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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랄까 Season 2 - [9화]

권정선재 2009. 3. 13. 19:25




 9화. 세 엄마




 “자기, 오늘 바빠?”


 “네?”


 형님이다.

 “아니, 오늘 어머니가 좀 보고 싶다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면 가야죠.”


 “올꺼지?”


 “당연하죠?”


 신지가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어머니가 부르시는 거잖아요.”


 “오 자기 마음에 든다니까.”


 해미의 호탕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다.


 “좋았어. 어머니께 말씀 드려 놓을게.”

 

“네.”


 신지가 인사를 한다.


 “그럼 들어가세요.”


 “그래, 자기.”


 ‘삑’


 ‘툭’


 신지가 전화기를 끄고 슬라이더를 닫는다.


 “휴.”


 “왜?”


 민정이 코코아를 내민다.


 “집에 오래.”

 

 “집에?”


 민정이 고개를 갸웃한다.


 “왜?”


 “어머니가 할 말 있으시대.”


 신지는 불안한 표정이다.


 “나 이상해.”


 “왜?”


 “구박하는 거 아니시겠지?”


 “네가 뭐 잘못했냐?”


 민정이 어이없어 미소를 흘린다.


 “그래도.”


 “이 것 보세요. 신지씨.”


 민정이 밝게 웃는다.


 “너를 믿어.”


 “그, 그렇겠지?”


 신지가 미소를 짓는다.


 “그래 나를 믿는다.”




 ‘딩동’


 “자기 기다려.”


 해미가 뛰는 소리가 들린다.


 ‘철컥’


 “안녕하셨어요? 형님.”


 “그래 자기 왔어.”


 “애미야 왔니?”

 

“네.”


 신지가 밝게 웃으며 들어온다.


 “그런데 무슨 일로?”


 신지가 문희를 본다.


 “아, 들어와.”


 “네.”




 “네?”


 신지의 눈이 커다래진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니, 서방님이랑 동서랑, 다시 합치는 거 어떻냐고?”


 해미가 싱긋 웃으며 말한다.


 “나도 네가 준이 엄마였으면 좋겠다.”


 “어, 어머님.”


 “자기 생각은 어때?”


 해미가 신지의 손을 잡는다.


 “자기만 좋다고 하면, 우리는 자기 편.”


 해미가 싱긋 웃는다.


 “형님.”


 “나도 네가 아직 민용이 좋아하는 거 안다.”


 문희가 입을 열었다.


 “...”


 신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식이 워낙 무뎌서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도 안다.”


 “어머님.”


 “그러니까, 우리가 도와주마.”


 문희가 싱긋 웃는다.


 “그러니까 너만 생각을 확실히 해다오.”


 ‘어쩌지?’


 “오빠는요?”


 “서방님이요?”


 해미가 고개를 젓는다.


 “아직 물어보지도 않았어요.”

 

“아.”


 “하지만 자기가 좋다고 하면 우리가 밀어줄게.”


 해미가 신지를 보고 말한다.


 “나는 네가 다시 나의 며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문희가 신지의 손을 잡는다.


 “어, 어머니.”


 “너 처럼 싹싹하고 씩씩한 며느리는 본 적이 없어.”


 “...”


 “나도 요즘들어 자기가 그리워.”


 해미가 웃으며 말했다.


 “날 미워하는 건 알아도, 자기가 없으니까 섭섭하더라.”


 “형님..”


 “어떻게 할 꺼야?”


 “저. 저야. 좋죠.”


 신지가 더듬 거리며 말한다.


 “고맙습니다.”


 “오케이. 그러면 우리 이제 서방님만 꼬시면 되나요?”


 해미가 싱긋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