 잡았다.
“같이.”
“!”
“엄마?”
준이가 부스스 눈을 떴다.
“우리 아들 잘 잤어?”
준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약 먹자.”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준이에게 약을 건넸다.
“엄마, 준이 약 먹기 싫어.”
준이가 도리질 친다. 하지만, 진통제가 없다면 준이는 너무 아플 것이다.
“이리와, 준아. 아빠가 먹여줄게.”
“헤헤.”
준이가 넙죽 윤호의 무릎에 앉는다.
“하여간 너, 미워.”
민정이 귀엽게 준이의 볼을 꼬집었다.
“헤헤.”
“준아 아.”
준이가 입을 벌렸다.
“아이고, 잘 먹네.”
“나, 이제 서울로 가야지.”
“...”
승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준이. 내가 해줄 게 없잖아.”
“...”
“여기 있으면 가슴만 아플 것 같아.”
찬성이 미소지었다.
“친구, 다음에 보자.”
“잘가.”
찬성이 나가려고 하자 승현이 대꾸했다.
“잘가, 나의 친구.”
“킥.”
찬성이 미소를 지으며 보건소를 나갔다.
“여보.”
“왜?”
능청스럽게 여보당신을 외치는 우리의 윤호와 민정이다.
“우리, 서울이나 갈까?”
“서울?”
윤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신혼여행겸.”
“헤헷.”
민정이 싱긋 웃었다.
“누나!”
찬성이 마당에서 민정을 불렀다.
“어? 찬성아.”
민정이 반갑게 나간다.
“어? 너 어디가?”
민정이 찬성의 가방을 보고 고개를 갸웃한다.
“저 이제 서울로 돌아가려고요.”
“왜?”
민정이 슬픈 표정을 짓는다.
“이제 더 이상 하늘섬에서 할 일도 없잖아요.”
그 때 윤호가 따라나왔다.
“아, 형님!”
찬성이 반갑게 맞는다.
“우리, 이번 주말에 서울 갈 껀데, 같이 가시죠?”
“서울요?”
“초코파이 드실래요?”
“아니요. 전 됐습니다.”
몰랐는데, 이 할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땅도 만만치 않다.
“할아버지.”
“네!”
순재가 대답했다.
“초코파이 드릴 테니까, 도장 좀 주실래요?”
“헤헤 맛있겠다.”
“야! 이준!”
윤호가 준이의 머리를 친다.
“옆 집 할아버지부터 가져다 드려야지!”
“치.”
준이가 입을 쭈뼛거린다.
“아빠랑 같이 가자.”
“알았어.”
준이가 윤호의 손을 잡는다.
“!”
사립문을 들어서는데 어떤 남자가 할아버지에게 도장을 건네받는다.
“당신 뭐야!”
“!”
민용의 눈이 커다래졌다.
“그 할아버지께 무슨 짓이야!”
윤호가 달겨들어서 도장을 빼앗았다.
“너 뭐야?”
“나, 이 할아버지 손자다!”
“!”
민용의 눈이 멈칫했다.
“그럼, 이 땅 파시지요.”
“못 팝니다!”
윤호가 단호하게 대답했다.
“어서, 이 집서 나가 주십시오.”
“!”
민용의 표정이 굳었다.
“후회 하실 겁니다.”
“그 쪽이야 말로 후회하실 겁니다.”
윤호의 눈도 빛났다.
“이렇게 지저분한 짓 하지 마십시오.”
“!”
민용이 주먹을 말아쥐었다.
“할아버지. 이제 여기서 주무세요.”
“네.”
순재가 넙죽넙죽 대답을 하면서 초코파이를 먹는다.
“헤헤, 순재 할아버지.”
“이 바보 똥개야.”
“치, 할아버지 나 바보 똥개 아니에요!”
준이가 악을 쓴다.
“싫어. 넌 바보 똥개야.”
“치.”
준이도 볼을 부풀린다.
“!”
민정의 입이 밝게 미소지어진다.
“오, 우리 준이 엄마 닮았네.”
윤호도 싱글 거리면서 대꾸했다.
“헤헤, 당연하죠. 엄마인데요?”
민정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준아 사랑해.”
“나도.”
모자가 껴안았다.
“어디 다녀오는 거냐?”
“잠시 일이 있었습니다.”
민용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
“다치면 안 된다.”
문희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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