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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스무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3. 13. 19:14



20화. 서울나들이




“할아버지도 같이 가실래요?”


 “초코파이 줄래요?”


 민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갈래요!”




 “가는 거야?”


 “응.” 


 민정이 승현을 향해 미소지었다.


 “선물 사올게.”

 “그래.”

 민정이 손을 내밀었다.


 “좋은 동생.”


 승현이 머뭇 거린다.


 “어이, 내 손 안 잡을꺼야?”


 승현이 미소 짓는다.


 “그래, 좋은 누나.”


 두 사람의 입에 미소가 걸린다.




 “읏차.” 


 짐가방이 좀 무겁다.


 ‘탁’ 


 “!” 


 좀 무겁다고는 생각되었는데, 이렇게 놓치게 될 줄이야.


 “흐엇.” 


 그리고, 곧바로 다리에도 힘이 풀렸다.


 “제길.” 


 이미, 너무 많이 잠식당한 걸까?




 “여보.”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뭐해?” 


 “아, 아니야.”


 윤호가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너, 넘어졌어.”


 “칠칠맞기는.” 


 민정이 달려온다.


 “괜찮아.” 


 윤호가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인다.


 “헤헷.” 


 “조심 좀 해라.”


 “응, 누나.”


 민정이 고개를 든다.


 “생각해보니까, 민정씨가 저보다 나이가 많은데, 항상 반말 쓰고 그랬던 것 같아요.”


 윤호가 싱긋 웃었다.


 “가끔은 나도 애교 좀 부립시다.”


 윤호가 민정을 껴안았다.


 “!” 


 민정의 얼굴이 붉어졌다.




 “휴.” 


 민용이 머리를 감싸고 있다.


 "하늘섬.“


 이제 거의 다 샀다.


 “하지만, 하지만.”


  땅을 사면 살수록 이 가슴이 무거워지는 이유가 뭐지?


 ‘쨍’ 


 민용이 위스키잔에 얼음을 떨어뜨렸다.


 “모르겠어.” 


 민용이 작게 읊조린다.


 “제길.” 




 “야!” 


 준이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초코파이 사주는 거예요?”


 “네.” 


 민정이 밝게 웃으며 순재의 손을 꼭 잡는다.




 “어서와.” 


 해미가 싱긋 웃으며 민정을 맞는다.


 “언니, 오랜만이에요.”


 민정이 해미를 꼭 껴안는다.


 “형부도.” 


 “처제도 오랜만이에요.”


 준하가 민정과 악수를 한다.


 “오는 길은 안 불편했어?”

 “응.” 


 민정이 미소지었다.


 “초코파이 드실래요?”


 그 때 불쑥 순재가 해미에게 초코파이를 내민다.


 “오, 초코파이요?”


 해미가 미소를 지으며 받는다.


 “고맙습니다.” 




 “고마워, 언니.”


 “고맙긴. 그런데 어쩌지?”


 해미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왜?” 


 “어, 그게 말이야.”



 “뭐?” 


 “엄마!” 


 “그, 그러니까 이 아이들도 신혼인데. 다른 사람이랑 자면 안 되잖아.”


 “...” 


 민정과 윤호의 얼굴이 붉어졌다.


 “너, 너희도 신혼인데. 왜 한 방에서 자는 걸 부끄럽게 여겨?”


 해미의 말에 두 사람이 서로 딴청 피운다.


 “준이는 내가 데리고 잘게.”


 “어. 언니!”


 “엄마.” 


 “아자!” 


 해미가 귀엽게 파이팅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