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잘 다녀와.”
“네.”
해미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린다.
“어머니 울지 마세요.”
“그래.”
해미가 눈물을 닦아낸다.
“제가 죽으러 가나요?”
“아니.”
준하가 해미의 어깨를 잡는다.
“그럼 언제 돌아오는 거니?”
“3년 후에요.”
승현이 미소를 짓는다.
“그렇게나 오래?”
해미가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지른다.
“네, 조금 길게 되었네요.”
“너 정말 못 됐구나.”
“죄송해요. 어머니.”
승현이 해미를 껴안는다.
“그래도 꼭 돌아올게요.”
“그래.”
해미도 승현을 꼭 껴안는다.
“건강해.”
“네.”
승현이 미소를 짓는다.
“어머니랑, 아버지도요.”
“그럼. 우리야 잘 있어야지.”
준하가 미소를 짓는다.
“그나저나 민정이 이 자식 늦네.”
준하의 말에 승현의 얼굴이 쓸쓸해진다.
“안 올지도 몰라요.”
“왜?”
해미가 묻는다.
“그러게요.”
승현이 미소를 짓는다.
‘퍽’
“내가 안 오기는 왜 안 와?”
민정이다.
“왔네.”
승현이 미소를 짓는다.
“선물.”
민정이 무언가를 내민다.
“이게 뭐야?”
승현이 선물을 풀어본다.
“목걸이네?”
“응.”
민정이 미소를 짓는다.
“너에게 행운을 줄 거야.”
승현이 목에 걸어본다.
“고마워 민정아.”
“치.”
민정이 미소를 짓는다.
“잘 다녀와.”
민정이 승현을 포근히 안아준다.
“아프지 말고.”
“그래.”
승현이 미소를 짓는다.
“건강할게.”
“너 아프면 죽어.”
“그래.”
승현이 미소를 짓는다.
“어머니 이제 갈게요.”
“그래.”
승현이 손을 흔든다.
“잘 다녀와라.”
“네.”
해미가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안녕!”
“잘가!”
게이트가 천천히 닫혔다.
“휴.”
해미가 한숨을 쉰다.
“어머니 괜찮으세요.”
“암.”
해미가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조금은 아쉽네.”
“그러게.”
준하도 쓸쓸한 표정을 짓는다.
“승현이 저 자식도 마음에 드는데 말이야.”
“그러게.”
민정도 빙긋이 웃는다.
“오늘 월차 냈는데, 우리 맛난 거 먹으러 갈까요?”
“먹으러?”
준하의 안색이 밝아진다.
“좋지 뭐.”
“민정아.”
승현이 미소를 지으며 목걸이를 만지작 거린다.
“잘 다녀올게.”
비행기가 천천히 움직였다.
“잠시만 안녕.”
“참 깔끔하구나.”
“그러게 중국 음식은 항상 기름진 줄 알았는데.”
민정이 미소 짓는다.
“화궈는 깔금하더라구요.”
“그렇네.”
“여보 양고기가 별로 안 누려.”
“정말.”
해미가 미소를 짓는다.
“고맙다. 민정아.”
“맛있으시면 됐어요.”
3년 후
“이윤호 좋겠다.”
“네?”
윤호가 고개를 들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너 오늘 퇴소하는 날이야.”
“!”
윤호의 눈이 동그래졌다.
“정말요?”
“그래.”
간수가 미소를 짓는다.
“한 번 놀러오거라.”
“여기를요?”
“그럼.”
간수가 윤호의 손을 잡는다.
“내가 네 아버지가 되어주마.”
“아저씨.”
윤호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이거.”
간수가 몇 푼의 돈을 쥐어준다.
“!”
“나가서 할 것이나 있겠냐? 이거라도 가지고 가거라.”
“아, 아니에요.”
윤호가 손사래를 치지만 간수는 막무가내이다.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게 이것 뿐이라 미안하구나.”
꼬깃꼬깃 접혀진 만원짜리 서너장.
“고맙습니다.”
윤호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사내 자식이 울기는.”
간수가 윤호를 안아준다.
“잘 살아야 한다.”
“네.”
윤호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잘 살게요.”
“...”
“정말 잘 살게요.”
윤호가 미소를 짓는다.
“휴.”
벌써 3년인가?
승현은 목걸이를 다시 매만졌다.
“하아.”
이제는 조금은 때가 타고 색이 바래서 더러워진 목걸이지만, 너무나도 소중하다.
“민정아.”
마음을 접으려고 갔건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그 마음은 짙어져 갔다.
“휴.”
마음을 접어야 할텐데.
“민용아.”
창 밖으로 민용이가 보인다. 나의 소중한 친구 민용이가.
“헤헤.”
“어떻게 변했을까?”
“그러게 말이야.”
해미와 준하의 얼굴에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엄마 아빠 왜 그렇게 긴장하세요?”
민정이 작게 핀잔을 준다.
“못 알아보면 어쩌니?”
해미가 머리를 만진다.
“당신 예쁘니까, 그만해.”
준하가 투덜거린다.
“이제 도착이다.”
천천히 비행기가 내렸다.
“저기다!”
준하가 가장 먼저 승현을 발견했다.
“승현아!”
“어, 아버지, 어머니!”
승현이 반갑게 뛰어온다.
“아유, 우리 아들 얼마만이니.”
해미가 승현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린다.
“한 3년 흘렀나요?”
“모진놈, 그렇다고 한 번을 안 찾니?”
“죄송해요.”
승현이 빙긋이 웃는다.
“비행기 삯이 만만치 않더라구요.”
“어이고, 지사장님께서 비행기 삯을 왜 걱정하세요?”
민정이 투덜거린다.
“일도 바빴다고.”
승현이 볼을 부풀린다.
“우리 뭐 먹으로 가자.”
준하가 미소를 짓는다.
“제가 사드릴게요.”
“그래?”
승현이 가족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향한다.
“잘 살아.”
“네.”
윤호가 싱긋 웃었다.
“건강해.”
“네, 아저씨도요.”
윤호가 무기수의 손을 따뜻이 감싸쥔다.
“다시 오지 말고.”
“아저씨 보고 싶을 꺼예요.”
윤호가 사형수와 따뜻한 포옹을 나눈다.
“어서 가.”
간수가 미적미적 윤호를 재촉한다.
“모두들 안녕!”
“잘 가거라!”
죄수들이 모두 미소를 짓는다.
“아저씨들 안녕!”
윤호가 다시 한 번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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