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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스물두 번째 이야기]

권정선재 2009. 3. 13. 19:16





#22화. 아프지마요




 “윤호씨가 아프다고요!”


 민정의 눈이 커다래졌다.


 “몰랐어?” 


 민정이 고개를 끄덕인다.


 “윤호 이 자식.”


 준하가 윤호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우리들 그러면 다 모르는 거야.”


 해미가 준하를 말리며 말했다.


 “여보!” 


 “윤호에게 모든 걸 맡겨.”


 해미의 눈이 쓸쓸해보였다.


 “새아가랑 민호는 들어가서 자 거라.”


 “예, 어머님.”


 “네.” 


 범이와 민호가 방으로 들어갔다.




 “휴.” 


 민정이 찬찬히 윤호의 머리를 쓸어주었다.


 “아프지마요.” 


 민정이 미소를 지었다.


 “당신마저 없으면 어떡해요?”



 “엄마.” 


 문희의 말에 민용의 눈이 슬프게 반짝 거렸다.


 “널, 유학 보내지 못한게 천추의 한이다.”


 문희가 민용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나는 자신이 없었어.”


 “...” 


 “나 혼자서, 이 섬에 남을 자신이 없었어.”


 문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는 너에게서 많은 의지를 받았다.”


 “...” 


 “그런 아들을 서울로 보낼 자신이 없었어.”




 “잘 잤어요?”


 “벌써 일어났어?”


 윤호가 눈을 부비며 기지개를 켠다.


 “윤호씨, 자는 거 귀엽대.”


 윤호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런데, 어서 옷을 입는 게 좋지 않을까?”


 “!” 


 윤호가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악!” 




 “지가 벗어놓고 생쇼야.”


 해미가 숟가락으로 윤호의 머리를 친다.

“나, 진짜 누나가 한 줄 알았단 말이야.”


 민호가 킥 하고 웃는다.


 “웃기네, 지가 간밤에 벗고 있어서 온 집이 난리 났었거든?”


 “진짜?” 


 윤호가 절절 맨다.


 “왜, 우리 아빠한테 그래요!”


 갑자기 준이가 민호를 물었다.


 “아!” 


 “주, 준아!”


 민정이 황급히 준이를 떼어낸다.


 “죄송해요. 아주버님.”

 “아, 아닙니다.”


 민호가 머쓱한 미소를 짓는다.


 “알았어, 이제 큰 아빠가 아빠 안 혼낼게.”


 민호가 싱긋 웃으며 준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초코파이 줄까요?”


 “아이씨!” 


 찬성이 머리를 털면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할아버지, 잠 좀 자자구요!”


 “초코파이 줄까요?”

 “저 초코파이 안 먹어요!”


 찬성이 화를 내며 이불을 덮어쓴다.


 “전, 초코파이를 좋아해요.”


 순재가 자꾸 찬성을 찌른다.


 “초코파이 줄까요?”


 “아 진짜!”




 “미안.” 


 민정이 찬성의 충혈된 눈을 보고 당황한다.


 “괜찮아.” 


 “내가 나중에 맛난 거 사줄게.”


 민정은 찬성을 배웅하고, 순재를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할아버지!” 


 준이가 방에서 뛰쳐나왔다.


 “준아!” 


 순재가 준을 껴안았다.


 “어머, 누구?”

 해미가 나오면서 순재를 보고 민정에게 묻는다.


 “저희 옆집에 살던 할아버지신데, 자식들이 버리고 갔데요.”

“아.” 


 “초코파이 줄까요?”


 순재가 품에서 초코파이를 내민다.


 “받으세요. 마음에 드는 사람만 주는 거예요.”


 “오호, 진짜?”


 해미가 초코파이를 받는다.


 “고맙습니다.” 


 “저도 주세요.”


 준하가 손을 내밀자 순재가 손을 치운다.


 “왜, 저는 안 주세요?”


 “저리 가, 이 멧돼지 똥따까리야.”


 “뭐?” 


 “푸하하.” 


 준하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이씨, 왜 나만 갖고 그래?”


 준하가 투덜거린다.


 “초코파이 먹을래요?”


 그 와중에도 순재는 범이와 민호에게 까지 초코파이를 나눠줬다.


 “할아버지, 나도 줘요!”


 준하가 강제로 순재의 초코파이를 빼앗으려 했다.


 “아,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