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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랄까 Season 3 - [6화]

권정선재 2009. 3. 13. 23:43
 



 6화




 “휴.”


 “윤호야, 이거 마셔.”


 민정이 음료수를 내민다.


 “고마워요.”


 “고맙긴.”


 민정이 싱긋 웃으며 윤호 옆에 앉는다.


 “덥지?”


 “조금요.”


 “그래?”


 민정이 윤호에게 부채질을 해준다.


 “뭐하는 거예요?”


 윤호의 얼굴이 붉어진다.


 “덥다며.”


 민정이 고개를 갸웃하다.

 

“아직도 더운가?”


 “저, 저리 가세요.”

 “킥. 귀여워.”


민정이 윤호의 볼을 꼬집는다.


“흠, 흠.”


“아, 승미 씨.”


민정이 재빨리 윤호에게서 떨어진다.


“미, 미안해요.”


“그래도 이제 저와 같이 사는 집인데, 자제 부탁드려요.”


“네.”

민정은 부끄러워진다.


“어디 가시게요?”

“시장요. 뭐 부탁할 거 있으세요?”


“아니요.”

승미가 나가고 민정은 한숨을 쉰다.


“선생님, 그냥 저 사람 쫓아 내요.”


“왜?”

“선생님이랑, 저만 불편하잖아요. 저 싫어요.”


“그래도 어떡하냐?”


“하아, 선생님 저 그냥 갈래요.”


“윤호야!”




“하!”


잡으러 오지도 않는다. 치, 그래 선생님 나 삐쳤어요.


“치.”

발걸음을 재촉하는 윤호다.




“킥.”

그런 윤호를 보는 눈빛.


“그럼 그렇지.”




“하아.”

민정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룸메이트를 쫓아내기도 그렇다.


“어떻게 하지?”

신지라도 있으면 다행일 텐데. 휴.




‘붐’


“어 전화 왔다!”

“잠깐.”

민용이 느끼하게 웃으며, 신지의 손을 잡는다.


“나랑 있을 때는 전화 받지 마.”


“어?”


“우리 둘 만의 시간을 보내야지.”


“그래도 누군 지는 봐야지.”

민정이다.


“별 일 아닐 거야.”


“그럴까?”

“그럼. 거기서 별 일 있을 게 뭐 있어?”


“그렇겠지?”

그리고 둘 만의 사랑을 속삭이는 신지와 민용이다.




“얘는 왜 전화를 안 받아?”

미치겠다. 어떻게 하지?

“다녀왔어요.”

“아? 왔어요.”


승미를 보니 더 답답해진다.


“애인 분은 가셨나봐요?”

“네, 갔어요.”

“저 때문은 아니죠?”

저 순수한 표정에 어떻게 화를 낼 수 있겠는가?

“그냥요. 시간이 좀 늦었잖아요. 승미 씨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승미 씨 때문에 집에 가요.”


“그런 거죠?”


“네.”


“그러면 저 걱정 안 합니다.”


“네, 걱정 안 하셔도 되요.”

승미가 미소를 짓는다.


“그럼 저 방에 들어가서 좀 쉴게요.”


“네, 편히 쉬세요.”


저렇게 착한 사람을 윤호는 왜 싫어하는 걸까요?




“분명 뭐가 있어.”

윤호는 불쾌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뭐가?”

“너 내 친구 맞지?”

찬성이 불안한 표정으로 윤호를 바라본다.


“위험한 건 아니지?”


“어쩌면?”


찬성은 더 불안해진다.




“아, 이게 뭐야?”


찬성은 조심스럽게 민정의 집 안에 들어섰다. 민정의 집에 가는 게 그렇게 문제가 될 까닭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민정의 집에는 아무도 없다.


“휴.”

이 상황에서 그 염승미라는 여자라도 있으면!


“안 돼.”

찬성은 고개를 젓는다.


“휴.”

찬성은 조심스럽게 승미의 방에 들어섰다.


“흠.”

별로 이상한 건 없었다.


‘삑’


그 순간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

찬성은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설마?”

발걸음이 이리로 온다. 염승미다.


“젠장.”

찬성은 재빨리 옷장으로 숨었다.




“얘는 왜 안 와?”


윤호는 불안해진다.


“설마 잡힌 거 아니야?”


그러면 안 되는데. 휴.




찬성은 숨도 참고, 승미의 옷장에 숨어 있다.


‘전화 왔다.’


그 순간 울리는 승미의 전화.


“여보세요?”

“!”

찬성의 눈이 동그래진다.




“아, 진짜 미치겠네.”


윤호는 초조해진다.


“얘는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윤호는 외투를 챙긴다.


“하여간.”




“네, 나가겠습니다.”


승미가 방에서 나가고 찬성은 조심스럽게 옷장에서 나왔다.


“하!”


웃음이 나왔다.


“염승미?”

찬성은 미소를 지었다.




“어? 윤호야 뭐 해?”

민정의 집 앞에서 얼마나 기다렸을까? 민정이 미소를 지으며, 윤호에게 인사를 건넨다.


“서, 선생님.”


“나 찾아 온 거야?”

“아, 네.”


이렇게 된 거 윤호는 자신도 그 집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이랑 이야기 좀 하고 싶어서요.”

“이야기?”

민정이 싱긋 웃는다.


“그래 들어가자.”

“네.”

윤호는 조심스럽게 민정을 따라갔다.


“어머? 승미 씨.”

“어, 민정 씨.”

또 그 사람이다.


“어디 가시나봐요?”


“오호, 친구가 불러서요.”

“아,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네, 조금 늦을 지도 몰라요.”

“네.”

그 순간 윤호는 봤다. 염승미가 자신을 노려보는 것을.


“?”

도대체 저 여자의 정체가 뭐지?


“뭐해?”

“아, 네.”

윤호는 재빨리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