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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죄다. - [1화]

권정선재 2009. 3. 13. 22:36
 



1화 




 “휴.” 


 요즘 우리나라 경기가 좋아진 것일까? 공항에 차를 주차하는 사람이 이토록 많다니.


 “저 그럼 퇴근하겠습니다.”


 “그래.” 


 공항에서 일한지 어느덧 일년이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이제 대리 운전을 하러 가야 한다.




 “안녕하세요!” 


 “헤.” 


 아주 인사불성인 아저씨이다.


 “키 주세요.”


 “여기.” 


 술을 먹어서 젖은 솜처럼 무겁다.


 “휴.” 


 겨우 차에 태우고 시동을 걸었다.


 “어디로 모실까요?”


 “종로.” 


 “예.” 


 윤호가 핸들을 잡았다.




 “오빠.” 


 “응.” 


 민정이 밝게 웃는다.


 “우리 벌써 천일 이네.”


 “그러게.” 


 민용도 밝게 웃는다.


 “우리 오늘 뭐할꺼야?”


 “글세” 


 민정이 걸음을 멈춘다.


 “뭐야? 남자가 그런 것도 생각하지 않은 거야?”


 “생각 안 하기는, 벌써 다 계획 짜 놓았네요.”


 민용이 미소를 짓는다.


 “진짜?” 


 민정도 미소를 짓는다.


 “당연하지.” 


 “헤헷.” 


 민정이 민용의 팔짱을 낀다.


 “뭐할 건데?”


 “비밀.” 


 민용이 미소 짓는다.


 “뭐?” 


 민정은 어이가 없는 지 웃음을 터뜨린다.




 “어, 혜미야.”


 “네가 어쩐 일이냐?”


 윤호가 싱긋 웃으며 통화를 한다.


 “우리 연인이잖아.”


 “어이구, 이제야 기억하신 거예요?”


 혜미가 틱틱거린다.


 “나는 잊었나 했지.”


 “미안.” 


 “치.” 


 전화로 혜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미안.” 


 “내일 밥 살꺼지?”


 “당연하지.” 


 윤호의 말에 혜미가 싱긋 웃는다.


 “그래, 그럼 내일 보자.”


 “그래.” 


윤호가 싱긋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고맙습니다.” 


 “그래.” 


 윤호가 싱긋 웃는다. 저 사내 두둑하게 팁까지 얹어준 것이다.


 “이제 집으로 갈까?”


 “자,” 


 찬성이 차 키를 넘긴다.


 “나 오늘 먼저 들어가 볼게.”


 “그래.” 


 윤호가 웃으며 돈의 절반을 찬성에게 내민다.


 “내일 봐.”

“응.” 


 찬성이 손을 흔들고, 윤호가 차에 올라탄다.


 “킥.” 


 절반씩 나눠도 십만원이라는 돈이 남다니, 오늘은 수지 맞은 날이다.


 “나이스.” 


 윤호는 운전대를 잡았다.




 “룰룰루.” 


 커다란 음악 소리가, 카오디오를 통해서, 흘러 나온다.



 “나 커피 마시고 싶은데.”


 “커피?” 


 민용이 미소를 짓는다.


 “그럼 커피 사오지 뭐.”


 “와, 진짜요?”


 “그럼.” 


 민용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금방 다녀올게.”


 “네.” 


 민정이 밝게 미소를 짓는다.




 “!” 


 윤호는 갑자기 차 앞에 뛰어드는 무언가에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커피 두 잔이요.”


 민용이 싱긋 웃으며 커피 두 잔을 받아 든다.


 “고맙습니다.” 


 민용이 싱긋 웃으며 차도로 뛰어들었다.


 “!” 


 그리고 


 ‘끼익’ 


 ‘퍽’ 


 민용이 멀리 튕겨져 날아갔다.




 “!” 


 윤호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뭐, 뭐야?”


 윤호가 살짝 앞을 내려다 본다. 피가 낭자하다.


 “!” 




 “왜 이렇게 안 오지?”


 민정이 시게를 본다.




 “하, 하.”


 윤호의 눈이 풀려 있다.


 “어, 어떡해?”


 “커피...” 


 민용이 그 와중에도 커피 잔을 꼬옥 집는다.




 ‘쨍그랑.’ 


 “어?” 


 혜미가 뒤를 돌아본다.


 “왜 깨졌지?”


 멀쩡한 시계가 떨어져서 깨지다니.




 “하아. 하아.”


 윤호가 다시 차에 올라타서 떨리는 손으로 시동을 걸었다.


 “달아나야 해. 달아나야 해.”


 윤호가 민용을 보지도 않은 채, 황급히 차에 시동을 건다.




 “흠.” 


 아까부터 민용이 한 지점에 그대로 있다. 커피를 주문하는데 오래 걸리는 걸까?

 “가봐야 하나?”


 민정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 


 민정이 입에 손을 모은다.


 “미, 민용씨.”


 민정이 자리에 주저 앉는다.




 “하아. 하아.”


 윤호가 길거리에 앉았다.


 “내가 뭘 한 거야?”


 윤호의 눈에 눈물이 차 오른다.


 “나 어떡해? 나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