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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랄까 Season 3 - [3화]

권정선재 2009. 3. 13. 23:41
 




 3화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어머 감기 걸리셨나봐요.”


 “아, 네.”


 여자는 머리에 스카프를 둘렀는데 목소리가 다소 이상했다.


 “앉아계세요.”


 민정이 생강차를 내온다.


 “이게 감기에는 최고에요.”


 “고마워요.”


 여자는 생강차를 마셨다.


 “맛있네요.”


 “그죠?”


 민정이 싱긋 웃었다.


 “어때요?”

 “집이 깨끗하고 좋네요.”


 “그렇죠?”


 민정이 빙긋이 웃는다.


 “여기서 저랑 사실래요?”

 “당연히 그러죠.”


 여자가 미소를 짓는다.


 “이 집 너무 좋네요.”


 “그렇죠.”


 민정이 계약서를 내민다.


 “여기 싸인해주세요.”

 

“알겠어요.”


 여자가 흘겨서 싸인을 한다.


 “그런데 성함이?”

 “아.”


 갑자기 여자가 당황을 한다.


 “염승.. 염승미라고 해요.”

 

“아, 승미씨.”


 민정이 밝게 웃는다.


 “반가워요.”


 “네.”


 민정이 손을 내민다.


 “제 이름은 서민정입니다.”


 민정이 해맑게 웃는다.


 “잘 부탁 드립니다.”




 “엄마, 윤호 좀 어떻게 해 봐.”


 “왜?”


 “정신 사나워 죽겠어.”

 

“야, 이윤호!”


 해미가 소리를 친다.


 “너 점잖게 좀 못 있어?”

 “불안하단 말이야.”


 윤호가 울상을 짓는다.


 “윤호야.”


 해미가 윤호를 안아준다.


 “우리 아들 왜 그래?”


 “...”


 “엄마가 있잖아.”


 “...”


 “걱정하지 마.”


 해미가 미소를 짓는다.




 “언제 들어오실꺼예요?”


 “글쎄요.”


 “빠르면 더 좋은데.”


 민정이 밝게 웃는다.


 “보시다시피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서, 좀 무섭기도 하네요.”


 민정이 싱긋 웃는다.


 “그럼 이번 주말에 들어오겠습니다.”

 “어머, 진짜요!”


 민정이 해맑게 웃는다.


 “그럼 일요일요?”


 “네.”


 룸메이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 날 봐요.”


 “네.”


 민정이 싱긋 웃는다.




 ‘딩동’


 선생님이네?


 윤호가 문자를 확인한다.


 ‘윤호야 나 룸메이트 구했어.’


 “뭐, 뭐야? 이렇게 빨리?”

 윤호는 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윤호네?”

 민정이 싱긋 웃으며 전화를 받는다.


 “윤호야!”

 

 “선생님, 그 사람 믿을만한 사람이에요?”

 “응?”


 민정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아, 아니에요.”


 윤호가 말을 흐린다.


 “그냥 걱정이 돼서요.”


 “뭐?”


 민정은 기분이 좋다.


 “지금 윤호가 나 걱정해주는 거야?”

 “네?”


 윤호가 당황한 게 여기서도 보인다.


 “어이고, 우리 멋진 낭군님. 저 걱정 안해주셔도 저 혼자서 아주 잘 한답니다. 저도 어른이에요.”


 “헤헤.”


 윤호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윤호야 걱정하지마.”


 민정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한다.


 “선생님이 바보는 아니잖아.”


 “그래도 불안하잖아요.”

 

“아니.”


 민정이 고개를 젓는다.


 “그렇게 불안하면, 일요일에 우리 집 올래?”

 “일요일에요?”




 윤호가 달력을 본다. 동창회가 있다.


 “무슨 일인데요?”

 

“그 룸메이트 이사온대.”

 

“네?”


 윤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렇게 빨리요?”

 “응.”


 민정이 해맑게 웃는 듯 하다.


 “다행이지?”

 “뭐가요?”


 윤호가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나 혼자서 무서웠는 데 말이야.”




 민정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제 안 무섭잖아.”


 “그 사람이 더 나쁘면 어떻게 해요?”


 윤호가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런 걱정 안 하셔도 되니까, 걱정 마세요.”


 민정이 싱긋 웃으면서 다시금 윤호를 안심시킨다.


 “어차피 그 사람도 여자라는데, 내가 뭐 당하겠니?”




 윤호는 어이가 없었다.


 “선생님, 여자도 무서워요.”


 윤호가 얼굴에 부채질을 한다.


 “요즘 여자강도도 얼마나 많은데.”


 윤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한다.


 “그래도, 선생님도 여자인데, 지기야 하겠니?”


 민정이 싱긋 웃으면서 속이 편한 소리를 하고 있다.


 “그래도 선생님, 차라리 내가 들어가서 사는 건 어때요?”


 “뭐라고? 선생님은 그게 더 걱정이 되는데? 윤호 너는 안 그래?”


 민정의 말이 맞다고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조금은 서운한 윤호이다.


 “휴, 알겠어요. 그러면 일요일에 선생님 집으로 갈게요. 뭐 도와야 하나요?”

 

“음, 도와주면 너무너무 고맙고. 아무래도 여자 둘이서 일하기는 힘이 들테니까.”


 윤호가 고개를 절레 절레 저으면서, 자리에 털썩 주저 앉는다. 어깨가 무거워진다.


 “알겠어요. 선생님, 그러면 일요일날 편한 옷 입고 선생님 집에 오전 열 시에 갈게요.”


 “응, 그래 윤호야. 내 걱정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선생님은 윤호가 있어서 너무 든든해.”


 윤호의 얼굴에 발그레한 미소가 떠오른다.


 “뭘요?”

 “헤헤.”


 민정이 해맑게 웃는다.

 

“그럼 윤호야 그 날 보자.”

 

“네.”

 

윤호가 흔쾌히 대답한다.




 “헤헤.”


 민정이 꺼진 전화기를 보고 미소를 짓는다.


 “하여간 내가 남자친구 하나는 잘 두었다니까.”


 민정이 침대에 풍덩 빠진다.


 “그나저나 그 룸메이트랑 잘 지냈으면 좋겠다.”


 민정이 싱긋 웃더니 잠의 세계로 빠져든다.




 “왜 자꾸 불안한거지?”


 침대에 누운 윤호가 아직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도대체 왜 그러지?”


 윤호는 고개를 젓는다.

 

“내가 이상한 거야.”


 윤호가 볼을 꼬집는다.


 “여자라는데, 내가 왜 그래?”


 윤호가 고개를 젓는다.


 “그래 이윤호, 과민 반응은 금물이다.”


 윤호가 자신의 뺨을 한 대 친다.

 

“아자!”




 “어? 오빠, 민정이 벌써 룸메이트 구했대.”


 “벌써?”


 민용이 신지의 옆에 앉는다.


 “어떤 사람이래?”


 “여자래.”


 “당연한 거지.”


 민용이 신지의 머리를 살짝 쥐어박는다.


 “넌 어쩜 애가 그런 바보 같은 소리만 하니.”


 “히잉.”


 신지가 머리를 문지른다.


 “다른 건?”


 “다른 거?”


 신지가 고개를 갸웃한다.


 “뭐?”


 “뭐라니? 이름 나이 그런 거 말이야.”

 “아!”




 “어?”


 신지의 전화를 받고야 깨달은 민정이다.


 “안 물어봤어.”


 “어?”


 신지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온다.


 “계약서 확인 해 봐.”


 민정이 계약서를 꺼낸다.


 “아! 맞다. 이름 들었었어.”


 민정이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쥐어박는다.


 “이름이 뭔데?”

 

“어?”


 민정이 검지를 문다.


 “염, 그래! 염승미.”


 “염승미?”

 신지가 고개를 갸웃한다.